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2. 05 토요일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1,915.4m)
■ 누 가 : 효열 그리고 덕규형님과 앙코
■ 날 씨 : 흐림
■ 산행 여정 : 중산리탐방안내소→순두류→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탐방안내소
■ 산행 시간 : 8시간 45분
순두류(7:10)→천왕봉(10:30)→장터목대피소(11:17)→중산리 탐방안내소(15:55)
설날 연휴가 끝났건만 코로나 변이종 오미클론인가 뭔가가 기승이라 쉬는 김에 팍 쉬는 걸로 결정해 연가휴가 2개를 사용하여 9일 연휴를 쉬게 되었습니다. 3년도 더 전 일본에서 생활할 때 겨울 이시즈치산을 오르면서 눈 앞에 펼쳐진 눈꽃에 반해 그렇게 좋아라 하며 즐거워하던 효열이가 지리산을 함께 가겠답니다. 젊은 피가 수혈되면서 자동차 수고도 덜 수 있다는 생각에 흔쾌히 오케이 했습니다.
애초 계획은 멋진 상고대가 있는 덕유산 향적봉을 목표로 했으나 코로나 확진자가 3만명을 육박한다 하니 다소 사람들이 적게 몰리는 지리산 중산리 코스로 정했는데 산행 하루 전날 효열이 자동차가 너무 낡았고 마눌이 사용해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젊은 친구 하나 섭외해 미소 지었었는데 결국 또 앙코가 운전을 책임져야 되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의 체감온도가 영하 40도라며 효열이 엄살을 떨지만 그렇다고 안 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중산리에 들어서니 싸락눈이 흩날립니다. 거북이식당 무료주차장 입구에 대형버스 2대가 딱 막아 있어 부득이 중산리 유료주차장으로 들어갔습니다. 길바닥이 얼어 승용차 주차장의 바로 위에 있는 버스정류장까지 올라가지 못해 입구에 주차했답니다. 지출하지 않아도 될 아까운 주차료 5천원이 날아갔습니다.
오늘은 다리 체력이 검정되지 않은 효열이 왔으니 순두류 가는 셔틀버스에 올랐습니다. 칼바위 코스보다 1시간 이상을 세이브가 되니 오늘 산행이 많이 편해졌습니다. 순두류 산행초입 등로에 눈가루가 쌓여 있고 그 밑 바닥에 얼음이 꽁꽁 얼어있습니다. 예사로 생각하고 조심하지 않으면 아주 미끄러워 위험합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약간의 입가심을 하고 아이젠을 착용한 후 곧바로 천왕봉으로 향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오래간만에 산 오르는 효열이 많이 힘들어합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어제저녁에 눈이 제법 많이 내려 상고대가 아닌 눈꽃이 만발합니다. 천왕샘 지나 천왕봉 오르는 길목의 계단에는 설경이 아주 환상입니다.
천왕봉 정상에서 인증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자니 이마빡이 깨질 것 같고 뺘무대기 살점이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칼바람이 불어 재낍니다.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칼바람을 피해 후다닥 달려 내려갔습니다. 천왕봉에서부터 제석봉까지 설경 또한 완전 죽여줘 손가락이 얼어터질 것 같아도 사진을 찍지 않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나 앙코는 지난 11월에 이어 올 겨울에 두 번째 즐기는 설경 산행입니다만 덕규형님과 효열은 이번이 처음 맛보는 눈 산행입니다. 제석봉 아름다운 길 역시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칼바람이 불어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장터목대피소의 취사장에 들어가니 효열이 가져오지 말라고 한 부침개를 가져왔습니다. 훈제 오리불고기, 해물부침개, 어묵라면까지 배가 터질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엄청난 폭식을 했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유암폭포를 지났습니다. 효열이는 오름길에 이어 내림길도 힘들어합니다. 이 또한 당연한 일입니다. 법천계곡물에 발을 담가 보기로 했습니다. 물 속에서 5초를 참는다면 사람의 인내력이 아닙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침에 우리와 함께 순두류에서 출발했던 다른 일행 중 한 분이 미끄럼사고를 당해 헬기가 왔다 갔다고 합니다. 겨울산행 자칫 잘못하면 큰일이 일어날 수 있으니 복장과 장비 그리고 마음가짐을 단디 갖추고 산행에 임해야겠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지리산 산행에 동참한 효열이가 멋진 겨울 눈 산행을 경험하고는 대만족하여 중곡동 시장횟집에서 한턱 쏘아줍니다. 일본 시코쿠 이시즈치산 등산 이후 이렇게 지리산도 함께한 효열이가 앞으로도 함께 산행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땡큐 고자이마스! 효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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