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2007. 11. 03 ~ 2007. 11. 04(1박 2일)
● 어 디 를: 제주 한라산 동능(1,960m)
● 누 가: 고집통 및 전운인 일행
● 날 씨: 쾌청
● 산행 거리: 약 18.3Km
● 산행 시간: 7시간 30분
● 산행 여정: 1 일차: 거제→목포여객 터미널→제주여객 터미널→호텔
2 일차: 호텔→성판악대피소→진달래 군락지→동능 정상→삼각봉
→관음사휴게소→제주여객 터미널→목포여객 터미널→거제
요즘은 어째 새벽 4시에 집 나설 일이 많습니다. 오늘도 거제를 출발(4:00)하여 아침식사를 목포 방향 국도변 휴게소에서 해결하고 목포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8:00)했습니다. 집이 거제도란 지리적 여건 때문에 한번 움직이기가 예삿일이 아닙니다.
목포 발 제주행(9:10) 카페리(뉴씨월드고속훼리)의 3등석 유리창 너머로 멀리 유달산과 목포시내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11월의 하늘은 맑고 청명합니다. 스치는 작은 섬들과 갈매기들, 배 꽁무니엔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물, 내가 한편의 드라마 속에 들어 온 것입니다.
제주 등대(13:40)가 보이고 눈앞엔 이국적인 풍경들이 우리나라가 아닌 외국에 들어선 느낌이 듭니다. 뱃길로 4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잠깐 제주시를 둘러보고 간단하게 소주와 회 한 접시로 첫 날 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모닝 콜 소리에 놀라 잠을 깨고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상쾌한 제주의 공기를 마시며 버스가 구비구비 길을 달리길 한참. 엄청 많은 관광버스와 인파들로 북적이는 성판악휴게소(7:05)입니다.
아침의 쌀쌀한 공기가 몸을 움츠리게 만듭니다. 혹시 시간이 늦어지면 하산길에 지장이 있을까 봐 재빨리 사진 한 장 남기고 산행을 서두릅니다.
한라산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쉽게 도전해 볼 수 없는 산이기에 오늘 가슴 설레가며 한라산의 모습들과 정상에 펼쳐져 있을 광경들을 미리 상상해 봅니다. 산행 초입에는 빨갛고 노란 단풍들이 절정을 이루며 등산객들의 발길을 잡습니다.
이른 아침이지만 많은 사람들로 길이 비좁을 지경입니다.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가며 한참을 올라가니 샘터(8:05)가 있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샘물로 입 한번 적시니 냉장고 속의 물 보다 더 시원합니다. 또 한참을 걷다 보니 두 번째 샘터가 나오고 진달래 군락지(9:00)라는 표지가 있고 대피소를 만드는지 공사가 한참 진행중인 건물이 보입니다. 그리고 확 트인 하늘아래 한라산 정상과 정상으로 오르는 나무계단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바쁜 마음에 걸음을 빨리 하여 이내 정상에 오르니 발 아래에 제주도의 아름다운 모습들이 한 눈에 펼쳐지며 한라산 동능 정상(9:50)의 팻말과 백록담이 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상에는 시골 장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있습니다. 고생하여 정상에 오른 기분을 만끽하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는 사람, 어딘가로 전화 걸기에 열중하는 사람, 삼삼오오 모여 앉아 준비해온 음식들 먹기에 바쁜 사람들... 저마다 각양각색입니다. 빠른 걸음으로 올라왔기에 일행들과는 약 30분 정도의 시간차가 있어 충분한 휴식과 주위 전망을 할 수 있었습니다.
백록담을 우측으로 돌아 관음사를 향해 출발(11:05)하니 구상나무 군락지가 눈앞에 펼쳐져있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느끼지 못했던 웅장한 한라산의 장관을 여기서 구경하는가 싶습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이곳 저곳을 조망하며 내려가기를 한참, 무인 대피소도 지나고 삼각봉 (12:10)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보고 그리고 한참을 지루하게 느껴지는 길을 내려가니 지난 여름 제주에 엄청나게 피해를 입혔다는 매미가 여기에도 고통을 남겨 놓았습니다. 계곡의 다리를 깨끗하게 휩쓸고 가버려 새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정상을 출발한지 3시간 만에 관음사 휴게소(14:10)에 도착하니 일행 중에서 내가 제일 뒤쳐져 있었습니다. 이미 먼저 하산한 일행들은 제주막걸리와 파전으로 금일 무사산행 완주를 축하하며 한바탕 잔치판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아쉽게도 관음사를 들러보지도 못하고 버스에 올라 제주 여객터미널(16:30)로 직행하여 카페리에 올랐습니다.
카페리 선상에는 올 때 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좋게 말하면 일행들간의 화합의 무대로 흥을 돋우고 낭만도 가슴속에 담아간다고 이야기 할 수 있겠으나 나쁘게 말하면 선상은 술판, 싸움판, 난장판 그 자체입니다.
목포여객터미널(20:50)을 빠져 나와 숨가쁜 차량들의 질주 속에 언제나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는 거제도(23:30)가 있어 돌아오니 여태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에 대한 만족감과 무사히 일정들을 마치고 돌아온 지금 마음이 포근합니다.
이번 여정은 산행과 여행을 한꺼번에 경험함으로써 많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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