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29. 03. 29 일요일
□ 누 가 : 큰마루 산악회원과 앙코
□ 어 디 : 거제시 계룡산(566m), 독봉산(437.5m)
□ 산행 여정 : 영진자이온(07:40)→계룡산 휴양림→계룡산→고자산치→선자산 팔각정
→배합재→옥녀봉사거리→명재쉼터→양정마을→독봉산→신현교회(15:55) 8시간 15분
□ 날 씨 : 맑음
코로나가 발목을 꽁꽁 묶어 버렸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거제를 벗어나서도 안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해서도 안됩니다. 벌써 한 달째가 되어가니 몸도 마음도 답답해져 옵니다.
큰마루 산악회에서 거제 관내 산행이라도 한번 하자는 공지가 올랐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같은 마음인지 호응도가 아주 좋습니다. 7시 40분에 영진자이온을 출발해 계룡산 휴양림까지 부지런히 걸어 갑니다. 휴양림까지 거리를 조금이라도 줄여 볼 심사로 두동마을 앞 골짜기를 가로질러 가다 길이 없어 출발부터 산 언덕배기를 치고 올라야 하는 우를 범하고 맙니다.
휴양림 앞 골프장에는 하얀 바지, 빨간 바지, 검정 바지 입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열심히 공을 날리고 있습니다. 산 꾼은 등산하는 곳이 산인데 골프 하는 사람들은 잔디밭을 산이라고 한답니다. 앙코도 한때 7번 아이언을 열심히 휘둘러 보았는데 그런 고급 놀이는 나랑 전혀 맞지 않는 팔자인 것 같습니다. 죽자 살자 산이나 가야겠습니다.
고현서 출발하는 큰마루가 이미 지나갔으리라 생각하고 삼중이가 잘 보이는 팔각정 쉼터까지 한달음에 내달렸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앙코의 36년간 애환이 깃들었고 이젠 남이 되어버린 삼중이가 한눈에 조망됩니다. 감회가 물밀 듯 밀려옵니다.
계룡산 정상을 향해 부지런히 달려봅니다. 정상 바로 앞 송전탑에 일행들의 모습이 보이고 태극기 휘날리는 계룡산 정상에서 드디어 따라 잡았습니다. 스마트폰 셀카에서 글자가 거꾸로 나오는 현상 바로 잡는 법을 오늘 배웠습니다. 설정에서 보이는 대로 저장을 지정하면 된답니다.
절터에서 동동주에 홍어무침으로 잠깐 휴식을 가져봅니다. 여기서부터 진달래 꽃 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집어 놓아도 계절은 아랑곳하지 않고 잘도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송신탑 고개마루를 지나고 고자산치를 건너 선자산 팔각정에서 한번 더 호흡조절을 해봅니다. 배합재까지 내려가는 길이 꽤 멀고 올라가는 옥녀봉 사거리까지는 더 멉니다. 오늘 코스 난이도와 거리가 장난 아닙니다. 아직 독봉산을 넘어야 하는 멀고 먼 길이 남아 있습니다. 명재쉼터에서 몇몇 일행들이 탈출하고 그 다음 첫 번째 봉우리에서 좌측으로 하산하니 양정저수지 인근 현대 힐스테이트2차 아파트로 내려가게 됩니다. 그리고 상동에서 옥포를 관통하는 4차선도로 옆을 따라 독봉산으로 치고 오릅니다. 체력의 한계가 도달했는지 다리가 힘들다 합니다. 오늘 산행계획이 독봉산을 넘는 것이니 그냥 한번 쳐올려 봅니다. 앙코 아직 살아있습니다. 독봉산에서 내려가는 길목 우측 아래 앙코의 직장이 보입니다. 앙코는 오늘 산행하면서 전 직장과 현 직장을 보았습니다. 10개월째 다니고 있는 새 직장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내 새로 이전한 신현교회 마당으로 내려서면서 길었던 계룡산 독봉산 이어가기의 산행을 종료했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지만 고생한 일행들과 모처럼 한자리에 앉았습니다. 산 꾼들은 산을 가야만 힘이 나나 봅니다. 연분홍 진달래 만발하고 봄 냄새 향긋한 거제산을 걸은 일행들의 얼굴이 반질 반질 생기가 넘쳐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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