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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부처님의 나라 역사박물관을 가다 - 남산 [494m]

산안코 2012. 2. 26. 22:06

□ 언         제 :  2012. 2. 25 (당일) 8:47~13:57(5시간 10분)
□ 어   디   를 :  경주 고위산, 남산(금오산)
□ 누         가 :  거제 솔바람산악회 따라 고집통
□ 날         씨 :  흐림
□ 어   떻   게 :  용장마을→고위산→신선암 마애불→ 남산(금오산)→삼릉

 

솔바람의 지리산 내삼신봉에 명단 올리고 코스 확인하니 국립공원 산불방지 기간으로 출입통제 중 이랍니다. 어쩌시려오 솔바람님? 부처님의 나라인 신라가 남긴 자연박물관 경주 남산으로 바꾸시겠답니다. 이태 전 충청의 구병산에 동행한 이후 오래간만에 비친 산객이건만 솔바람은 여전히 반가이 맞이하니 나로선 그저 황송할 따름입니다.
산행대장이 그새 새로운 얼굴로 바뀌었습니다. 용장마을 골목 담벼락에 이런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아줌마 아저씨 외에는 무엇이든지 수거하여 드립니다』그냥 못된 아줌마 아저씨들도 깡그리 수거 해버리시든지....  

 

□ 경주 남산 지도: 용장마을-고위산-신선암 마애불-남산(금오산)-삼릉

  

용장사 가는 첫 삼거리에서 지도 상 줄그은 곳을 따르지 않고 다른 길로 선두가 진행합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고위산을 통하지 않고는 남산(금오산)을 갈 수 없기에 그냥 뒤따릅니다.
큰곰바위가 등 돌려 앉은 관음사에서부터 열반골을 따라 본격적인 남산 산행이 시작되고 열반재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등로변 지천에 널브러진 기암괴석과 조우하며 첫 번째 목적지 고위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최근 1박 2일 TV프로에서 소개가 되었던 신선암 벼랑 끝에 조각된 보물 199호 마애보살유희 좌상을 만납니다. 마애불을 찾아가는 아찔한 절벽 길에 오금이 저려 뒤통수가 찌릿찌릿하고 신선암 에 새겨진 마애불 앞에 섰다는 감동에 전기 감전된 듯 가슴이 찌릿찌릿합니다. 부처님의 나라 신라인의 불심 앞에서 두 손 합장하고 고개를 수그립니다.
신선암 아래 지척의 거리에 칠불암이 있지만 한참을 돌아서 내려가야 한다는 말에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아쉽지만 발길을 돌립니다. 사람 이름과 흡사한 이영재라는 고개부터 비포장 순환도로가 시작되고 엄청난 인파가 우리의 진행 방향과는 반대쪽에서 몰려옵니다.
순환도로 변 약 170m 거리를 두고 용장사지삼층석탑이 있다는 표지석이 있고 일행들은 무심히 스쳐 지나지만 내 두 발은 무엇에 이끌린 듯 그 곳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리에서 최고로 멋진 자태로 천 년을 고고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보물 186호 용장사곡 삼층석탑은 200m가 넘는 바위산 전체를 하층 기단으로 삼고 그 위에 탑신을 올리고 삼층석탑을 세워 부처님의 나라를 만들어 이렇듯 서라벌 벌판을 굽어 살피도록 하셨으니 신라인들의 염원인 복된 세상을 영위하지 않았나 하는 좁은 제 생각입니다.
올해는 아무래도 내가 횡재수가 있을 모양입니다. 로또 복권 당첨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되돌아오는 길에 세인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멧돼지 바위를 용케 만납니다.
남산 최고봉은 단연 금오산입니다. 금오산 정상에는 유리병 정종 대 병으로 술과 맺힌 한을 풀고 있는 사람들이 무섭습니다. 고집통도 점심 반주에 약간 알딸딸해 진 기분이 되어갑니다. 상사병 걸린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상사바위 앞을 지납니다.
그리고 상선암 삼거리에서 약간의 혼선이 생깁니다. 솔바람의 지도 전면은 상선암을 통해 삼릉으로 가야하고 뒷면 코스 안내는 바둑바위를 통해 삼불사로 하산하라 되어 있습니다. 삼릉계곡에 보물들이 많이 널려 있다니 내가 가야 할 길은 당연 상선암 방향입니다.
지금부터 자연박물관 탐방에 들어갑니다. 보물 666호 석조여래좌상은 천 년의 세월 속에서도 이끼 하나 없이 깨끗하게 유지된 연유는 부서지고 떨어져 나간 불두를 최근에 복원하였기 때문이랍니다. 유심히 바라보니 뒷면 광배와 불상의 얼굴에 복원한 흔적이 역력하게 나타납니다. 요즘의 기술이라면 완벽한 복원이 가능할 것 같은데 시절 탓으로 돌리면 되겠습니다.
두 개의 바위에 여섯 분의 불상이 선으로 새겨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21호 선각육존불을 지나고 조선시대 숭유억불정책의 일환으로 피해를 입었으리라 추측하는 목 없는 석불좌상도 만납니다. 계곡 어딘가에 불상의 머리가 있을 것 같은데 빨리 찾아 원형 복구를 해야겠습니다. 그 바로 위에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9호 마애관음보살상이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몇 번씩이나 석조여래좌상을 만져가며 안타까워하는 내 모습에 이렇게 많은 불심이 속에 꽉 차 있는 줄 새삼 느꼈습니다.
멋들어지게 구부러진 소나무 숲길을 내려오니 동서로 세 개의 능이 나란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삼릉이며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54대 경명왕등 박씨 3왕의 무덤이라고 전해집니다.
이로써 천년 고도 경주의 자연박물관 남산 산행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산 속 깊숙이 숨어있는 우리의 보물들을 전부 찾아 나서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고 산악회의 일정에 맞추어 이동해야 하기에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이렇듯 좋아하는 산행과 더불어 옛 선조들의 혼과 숨결이 살아있는 각종 문화재들을 감상한다는 것이 내게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습니다. 오늘 솔바람과 함께 천년 고도 경주를 찾아 신라에서부터 불어오는 봄 내음도 함께 맡았습니다. 고로 아주 멋진 하루를 보냈습니다. 뭔지 모를 부족분 3% 정도는 제외하고 말입니다. 
버스에서 내려서니 아이고~. 고집통 배낭이 날 배신하고 솔바람 부회장님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택시이~~~ 

