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4. 5. 11 (당일)
□ 어 디 를 : 하동 성제봉
□ 누 가 : 삼성중공업산악회 회원 44명과 고집통
□ 날 씨 : 맑은 후 흐림
□ 산 행 여 정 : 노전마을→청학사→수리봉→형제2봉→성제봉→철쭉군락지
→구름다리→신선대→봉화대→최참판댁 갈림길→최참판댁 주차장
□ 산 행 시 간 : 6시간 30분
노전마을(8:54)→성제봉(12:02)→신선대(13:20)→최참판댁 주차장(15:24)
□ 산 행 거 리 : 약 13.0 Km
올해 들어 유난히 하동 악양으로 발걸음이 잦습니다. 벌써 여섯 번짼가 일곱 번짼가 모르겠습니다. 이상하게 땡기는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앞으로 나랑 인연이 될런가 봅니다.
하동의 성제봉은 지리산 세석평원에서 삼신봉으로 뻗어 내린 남부능선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으며 우뚝 솟은 두 봉우리가 우애 깊은 형제와 같다 하여 형제의 경상도 사투리를 써 성제봉으로 이름 붙여졌다 합니다. 또 성제봉은 도도하게 흐르는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며 산 아래 소설 『토지』의 무대였던 악양 들판이 펼쳐져 있고 그 가장자리로 금빛 모래사장을 가르며 은빛 물줄기가 흐르는 섬진강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이면 철쭉 군락지의 연분홍실 같은 꽃 자수가 형제봉 능선을 따라 그림처럼 펼쳐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진작부터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으나 기회가 잘 닿지 않았었는데 마침 삼중이 산악회에서 정기산행을 간다는 소리에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때는 약간 늦었지만 철쭉을 볼 수 있다는데 희망을 가져봅니다.
악양의 노전마을 입구에서 산행은 시작되고 청학사까지 콘크리트 길을 따라가다 청학사 입구에서 콘크리트 길을 버리고 본격적인 등산로로 접어듭니다. 산자락에 달라 붙는가 싶더니만 숨가쁜 바위 능선길을 타고 오르게 되고 수리봉과 통천문을 지난 후 지리산 남부능선으로 연결되는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발길을 돌려 형제2봉에 올라서고 이내 성제봉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악양의 넓은 들판은 답답했던 숨통이 뻥 뚫리는 느낌을 받았으며 S자형으로 구비구비 돌아가는 섬진강이 너무 아름다워 넋 놓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섬진강 건너에는 호남정맥의 최고봉인 백운산 능선이 장쾌하게 뻗쳐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성제봉 정상부터 구름다리까지 펼쳐진 철쭉들은 게으른 산객들을 위해 늦게 까지 꽃 잔치를 벌여놓고 있습니다. 표현대로 연분홍 꽃 자수를 놓은 듯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놀랍게도 사무실 동료 홍직장이 활짝 웃으며 반대편에서 올라옵니다. 많이 반가웠습니다.
아찔한 구름다리를 건넙니다. 바람세기가 장난 아니라 자칫 방심하면 성제봉에 모자를 뺏기고 말겠습니다. 성제봉 철쭉과 구름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사진을 찍으려면 저작권료를 지불하라시며 농을 붙이는 산님이 있어 뒤돌아 보니 한눈에 봐도 악양의 유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악양에 사시는 손선생님이시며 기막힌 경치를 구경시켜 주겠노라며 꼭꼭 숨겨 놓은 비경 신선대로 안내합니다. 아~! 정말 절경입니다. 숨이 멎을 것 같은 아름다운 섬진청류가 생생하게 한 눈에 들어옵니다. 천길 낭떠러지 암벽 위에 서 있자니 오금이 찌릿찌릿해 자꾸 뒷걸음질쳐 집니다.
한참 동안 악양의 역사와 악양이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이유를 끊임없이 열거하시며 은퇴 후에 악양으로의 귀촌을 권하십니다. 올 봄 악양으로 발걸음이 잦더니만 이 이야기를 들으려고 그랬던가 봅니다. 긴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 일행들에서 뒤떨어 진지 한참 되었음을 직감하고 손선생님과 작별을 고하고 평사리의 최참판댁 방향으로 빠르게 하산했습니다.
하동의 악양. 정말 마음 가는 곳입니다. 어쩌면 악양과 인연이 될 것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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