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6. 9. 25 (당일)
■ 어 디 를 : 원효봉, 가야산, 석문봉
■ 누 가 : 거제○○산악회 회원 19명과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산행 여정 : 원효암입구→의상암터→원효봉→가야산→석문봉→상가리마을회관
■ 산행 시간 : 5시간 20분
원효암입구(10:15)→가라산(12:40)→석문봉(14:15)→상가리마을회관(15:35)
■ 산행 거리 : 약 9.7 Km
산을 가는 이유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관광버스는 춤을 추고 버스 안에는 고성과 욕설이 난무합니다. 도대체 그 좋은 산에는 뭣 하러 가는지 원….
경남 합천의 가야산이 아닌 충청도 예산의 가야산을 간다는 거제 ○○산악회 일일회원으로 따라 나섰습니다. 예산의 가야산은 충청남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원효봉, 가야산을 지나 석문봉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의 한 구간이기에 고집통은 개인적으로 생소하지 않은 산이며 기회가 닿는다며 언젠가 꼭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산입니다.
원효암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의상암터와 원효암터를 지나 원효봉까지의 산행이 생각보다 빡센 등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효봉에서 큰재까지 급경사 길을 내려갔다 송신탑을 이고 있는 가야산 정상까지의 오르막 등로도 장난 아니게 힘듭니다. 제대로 땀을 흘려 봅니다. 사자 바위가 지키는 석문봉 정상에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습니다. 석문봉에서 남연군묘가 있는 상가마을로 하산하면서 기분 좋은 가야산 산행을 마칩니다.
그런데 지금부터가 문제입니다. 거제 출발하는 이동 거리에 비해 3만원의 회비가 너무 저렴하다 생각을 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산악회에서는 아침식사 뿐만 아니라 저녁식사를 제공하지 않습니다. 아침 식사는 휴게소에서 매식하였으나 저녁은 매식을 하려 해도 시간을 주지 않아 밤 10시까지 쫄쫄 굶어야 했습니다. 대신 버스 안에 소주는 아주 풍부했습니다. 버스가 상가마을을 출발함과 동시에 갑자기 춤추는 관광버스로 돌변해 무척 당황스럽습니다. 5시간 정도를 달려야 하는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까 걱정스럽더니 놀다가 지쳤는지 다행스럽게 산청휴게소 근처에서 음악이 꺼집니다. 음악이 꺼지니 이번에는 산청휴게소에 버스를 세우지 않고 지나쳤다는 이유로 산악회와 운전기사를 향해 통영까지 무려 1시간을 넘게 고성과 욕설로 버스 속을 공포 분위기로 몰아갑니다.
거제를 출발할 때 통영과 거제의 산악카페 두 개가 합심하여 서로 도움을 주어가며 산행하고 있다는 취지 설명에 아주 참신하게 산악회를 운영한다 생각했는데 서로 헐뜯고 욕하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멋진 가야산 산행을 하고 음주가무로 남의 산악회 운영을 망칠 것 같으면 뭣 하러 따라 나섰으며 좋은 산에는 뭣 하러 가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산행하면서 좋았던 기분을 돌아오는 버스 속에서 완전 망쳐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