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7. 10. 08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 누 가 : 고집통 홀로
■ 날 씨 : 맑음
■ 산행 여정 : 중산리탐방안내소→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탐방안내소
■ 산행 시간 : 7시간 00분
중산리탐방안내소(4:48)→천왕봉(7:58)→장터목대피소(8:45)→중산리탐방안내소(11:48)
■ 산행 거리 : 약 12.4 Km
8개월간의 일본 생활끝에 휴가를 나왔습니다. 한국의 추석휴가에 맞춘것도 있지만 10일간이라는 제법 긴 일정을 잡아 나왔습니다. 이번 휴가가 마지막 휴가였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지만 막상 한국의 사정을 보니 마음 같이 녹록치가 않아 몇 번이나 목구멍으로 올라오던 말들을 그냥 꿀꺽 꿀꺽 삼켰습니다. 풀밭이 되어버린 텃밭 정리, 추석 고향 방문, 그리고 우천으로 인한 방콕과 결혼 후 신혼살림을 차린 아들집 방문등 시간은 총알보다 더 빨리 지나갑니다.
내일이면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지난 2월달 일본으로 떠나오기 전 지리산 천왕봉과 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습니다. 새벽 3시, 집을 나서 중산리로 향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찾는 지리산이어서인지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새벽, 앙코 홀로 중산리를 출발해 천왕봉으로 향했습니다. 칼바위 못 미쳐 앞서가는 사람들을 따라 붙었습니다. 놀랍게도 한 쪽 다리가 의족이신 분이 지리산을 오르고 있습니다. 사지 멀쩡한 사람도 엄두를 내기 힘든 이 곳 지리산을 오르시는 그 분이 무척 존경스럽습니다.
조금의 쉼도 없이 법계사까지 올라갑니다. 법계사 범종각에 도달하니 아침 일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발 아래 펼쳐진 하얀 솜털 같은 운무를 뚫고 붉은 태양이 솟아 오릅니다. 정말이지 일대장관입니다. 이런 황홀한 광경들이 나를 지리산으로 자꾸 끌어당기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법계사 범종을 세번 타종했습니다. 종소리에 앙코 나름의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법계사에서 천왕봉 정상까지 오르는 길에는 2017년의 가을이 와 있습니다. 생각지도 않았는데 지리산은 오늘도 내게 멋진 선물을 해줍니다. 지리산의 푸른 하늘과 그 아래 멋진 운무 그리고 울긋불긋 단풍들이 오랜 일본 생활에서 쌓였던 피로를 단숨에 벗겨 줄 만큼의 힐링을 줍니다. 언제나 처럼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습니다.
이번에는 별도 음식을 준비하지 않았습니다. 약간의 과일과 빵, 쵸코바를 챙겼기에 장터목대피소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바로 하산을 서둘렀습니다. 내일이면 다시 일본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 짐꾸리기를 하지 않아 바쁜 걸음으로 중산리로 되돌아 왔습니다. 거제 집을 출발해 지리산을 향한 지 채 12시간도 되기 전에 다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알찬 휴가를 이곳 지리산에서 보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앙코의 휴가는 지리산만으로 충분했습니다. 지리산이 있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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