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제: 2008. 6. 15(당일)
● 어 디 를: 고성 거류산(571m)
● 누 가: 고집통, 창식, 만수, 승우
● 날 씨: 흐림
● 산행 거리: 약 10.3Km
● 산행 시간: 5시간 00분
● 산행 여정: 엄홍길 기념관→문암산→거류산→장의사→엄홍길 기념관
산이 걸어가다가 멈추어 섰다나요 어쩐다나요? 한국의 마테호른이라고 하기도 하고요. 집에서 지척의 고성 거류산을 가기로하고 아침 7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 아침식사를 위해 휴게소 식당에 들러 장터국밥을 안주 삼아 소주 한병을 비웠습니다. 가슴이 찌릿합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에 차를 올려 안정공단을 옆으로 하고 맞은편 산이 오늘 산행할 거류산이라고하니 만수가 박장대소를 합니다. 산이 한 마디로 눈에 차지 않는다고 합니다. 동고성IC 로 내려 우회전 두 번을 거쳐 안정공단 방향으로 약 3km를 가니 길 왼쪽편에 고성이 낳은 산악인을 위한 엄홍길 기념관이 잘 단장되어 있습니다.
언제나처럼 오늘도 산행기자 만수의 사진 한 컷으로 산행은 시작되었습니다.(8:50)
오늘 아침 산행은 속이 시끄럽습니다. 건너편 벽방산 산 언저리에서 바위산을 깎아 내리는 굴착기 소리의 굉음이 천지를 진동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가지 않아 장의사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고 제법 가파른 길이 내 호흡소리를 거칠게 만들고 바위에 걸쳐 놓은 철재 사다리 세 개를 지나니 기가 찰 정도로 멋지게 쌓아놓은 돌탑(9:30)도 나왔습니다.
내가 언제 몸이 이렇게 불어 버렸나? 뒤통수에는 식은 땀이 줄줄 흐르고 숨이 차 헐떡거리길 한참.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침 밥상의 소주 세 잔이 화근인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산에 오르기 전의 음주는 삼가야 될것 같습니다. 나이 불혹이 넘도록 그걸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니 내가 한심합니다.
오늘 처음 합류한 승우는 젊음을 과시하는양 언제 날아 가버렸는지 시야에서 사라진지 한참 오래입니다.
철골 사다리 일곱 번째는 구름다리이고 이곳을 통과하니 휴게소(9:40)입니다. 산님들의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정표와 산행지도가 준비되어있고 쉬어갈 수 있는 의자도 있어 제법 잘 가꾸어 놓은 편입니다.
그때서야 만수가 주위 경관을 보고 감탄을 합니다. 하루 아침 때 거리도 안되는 산이라고 그렇게 박장대소로 무안을 주더니만. 이제부터는 산 능선을 타고 넘는 평지길이나 다름 없습니다. 능선의 소나무는 안타깝게도 재선충으로 그렇지 않으면 산불로 인하여 거의 다 말라 죽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이동하길 잠깐 맞은편에 우뚝 솟은 거류산 정상이 눈에 보이고 산 허리부분에는 거류산성이 걸쳐져 있습니다.
안면 있고 알만한 거제에서 온 산님이 눈웃음 한번 주고 우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당동리 삼거리를(10:15) 지나고 거류산성에 도달(10:20)하니 산성은 최근에 새로 단장하였음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옛날 유적지 그 모습은 간데없고 최근 축조한 거류산성만 남아 있습니다. 옛것을 간직하기 보다는 개발하여 자손만대에 길이길이 보존하겠다는 고성군 군정의 의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드디어 거류산 정상(10:30)입니다. 먼저 올라간 승우는 이곳에서 30분 이상 우리를 기다린 것 같습니다.
서쪽으로는 고성읍을 중심으로 막 모내기를 끝낸 들판들이 잘 정돈되어 있는 농촌마을이 형성되어있고 그 사이로 시원하게 뻗어있는 통영-대전간 고속도로가 가슴을 틔어주며 동쪽으로는 당동만의 해안가로 올망 졸망 어촌마을들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지난 여름 한낮에 죽기로 올랐던 구절산이 눈앞에 있고 거북바위가 거류산 정상을 향해 걸어오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사람이 산을 다 망쳐 놓았습니다. 여기 또한 예외는 아닙니다. 정상에 변압기가 있고 산불 감시용 초소가 있으며 카메라가 눈 벌겋게 뜨고 노려 보고 있습니다.
초여름 거류산 정상은 바람이 제법 일고 날씨 또한 추워 산님들에게 앉아서 쉴 여유를 주지 않습니다.
거북바위 머리를 지나 몸통(10:40)에 걸쳐 앉았습니다. 눈앞에는 엄청난 먹거리가 펼쳐집니다. 정말이지 땀 조금 흘리고 에너지 보충은 탱크가 넘쳐나도록 채워버렸으니 오늘 하산 길도 만만치 않을 것 같습니다.
감동마을과 저 너머 구절산의 폭포암이 선명하게 보이는 전망대(11:20)에서 급 우회전하여 산 허리를 타고 도는 등산로를 이용해 엄홍길 기념관으로 원점회귀 하기로 했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발목 한번 접지르고 제법 지루한 길을 걸어 사찰이름의 느낌이 야릇한 장의사 (藏義寺)(12:10)에 들러 불공 드리고 경내 구경 좀 하고 시원한 약수 한잔하고 출발입니다.
장의사에서 뒷산 능선에 올라서니 네 갈래길이 나타나고 별다른 시그널이 없어 그냥 오른쪽 방향 윗 길을 택했습니다.
여기서 정말 제대로 산행 한번 했습니다. 약 10분간에 걸쳐 올라갈 때 만났던 전망대까지 죽기로 걸어 올라갔습니다. 위에서 내려 보니 편안한 직진길이 산 허리에 훤하게 보입니다.
이렇게 알바도 적당하게 곁들이고 엄홍길 전시관까지 도착(13:10)하니 오늘 계획했던 5시간 중 4 시간 20분을 소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엄홍길 전시관에 들러 우리나라 최고 산악인의 엄청난 업적을 둘러보고 새삼 엄홍길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당동마을 생선회라면 맛나기로 이 일대 사람이면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습니다. 당동 해변횟집에 들러 생선회 한 접시에 소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식사를 하고 오늘 하루 산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그러니까 썩 괜찮은 하루를 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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