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지리산 주능선 종주

[지리산 주능선 종주] 천상화원을 가다

산안코 2014. 9. 23. 12:42

■ 언        :  2014. 9. 20 ~ 21 (1 2)

■ 어    : 지리산 주능선 종주

■ 누        : 현파트, 일수과장 그리고 고집통

■ 날        : 1일차 - 맑음, 2일차 – 맑음

■ 산 행 여 정 : 거제→진주→하동→구례→성삼재→노고단→연하천→벽소령(1박)

                    →세석→장터목→천왕봉→로타리→중산리→진주→진주→거제

■ 산 행 시 간 : 19시간 34

                 1일차 성삼재(9:34) → 벽소령 대피소(17:55) 8시간 21

                 2일차 벽소령 대피소(3:32) → 중산리 탐방안내소(14:45) 11시간 13  

산 행 거 리 : 34.4 Km

                 1일차 성삼재 → 노고단 → 연하천 → 벽소령 대피소 (17.6 Km)

                 2일차 벽소령대피소 → 천왕봉 → 중산리 탐방안내소 (16.8 Km)

 

지리산의 가을이 궁금해졌습니다. 연하봉에 야생화가 만발 하다던데…. 천왕봉 단풍은 어찌되어 가는지? 확인해 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고옥봉 행님의 발자취를 따라 고옥봉 루트를 진행해보기로 했습니다. 거제에서 진주 개양까지 승용차로 쌩쌩 달려 하동 행 첫차에 올랐습니다. 하동터미널 아지매 재첩국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구례 행 버스로 갈아 탔습니다. 천은사 직원이라는 사람들이 문화재 관람료 명목으로 성삼재 입구 지방도로를 가로막고 통행세 인당 1,600원을 요구합니다. 택시 타고 가는데 무슨 문화재를 관람한다고 기가 막힐 노릇이지만 분위기상 안줄 수가 없습니다. 위법행위라고 대법원 판결까지 났는데도 법 위의 저 사람들은 하늘이 내리신 존재들인 모양입니다. 부처님께서 돈을 많이 필요로 하시는가 봅니다. 대한민국 땅 어디에도 이런 곳을 찾아볼 수 없는데 국립공원1호 지리산에서 이런 행태를 버젓이 해도 되는지 원? 구례군과 전남도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곳입니다.

이렇게 바쁜 걸음 하여 12일 지리 주능선종주를 위해 성삼재를 찾은 일행은 현파트와 일수과장 그리고 나 고집통이며 현파트는 벌써 세 번째 종주길이고 일수는 이번이 첫 행차입니다.

구례읍에 잔뜩 낀 안개를 생각하며 노고운해를 기대했건만 노고단 하늘은 너무나도 청명합니다. 덕분에 오래간만에 오른 노고단 정상에서의 섬진청류를 제대로 감상합니다.

노고단 탐방로 변에 야생화가 지천으로 만발했습니다. 벌개미취, 구절초, 산오이풀 꽃들이 주종을 이룹니다. 산행 시작도 하기전에 귀한 시간과 비싼 돈을 들여 지리 품에 든 값어치를 보상 받습니다.

딱히 시간을 허비한적이 없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있습니다. 반야봉을 들렀다가는 예정한 시간에 벽소령까지 도착하지 못할 것 같고 연하천에서 라면으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진행속도로 보아서는 어쩌면 하루 왼 종일 쫄쫄 굶어가며 산행을 해야 될 판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김밥이라도 약간 준비를 할 것인데 처음 종주하는 일수과장에게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노루목에서 간식과 선식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매번 힘들다 생각했던 토끼봉을 단숨에 해치웁니다. 토끼봉 역시 야생화 천지입니다. 과낭풀꽃과 지리바꽃의 보라색 색깔이 아무래도 사촌지간 인 것 같습니다. 온통 등로변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어렵사리 연하천대피소에 도달하니 이미 4시가 넘어서고 있습니다. 시간은 약간 늦었지만 잽싸게 라면을 끓여 허기를 채우고 벽소령으로 내달렸습니다. 벽소령대피소가 확 달라졌습니다. 넓어진 대피소 내부와 수세식화장실이 정말 마음에 들도록 개조되었습니다. 국공이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현파트와 일수 그리고 삼겹살이 있는 벽소령의 밤 정말 좋습니다.

새벽하늘 손톱보다 더 가늘디 가는 초생달이 수줍게 자기 존재를 알리고 있습니다. 무수한 별들을 하늘에 쏟아 부어 놓았습니다. 북두칠성을 찾겠노라고 몇 번을 뺑바퀴 돌았지만 찾지를 못했습니다.

헤드랜턴 배터리가 다 닳은 현파트가 걱정되지만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선비님께서 다소 못마땅하셨는지 선비샘 물을 뚝 끊었다 한참 후에 내려주십니다. 칠선봉을 지나고 영신봉 조금 못 미쳐 천왕봉과 촛대봉 사이의 주능선으로 아침 햇님이 머리를 쏙 밀어 올립니다. 지리산 종주하며 이곳에서는 처음 접하는 지리산 일출이지만 이곳에서의 일출 역시 감동입니다.

어제 저녁 남겨둔 김치랑 삼겹살 몽땅 넣고 된장 풀고 팔팔 끓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조미료 라면 수프를 투입하면 세계에서 가장 맛난 김치찌개가 완성됩니다. 세석대피소에서 김치찌개와 누룽지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촛대봉을 넘습니다. 연하봉에도 천상화원은 펼쳐져 있습니다. 지리산 단풍잎이 붉은 색깔로 살짝 옷을 갈아입고 있습니다.

