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3. 11. 18 토요일
□ 누 가 : 덕규형님과 안코
□ 어 디 : 거창군 기백산(1,331m)
□ 산행 여정 : 용추사 일주문 주차장(9:45)→기백산→주차장(15:00) 5시간 15분
□ 날 씨 : 맑음
최근 며칠 날씨가 급속히 추워지더니 지리산에 눈이 온답니다. 기대 만땅을 가지고 중산리로 내달렸습니다. 중산리 버스주차장 오르막 도로에 제설이 되지 않아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주차장 못미친 도로변에 꼴레를 모셔두고 주차장으로 올라가니 탐방안내소까지 다녀온 산님들이 폭설로 산행통제라고 말합니다. 중산리 마을에서 탐방안내소 올라가는 길목에서 산행통제에 대한 국공의 안내가 전혀 없다는 것이 정말 아쉽습니다.
눈 산행하러 왔다가 그냥 발길 돌리기에는 아쉬워 기백산으로 꼴레 머리를 돌렸습니다. 용추계곡 용추사 일주문 앞 주차장 가는 도로에도 살얼음이 있어 살금살금 조심스럽게 올라갑니다. 우리보다 약간 먼저 산행을 시작한 부부 산님을 추월하고 보니 하얀 눈 위에 발자국 하나 달랑 찍혀 있습니다. 그 발자국에 발걸음을 옮기니 힘들게 러쎌을 하지 않아도 되어 앞선 그 분이 정말 고맙습니다. 고도를 높여가면서 무릎과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쌓인 눈으로 걸음 띄기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지만 올 겨울 첫눈 산행에 마냥 즐겁기만 하고 행복합니다.
기백산 전망뎨크를 지나 정상을 향하는데 앞서 발자국을 남겨주신 산님이 내려옵니다. 정상 올라가는 길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며 포기하고 내려오는 중이랍니다. 정상이 눈 앞인데 포기하면 너무 아쉬우니 같이 오르자고 했습니다. 남은 정상까지 나 안코가 앞장서서 러쎌을 시작해보니 아닌게 아니라 정말 장난이 아닙니다. 정상까지 등로는 바람에 흩날린 눈으로 거의 허리까지 빠집니다. 그렇지만 너무 즐겁습니다. 안코 평생에 언제 이렇게 많은 눈길을 러쎌해 보겠습니까?
앞서 발자국을 잘 남겨주신 산님은 구미에서 산악캠프라는 유투버를 하시는 분이었고 정상에 올라온 김에 하룻밤을 머물다 내려가시겠답니다.
기백산 정상을 찍고 금원산을 들렀다가 수망령으로 하산하는 산행을 생각했는데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미련 없이 올랐던 길로 원점회귀 하기로 했습니다. 안코는 하산하면서 눈 아래 낙엽을 잘못 밟아 세 번 넘어졌습니다. 덕규 형님도 두어 번 미끄러지는걸 보았습니다.
낮 기온이 따뜻해 주차장 주위의 눈이 녹아 혹시나 걱정했던 도로의 미끄럼은 없었습니다. 안의읍 소갈비찜은 가격대비 가성비가 완전 꽝이라 종전에도 실망하고 오늘 또 실망했습니다.
지리산 눈 산행은 12월로 미루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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