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이틀씩이나 지난 늦여름입니다. 하늘은 새파랗고 햇살은 따뜻합니다. 가을이 오고 있는지 궁금하여 마중 삼아 작은 보따리에 맥주 한 깡통, 충무김밥 1인분 짊어지고 가뿐하게 천하일경 거제 망산으로 출발합니다.
남부주유소 망산입구 (11:15)에서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바람 한점 없고 땡볕으로 숨이 깔딱 넘어갈것 같아 각지미까지 두 번씩이나 가던 발길 멈춰서서 가쁜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각지미(11:45)에서 바라 본 다대마을 해안선이 그림입니다.
추석연휴를 망산에서 보내고자 일찌감치 집 나선 이웃집 아저씨들이 보입니다. 여차등(12:20)을 지나 시야가 확트인 래봉산에 오르니 등줄기 땀이 싸악 가십니다.
래봉산 정상(12:35)에서 바라 본 여차마을 해안선 또한 그림 이상입니다.
올망 졸말 섬들이 내 눈앞에서 춤추고 있습니다. 매물도, 가왕도, 대소병도 등등.... 저 멀리 비진도도 있습니다.
래봉산 정상에는 전국 산악회 시그널들이 경연대회를 합니다. 이것 또한 예술이라면 입니다.
호연암(12:50)을 지날 즈음에는 기온이 30도는 훌쩍 넘을것 같은 열기입니다. 이건 가을이 아니고 분명 여름입니다. 요놈의 매미 새끼들은 무엇이 그리도 서러운지 죽기 살기로 앵앵거리며 울어 재낍니다.
발 아래 홍포마을 해안선도 죽여 주는 그림입니다. 그래도 날씨는 맑아 천혜의 비경 한려수도가 쫘악 펼쳐주어 즐겁게 해주니 어느새 더위는 잊어 버렸습니다.
어느 한 곳이라도 절경이 아닌곳이 없으니 아무곳이라도 퍼질러고 앉으면 그곳이 천상낙원이요 훌륭한 만찬장이 됩니다.
망산(14:00)은 나를 부자로 만들어 세상에 부러울게 하나도 없게 합니다. 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또 있을까? 내가 복이 많아 이 거제에서 마음만 내키면 이곳에 발걸음 할 수있으니 말입니다.
정상석 뒷면에 세겨진 천하일경이 공갈이 아닙니다. 이건 진짜입니다.
늦 여름인가? 초 가을인가? 오늘의 좋은 기억 혹시나 머리에서 사라져 버릴까봐 사알살 발걸음을 옮겨 명사해수욕장으로 하산 (14:45)하니 이제 가을 마중을 완료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늦여름에 혼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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