  

□ 경주 용장마을 앞 주차장에서 솔바람과 함께 - 산행 들머리

 

□ 용장마을 담벼락에 붙은 무엇이든지 수거 해준다는 글귀

 

□ 관음사 큰곰바위

 

□ 고위산 오르다 만난 바위?

 

□ 고위산 정상의 고집통

 

□ 신선암 바로 위 바위

 

□ 신선암에 조각된 마애보살유희좌상

 

□ 전면에서 본 신선암 마애보살유희좌상

 

□ 신선암에서 본 칠불암 마당

 

□ 용장사 삼층석탑

 

□ 용장사 삼층석탑 앞에 선 고집통

 

□ 행운의 멧돼지 바위

 

□ 삼화령 위 사각얼굴 바위?

 

□ 남산(금오산) 정상의 고집통

 

□ 상사바위

 

□ 금오산에서 본 경주시내

 

□ 삼릉곡 석조여래좌상

 

□ 가까이서 본 석조여래좌상

 

□ 삼릉곡 선각육존불

 

□ 삼릉곡 마애관음보살상

 

□ 목 없는 삼릉곡 석조여래좌상

 

□ 삼릉 - 8대 아달라왕, 53대 신덕왕 , 54대 경명왕등 박씨3 왕의 무덤

 

□ 삼릉 공원 지킴터 - 산행 날머리

 

□ 가덕도 휴게소에서 본 거가대교의 낙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