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아름다운 거제산

[거제] 여름 끝자락 - 국사봉 [464m]

산안코 2008. 8. 26. 15:11

오늘 일요일. 장승포 거제예술회관에서 쭉쭉빵빵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있다고 아내랑 딸래미가 함께 구경 가자고 합니다.
오후 1시에 집을나서 회관까지 데려다주고 차 머리를 돌려 대우조선해양 서문 입구 광우 보람아파트 뒤에서 국사아재등 뒤를 타고 국사봉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시멘트길을 조금 오르다 보니 오른편에 좁은 산행로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옹달샘이 나옵니다. 용소골 먼데기에는 잔디가 손질이 잘 되어져 있고 시민 휴식공간으로 체육시설도 있습니다. 

부엉뒤가 뭔지는 모르지만 거기를 지나니 국사봉 올랐던 부부가 무표정하게 내려오고 제법 한참을 걸었을까 사거리길 쇠밭등입니다. 혹시 하산할 때 길 잘못들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눈 앞에서 무언가 쉬이익 지나갑니다. 새끼 손가락 굵기의 살모사가 발 앞을 가로질러 갑니다. 발 밑이 자꾸 신경 써입니다.
한 무리의 등산객이 큰골재를 따라 일렬로 내려갑니다. 건너편 옥녀봉이 보이고 대우조선해양 안벽에는 엄청 많은 배들이 계류되어 있습니다. 몇 개월 뒤에는 저것들이 전세계의 바다를 헤집고 다니겠지요.
국사봉 정상은 벌써 가을바람이 찾아왔습니다. 뒷통수에 흐르는 땀방울을 삭혀 줍니다. 

고현 방면에는 작은 국사봉이 보입니다. 오라하지 않지만 그곳도 가야겠습니다. 

왔던 길 뒷편으로 넘어서니 등로를 정비하고 있는중이며 난간이 있는곳은 옥녀봉 가는 길이고 표시 없는 우측길이 작은 국사봉 방면입니다. 작은 국사봉 오르는 등로도 나무계단으로 정비하고 있는 중입니다. 

멀리 최근 신현읍에서 분리된 수양동, 장평동이 있고 내가 오랜 세월동안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삼성중공업이 보이고 가조도 옥녀봉도 희미하게 보입니다.
왔던 길을 되돌아 작은국사봉과 국사봉 사이 오른쪽 샛길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임도가 가까워졌는데 누가 산 전체를 거물망으로 삥 둘러 놓았습니다. 뛰어 넘어 조금 더 내려오니 또 그물이 있습니다. 요놈의 거물은 고기 잡는데나 쓸 일이지 왜 등산로는 막아 놓았나 했는데 옛날에 없던 농장을 만들어 염소를 키우고 있고 곰 닮은 시커먼 개가 째려보며 지키고 있습니다. 농장을 통과하여 임도에서 옥녀봉 방면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임도 끝에는 거제 10대 명산 등산로를 정비한다는 플랜카드를 붙인 차들이 대여섯대가 보입니다. 국사봉 방면의 세 갈래길에서 우측길로 방향을 잡아 큰골재와 연쇠밭등을 지나 "신원 숲속의아침" 아파트가 있는 큰골로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한참을 하산하니 최근 새로 지은 아파트단지를 만나면서 국사봉 산행을 끝냈습니다. 

여름 끝자락 국사봉이 보여준 아름다운 경치를 만끽하고 집으로 돌아오니 가좌도횟집 주인이 입을 기쁘게 해줍니다. 물론 돈은 좀 깨졌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