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히말라야/일본

[愛媛県] 앙코의 첫 산행지는 돌망치산 - 이시즈치산(石鎚山) [1,981m]

산안코 2017. 2. 20. 02:47

■ 일 시 : 2017. 2. 19 일요일 

■ 누 가 : 앙코 홀로 (오까다 할머니)

■ 어 디 : 일본 시코쿠 에이메현 사이조시 이시즈치산(石鎚山)

■ 날 씨 : 맑음

■ 산 행 : 산로쿠시모타니에끼(로프웨이)→산죠죠에끼→성취사→이시즈치산(원점회귀)

■ 시 간 : 6시간 20분

    산로쿠시모타니에끼(8:40)→산죠죠에끼→이시즈치산(12:00)→산로쿠시모타니(15:00)

 

■ 이시즈치산 지도

 

사람이 사람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이야기 하는것은 정말 힘든 일입니다. 내 한 몸도 건사해 내기가 힘든곳이 일본인데 다른 사람까지 챙겨 줄 여력이 내겐 없습니다. 답답한 마음은 나 또한 피차일반입니다.  

어제 니하마 백화점에서 구입한 신발과 아이젠 그리고 스틱을 챙겨들고 사이조 역 앞 버스 정류장으로 새벽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이시즈치산의 최고봉인 덴쿠타케가 돌망치 형상으로 생겼습니다. 그 이시즈치산이 앙코의 첫번째 일본 원정 산행지입니다. 이시즈치산 가는 버스정류장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빵과 물 한개를 역 내 슈퍼에서 구입하고 다시 정류장으로 돌아오니 산악인 포스가 물씬 풍기는 할머니 한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시즈치산으로 가는것 같아 말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역시 일본 사람들은 친절했습니다. 나는 한국사람이고 사이조에는 이마바리조선소에 일을 하러 왔으며 이시즈치산이 처음이라 가는 방법을 잘 모르니까 같이 갈 수 있겠느냐고 하니 흔쾌히 허락하며 갈 때부터 시작하여 다시 사이조역으로 되돌아 올때 까지 아주 친절한 안내를 받았습니다.    

사이조 역에서 이시즈치 로프웨이까지는 1,000엔의 버스비가 나옵니다. 이시즈치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는 바로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갑니다. 로프웨이 왕복운임은 1,950엔이고 약 20분 가량 시간이 걸립니다. 케이블카는 산로쿠시모타니에끼에서 출발하여1,380m 산죠죠에끼까지 운항이 되고 올라가는 손님들로 꽉 들어 찼습니다. 등산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시즈치 스키장으로 향해 갑니다.

로프웨이를 내려선 산죠죠에끼에서는 스틱을 조절하고 스패츠를 착용하는 등 기본적인 산행 준비를 완료했습니다. 성취사까지는 넓은 길로써 고지대이다 보니 눈이 제법 많이 쌓였으며 다져진 눈이 약간 미끄럽습니다. 눈 위를 달리는 모터사이클도 있습니다. 여기서 부터 슬슬 할머니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할머니는 66세 오까다상이며 다까마쯔 근처 자기 집에서 다까마쯔 역까지 자전거로 30분을 이동하여 다까마쯔(松山)에서 아침 JR기차를 타고 사이조로 왔다고 하니 산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지니고 있는 분입니다.

죠주사(成就社)로 나를 부르더니 기도하면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며 두 손을 모아 빌면 된다 하십니다. 건강과 일본에서 하는 일들이 잘 풀렸으면 하는 바램을 담았습니다.

나는 어제 장만한 4발 아이젠을 간단하게 착용하였고 오까다 할머니는 산악 전문가 용 아이젠을 준비했는데 신발과 잘 맞지 않아 조임상태가 헐렁헐렁해 아이젠을 벗어 버리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이젠이 없어도 잘도 올라 갑니다.

진행하는 맞은편 이시즈치 산이 너무 아름답고 웅장합니다. 하늘은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맑고 푸르러며 하얀 눈을 덮어 쓴 이시즈치의 모습과 구색이 아주 잘 어울리는 한편의 그림이 펼쳐져 있습니다. 오까다 할머니는 연속 "기레이"를 연발합니다. 지난 주 말도 못할 정도로 그렇게 추웠었는데 오늘 이시즈치의 날씨는 아주 따뜻하면서 포근해 우리 곁에 벌써 봄이 온듯한 느낌입니다. 이시즈치산은 1,982m 로써 일본 땅 시코쿠에서 최고로 높은 산이며 대한민국의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보다 32m 가 더 높은 산이기도합니다.

무인 대피소에 도착해 오까다 할머니의 아이젠을 새로 손 보면서 신발과 아이젠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 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단두리를 했습니다.