장터목대피소에도 대대적인 공사판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벽소령대피소 수준으로만 해준다면 대환영입니다.

천왕봉에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정상석을 한번 안아볼라치면 족히 5분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합니다. 지리산 천왕봉에 힘들게 올라왔으니 스마트폰 인증샷을 찍어 지인들에게 자랑을 쳐야 하고 SNS에 올려 기록을 남겨야 하기에 개인, 쌍쌍, 단체 등 여러 형태의 사진들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중산리로 내려가다 천왕봉 바로 아래 가파른 돌계단에서 경만을 만납니다. 지인을 데리고 천왕봉을 찾았는데 지인이 초보 산 꾼이라 산행의 맛이 그다지 나지 않는답니다. 그래도 지리를 찾은 것이 어디입니까?

법계사에서 범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수개월 전 우리나라에서 최고 높은 사찰인 법계사에 범종이 설치되었고 미미하나마 나 고집통도 일조를 하였기에 그 자태와 소리를 몸소 느껴 보고 싶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범종이란 걸 타종해 보았습니다. 우리 가족을 태운 웅장한 범종소리가 지리산 능선과 계곡을 타고 은은이 울려 퍼져 나갑니다. 나무관세음보살! 좋은 것만 생각하고 착하게 살겠으니 우리의 괴로움을 없애 주시고 행복하도록 지켜 주십시오. 큰 욕심 부리지 않겠습니다.

약간의 무리가 따르지만 로타리대피소에서 중산리주차장까지 단박에 하산을 완료합니다. 만약 350분 버스를 놓치게 되면 5 15분까지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를 미리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지리산 종주를 완료하고 나면 파전에 동동주는 기본인데 산행자체가 많이 힘들었는지 함께한 두 사람이 하산주를 마다합니다. 진주 개양에서 승용차를 픽업하고 사천의 재건냉면집으로 이동하여 12일의 지리산 주능선종주를 깔끔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지리산 종주는 노고단에서 시작한 천상화원이 천왕봉까지 이어져 산행 내내 눈이 즐거웠습니다. 하늘이 내려주신 가을날의 멋진 선물이었습니다. 지리산 종주를 처음으로 도전함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성공해낸 일수과장이 대단하면서 준비하고 같이 산행 해준데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현파트는 다가오는 겨울의 화대종주를 예약합니다.

나 고집통은 화대종주 일곱 번과 주능선종주 세 번을 합해 이번 종주가 열 번째 지리산종주였습니다. 내 다리에 힘이 넘쳐 백 번을 채웠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버킷리스트 1번 백두대간종주, 2 9정맥종주에 이어 3번은 지리산 100번 종주로 올려야겠습니다. 가능할까 물음표입니다.

  

■ 지리산 주능선종주를 위해 성삼재에 선 고집통

 

■ 성삼재를 출발하는 현파트와 일수과장

 

■ 노고단대피소에 도착한 일수과장

 

■ 노고단 정상으로 오르는 탐방로

 

■ 노고단 정상에서 본 종석대와 노고단대피소

 

■ 노고단 정상에서 본 노고단고개

 

■ 노고단정상에서 본 섬진청류

 

■ 노고단 정상에서의 고집통

 

■ 지리주능선 종주를 시작하는 고집통

 

■ 돼지령에 핀 구절초

 

■ 등로를 정비하기 위한 공사 준비물들이 곳곳에...

 

■ 임걸령 샘터에서의 현파트

 

■ 노루목 길목의 지리바꽃

 

■ 삼도봉에서의 고집통

 

■ 화개재로 내려가다 만난 단풍잎

 

■ 화개재로 내려가는 현파트와 일수과장 - 집중력 부족으로 개수 파악 실패

 

■ 토끼봉의 벌개미취? 구절초?

 

■ 토끼봉의 엉컹퀴

 

■ 무슨 야생화?

 

■ 멀리 천왕봉이

 

■ 덕평봉의 단풍 시작

 

■ 연하천대피소에서의 고집통

 

■ 벽소령대피소 예약자는 무사통과. 미 예약자는 하산 조치

 

■ 고집통이 가장 좋아하는 형제봉

 

■ 깔끔하게 정돈된 벽소령대피소

 

■ 지리주능선 2일차를 위해 벽소령대피소를 출발하는 일수과장

 

■ 지리산 천왕봉을 찾아라는 간판이 있는 전망대에서의 고집통

 

■ 지리산 주능선에서 만난 일출

 

■ 세석평전의 벌개미취

 

■ 새석평전의 산오이풀꽃

 

■ 세석대피소에서의 고집통과 현파트 그리고 일수과장

 

■ 촛대봉에서의 고집통

 

■ 연하봉의 단풍놀이

 

■ 연하봉에서 내려다 본 한신계곡

 

■ 연하선경 시작

 

■ 연하선경

 

■ 연하선경의 누워버린 고사목

 

■ 공사중인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의 천상화원

 

■ 제석봉의 고사목

 

■ 제석봉 전망대에서의 고집통

 

■ 천왕봉의 단풍놀이 시작

 

■ 천왕봉 정상에 선 고집통

   

■ 천왕봉에 오른 고집통과 일수과장 그리고 현파트

   

■ 중산리에서 천왕봉으로 올라오는 거제 버팔로 경만

 

■ 개천문 통과하는 일수과장

 

■ 멋진 작품

 

■ 법계사 범종각과 범종

 

■ 법계사 범종을 타종하는 고집통

 

■ 법종불사

 

■ 욕심부리지 않고 착하게 살겠습니다

 

■ 로타리 대피소 전경

 

■ 망바위 모습

 

■ 칼바위 모습

 

■ 중산리 탐방안내소에 도착한 고집통 - 지리주능선 종주 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