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2. 12. 18 일요일 (당일)
■ 어 디 를 : 남덕유산 (1,507m)
■ 누 가 : 갑성과 안코
■ 날 씨 : 맑음
■ 산행 여정 : 영각사탐방안내소→남덕유산→월성재→삿갓봉→삿갓재대피소→황점마을
■ 산행 시간 : 7시간 05분
영각사탐방안내소(8:55)→남덕유산(11:10)→삿갓재대피소(13:40)→황점마을(16:00)
지리산에 많은 눈이 내렸다고 합니다. 덕규 형님께서 늦은 코로나에 올라타버려 갑성과 단둘이 중산리로 향했습니다.
중산리 버스터미널은 얇은 눈이 쌓여있고 탐방안내소 가는 길에 제설차량이 막아서 차량출입을 막습니다. 버스 터미널에서 산행채비를 하고 도보로 올라가려니 제설차량 기사님께서 아마도 산행통제가 되었을 거라며 탐방안내소에 연락해보더니 역시 산행 통제가 맞다 합니다. 빠르게 인터넷 조회해보니 국립공원의 어떤 사이트에도 지리산 산행 출입통제가 되었다는 공지가 없습니다. 억울하지만 돌아서야지요. 그렇다고 그냥 돌아서기에 아쉬워 남덕유산 영각사로 달렸습니다.
영각사 탐방안내소에는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고 하늘은 푸르며 바람은 차갑습니다. 남덕유산도 어젯밤 산행이 통제되었다가 해제되었답니다. 영각재 쯤에 올라서니 살을 에이는듯한 칼바람이 있고 환상적인 눈꽃도 피었습니다. 올 겨울 들어 처음으로 눈과 피부로 제대로 된 겨울 맛을 느껴봅니다.
남덕유산 정상은 코발트 블루 하늘과 솜털 눈꽃이 어우러져 안코의 가슴을 뛰게 합니다. 창원에서 홀로 왔다는 사모 한 분이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 애태우다 우릴 보고 엄청 반가워합니다. 거의 대다수 산님들은 서봉을 경유하여 영각사로 원점회귀 하는 산행을 선택하나 갑성과 안코는 삿갓재 대피소로 돌아 황점으로 하산하기로 했습니다. 창원 함사모도 우리 일행을 따르겠다 합니다. 복장상태를 봐서는 약간 염려는 되지만 그러자고 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날다람쥐 수준이며 우리 덕분에 좋은 경치를 감상한다며 아주 고마워합니다.
남덕유산 정상에서 월성재까지 그리고 삿갓봉 언저리의 눈 그림은 거의 몽환적입니다. 지리산 산행을 나섰다 예고 없는 산행통제로 말미암아 생각지도 못한 남덕유산의 겨울 속살을 만끽합니다. 꿩을 찾아 나섰다가 봉황을 만나는 횡재를 한 기분입니다. 남덕유가 준 최고의 선물을 눈으로, 가슴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삿갓재 대피소에서 소불고기 구웠습니다. 어묵, 떡국 들어간 라면도 끓였습니다. 눈과 입이 즐거우니 온 몸에 엔돌핀이 팡팡 돌았습니다. 이러니 어찌 하루가 즐겁지 아니하겠습니까? 가벼운 걸음으로 날듯한 기분으로 황점에 내려왔습니다. 택시비 25천원을 들여 황점에서 영각사까지 이동하면서 남덕유산 산행을 마쳤습니다. 봉황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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