본격적인 오르막 지점에 들어서서는 철계단 위로 눈이 덮여 계단과 낭떠러지가 잘 구분되지 않아 내가 착용한 아이젠은 위험하기 짝이 없습니다. 정말 조심해야 될 것 같아 아주 살살 기다시피했습니다. 중간 중간 무인대피소도 있긴하나 겨울에는 거의 사용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시즈치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정상에는 신사가 있고 여기도 무인대피소가 있긴하나 지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매년 7월경에는 이곳에서 영업도 한다지만 지금은 날씨가 너무 추워 온통 얼어 붙어버려 화장실 조차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바람이 차가워 정상에서는 뭔가를 먹을수가 없습니다. 정상에서 잠깐 머물다 바로 하산 하기로 했습니다. 오까다 할머니와는 이런저런 할 말이 많습니다. 어줍잖은 일본말로 이것 저것 물어보면 정말로 친절하게 대답들을 기대 이상으로 많이 해줍니다. 이런것들이 일본의 힘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바람이 자는 언덕에서 선 채 빵과 바나나로 간단하게 입가심을 하고 곧바로 성취사로 내려갔습니다. 성취사 도착하기 500m전에서는 오르막입니다. 정상으로 향할때는 그기가 내리막길인지 몰랐는데 지금와서 보니 제법 긴 오르막길입니다. 오까다 할머니는 다리 힘이 약간 풀렸는지 신발을 자꾸 땅바닥에 끕니다. 그래도 나이에 비해서는 아주 튼튼한 신체를 가진 편입니다. 나도 저 나이에 저 정도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보았습니다.

성취사에서 아이젠을 벗고 약간 빠른 걸음으로 로프웨이로 갔습니다. 산죠조에끼에 도착하자 마자 곧바로 로프웨이가 출발한다는 방송이 들리고 이내 출발합니다. 시간을 별로 지체하지 않고 부지런이 걸은 덕분으로 이시즈치산을 출발하여 사이조로 돌아가는 2시15분차를 탈 수가 있었습니다. 버스는 하루에 네번 있으며 이 버스를 놓치고 나면 5시 40분 버스가 있으며 그것이 막차입니다.

오까다 할머니는 친절하게 그림까지 그려 가면서 다음으로 내가 가고 싶어 하는 시코쿠 두번째 높은 산인 쯔루기산(劍山)에 대해서 상세한 설명을 해주시고는 사이조역 안으로 유유히 사라집니다. 감사했습니다. 오까다 할머니....

저녁에 숙소에서 소주 한잔 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그냥 나쁜사람으로 전락해 버린 내가 나도 싫고 현실의 내가 안타깝습니다.

시코쿠의 이시즈치산은 정말 멋 있었고 아름다웠습니다. 비록 일본이지만 산에 오르는 그 순간만은 한국의 지리산에서 처럼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다음은 도쿠시마켄(徳島県)쯔루기산(劍山)을 기약해봅니다.

 

■ 이요사이조역에서 이시즈치 가는 버스 - 1일 4회 운행

 

■ 산로쿠시모타니에끼에서 이시즈치산으로 올라가는 길

 

■ 산로쿠시모타니에끼로 올라가는 길목의 각종 신들

 

■ 산죠죠에끼에서의 앙코(고집통)

 

■ 성취사 오르면서 본 이마바리시

 

■ 이시즈치 스키장 갈림길 - 직 진은 이시즈치산 가는 길

 

■ 이시즈치산 고사목

 

■ 이시즈치산 성취사 전경

 

■ 이시즈치산 오르던 중 무인대피소 - 오까다 할머니

 

■ 무인대피소가 있는 곳의 무슨 전망대? - 멀리 꼭대기에 뭔가가 있슴

 

■ 이시즈치산을 오르면서 본 이시즈치산

 

■ 이시즈치산을 뒤로 하고 선 앙코

 

■ 이시즈치산 설경

 

■ 이시즈치산을 오르는 오까다 할머니

 

■ 이시즈치산 바로 아래 무인대피소

 

■ 이시즈치산 오르는 계단 - 눈으로 덮혀 계단이 보이지 않아 위험함

 

■ 이시즈치산 오르기 전 설경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 본 덴쿠타케 - 가장 높은 봉우리지만 위험함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의 앙코

 

■ 이시즈치 정상의 표지판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의 고집통(앙코)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의 오까다 할머니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 파노라마로 돌린 이마바리시 1

 

■ 이시즈치산 정상에서 파노라마로 돌린 이마바리시 2

 

■ 이시즈치산 정상의 신사

 

■ 이시즈치산 정상의 풍차와 설경

 

■ 이시즈치산 정상으로 올라 오는 등산객들

 

■ 이시즈치산의 피곤한 고목

 

■ 이시즈치산 등산 지도

 

■ 이시즈치의 로프웨이

 

■ 이시즈치 온천 안내판

 

■ 이시즈치산 산행을 종료한 앙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