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7. 1. 08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 누 가 : 고집통 홀로
◈ 날 씨 : 비 온후 흐렸다 맑음
◈ 산행 여정 : 중산리탐방안내소→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탐방안내소
◈ 산행 시간 : 8시간 00분
중산리탐방안내소(5:50)→천왕봉(9:30)→장터목대피소(10:18)→중산리탐방안내소(13:50)
◈ 산행 거리 : 약 12.4 Km
어쩌면 지리산을 찾는 일이 당분간 힘들어 질 것 같습니다. 아직 나이가 있어 계속 쉬고 있을 수만은 없어 뭔가를 해보려 하니 물 설고 낯 설며 말까지 선 곳으로 살러 가야 될 듯 합니다. 고집통의 두 번째 인생살이가 슬슬 시작되려나 봅니다.
지리산 천왕봉을 꼭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오늘 가지 않으면 오랫동안 후회를 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고집통은 기쁠 때나 힘들 때면 무작정 지리산을 찾아 갔었고 그 품 속에 들기만 하면 언제나 마냥 즐거웠습니다.
겨울 비 치고는 양이 많아 걱정은 했지만 거제에 비가 오면 천왕봉은 분명 눈일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빗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리산으로 향해 봅니다. 역시 중산리는 비가 오지 않습니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던 지리산이 망바위 쯤 도착하니 하얀 눈이 길을 밝혀 헤드렌턴을 벗어도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고집통의 예상대로 지리산은 밤새 제법 많은 양의 눈을 뿌려놓았습니다. 법계사 마당에서 눈을 치우시는 처사님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요즘 고집통은 법계사에 들르기만 하면 범종 타종에 아주 맛을 들였습니다. 우~~~웅, 우~~~웅, 우~~~웅. 눈과 귀와 마음이 맑아집니다.
법계사를 단방에 쳐냈듯이 천왕봉도 단방에 해결합니다. 역시 지리산은 대한민국 최고의 산입니다. 얼마 전 다녀왔던 네팔의 안나푸르나는 웅장하여 바라보는 산이라면 지리산은 아기자기하면서 함께하는 산이라고 하겠습니다. 지리산의 하늘, 구름 그리고 설경들이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오늘 내가 지리산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천왕봉이 마음속을 채워준다면 장터목은 뱃속을 채워주는 곳입니다. 라면 끓이고 맥주한잔 하고 다시 중산리로 내려왔습니다.
고집통이 언제 다시 지리산을 찾아올지 사실 기약을 할 수 없습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라도 체력관리에 소홀함 없이 건전한 몸과 마음을 두루 갖춰진 단팥빵의 앙꼬 같은 사람이 되어 지리산에 다시 찾아올 것을 나 자신과 천왕봉에게 약속하였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당분간 안녕입니다요.
고집통(Kozip0)이 앙코(Angko)로 돌아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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