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히말라야/히말라야

[안나푸르나 ③] 리상루쓰 - 시누와, 데우랄리, ABC

산안코 2016. 12. 22. 08:41

□ 언       제: 2016. 12. 6 ~ 12. 18 (11박 12일)
□ 어  디  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 누       가: 황사장님(두철), 이대장님(병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맑음
□ 산행 여정: 나야폴→티케둥가(1박)→반탄티→고라파니(2박)→푼힐(일출)→반탄티
         →타다파니(3박)→촘롱→시누와(4박)→도반→데우랄리(5박)→MBC→ABC(6박)
         →히말라야호텔→밤부(7박)→촘롱→지누단다(온천/8박)→킴체(택시)→나야폴
□ 산행 시간: 5/6일차 13시간 00분(7시간 55분/5시간 05분)
      5일차:시누와(8:00)→밤부(10:00)→도반→히말라야롯지(14:10)→데우랄리(15:50)

      6일차:데우랄리(7:10)→MBC(10:25)→ABC(12:15)

  

□ 안나푸르나 개념도 (5/6일차:시누와-밤부-도반-히말라야롯지-데우랄리-MBC-ABC)

  
리상루쓰 점! 함께 갑시다!

끈기라고는 전혀 없는 네팔 달밧이 식성에 그다지 맞지 않아 황사장님이 가져온 누룽지를 아침식사로 해결하려니 뱀바는 그래도 식사주문은 해야 한답니다. 아마도 여행사와의 계약관계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간단하게 구릉빵과 계란 프라이입니다.
어제저녁 샤워, 와이파이 그리고 맥주값 등을 종합하니 여태까지의 롯지 중에서 최고의 경비가 나왔습니다. 라면, 누룽지와 따뜻한 물 끓이는 가스 값까지 포함입니다.
보온물통에 따뜻한 물을 채우고 시누와롯지를 출발합니다. 시누와 윗마을에 올라서니 저 멀리 모디계곡 너머로 새로이 강가푸르나와 마차푸차레가 조망됩니다. 물고기 꼬리라는 마차푸차레의 그 자태는 처음부터 계속 봐온 그 모습 그대로 정말 웅장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대장은 드릴날을 닮았다 하는데 내가 볼 때는 리마 드릴 같아 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말이나 노새등 동물들을 이용하여 짐을 나를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모든 생필품을 져 날라야 합니다. 아마도 네팔 정부에서 가이드나 포터등과 함께 숙박업에 종사하는 국민들을 먹여 살리기 위한 자구책으로 생각됩니다.
네팔에는 몽골계 세르파족이 있습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인들도 거의 몽골계입니다.  그 세르파족들이 히말라야 등반 객들의 짐을 날라주는 일을 하고 생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전 세계 고산지대 등반 객들의 HELPER들을 셀파로 지칭하게 되었다 합니다. 그러니까 세르파족에서 셀파가 유래되었다 보면 되겠습니다. 가이드 뱀바를 포함하여 포터 세 사람도 셀파족이며 이들은 에베레스트 근처의 같은 마을 출신이기에 호흡이 척척 잘 맞습니다. 뱀바는 처음 주방보조로 나섰다가 한국의 모 사진작가 눈에 띄어 한국어학원 학비지원을 받아 한국어를 배우게 되었고 한국으로 들어와 농자재 관련 일을 하면서 능수능란한 한국전문가가 되어 인생역전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합니다. 한국과 네팔 관련 상식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으며 언제 어느 때 어떤 질문을 던져도 무엇이든 막힘없이 한국어로 입에서 줄줄 흘러나옵니다. 더더구나 인천에는 양부모께서도 계신다니 거의 한국인이나 다름없습니다.
밤부 롯지에 도착합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다보니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두 모이게 됩니다. 안나푸르나가 맺어준 인연이니 단체사진을 한 장 남겼습니다. 롯지 근처 나무 위에 야생 원숭이들이 뭔가를 열심히 먹는 모습도 보입니다. 지금부터는 고산지대라 울창한 숲들은 사라지고 키 작은 풀들만 있습니다. 그렇다면 산소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결론이니 약간 긴장이 됩니다. 나무가 없어 그냥 보기에는 물이 없을 것 같은데 계곡 양쪽으로 이름 없는 폭포에서 엄청난 물들이 쏟아져 내립니다. 이제는 모디콜라 물가 근처까지 접근이 가능합니다. 모디콜라의 물속에 석회성분이 있는지 하얀 퇴적물들이 계곡가로 쌓여 있습니다. 이래서 식수로 사용하면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도반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히말라야호텔은 그냥 통과합니다. 그다지 힘들거나 특색 있는 코스가 아니기에 모디콜라를 따라 쭉 올라가다 롯지가 나오면 쉬었다 가고 또 가다 보면 롯지가 나오니 또 쉽니다. 카고백 무게가 많이 줄었고 이동거리도 가까워졌으며 서로의 성격까지 어느 정도 알아졌으니 가이드와 포터 그리고 우리 일행들이 리상루쓰 점(함께 갑시다)하기에 좋습니다.  이제 슬슬 장난까지 쳐가며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좌측 바위 밑에 석청이 매달려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석청 속에 약효가 뛰어난 성분이 많이 함유되어 한국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욕심을 부려 많이 복용하면 큰 화를 입을 수 있다니 조심을 요하는데 아마도 꿀 속에 랄리구라스 꽃의 독성이 내포되어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악산 토왕성폭포 보다 10배는 더 높아 보이는 폭포 하나가 좌측 편에 보입니다. 데우랄리폭포입니다. 그리고 데우랄리(3,230m) 샹그릴라롯지에 도착합니다.  아침부터 쉬엄쉬엄 올라온 것 같은데 어느새 1,000m 고도를 올라왔습니다. 이제는 고도가 높아져 술을 마실 수도 없고 씻을 수도 없습니다. 그냥 일찌감치 잠자리에 드는 것이 내일을 위해서는 상책입니다. 

  

□ 시누와에서 바라본 다랭이식 촘롱마을의 아침전경

 

□ 시누와 히말롯지에서 아침식사 중인 서울 마포의 아버지와 아들

 

□ 시누와 히말롯지를 출발하기 전 고집통

 

□ 윗 시누와 롯지에서 휴식중인 사람들

 

□ 마차푸차레를 향한 고집통의 화살

 

□ 안나푸르나 남봉과 마차푸차레

 

□ 윗 시누와 롯지에서 셀카놀이 중인 고집통

 

□ 마차푸차레를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마차푸차레 - 트래킹 중 이 전경이 계속 나옴

 

□ 밤부에 도착한 고집통

 

□ 한자리에 모두 모인 한국에서 온 네 팀 - 마포 부자, 군산 부부, 거제 일행 그리고 송파 한분

 

□ 도반에서 망중한을 즐기는 고집통

 

□ 마차푸차레 모습 - FISH TAIL

 

□ 히말라야롯지 전경

 

□ 절벽 아래의 히말라야 석청

 

□ 데우랄리 롯지를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데우랄리 가는 길목의 전망바위에서 이대장, 황사장 그리고 고집통

 

□ 고집통의 마차푸차레로 삿대질

 

□ 데우랄리 폭포 전경

 

□ 데우랄리 롯지로 올라가는 일행들

 

□ 데우랄리 샹그릴라 롯지 도착 - 5일차 트래킹 종료

 

□ 샹그릴라 롯지에서 본 일몰 1

 

□ 샹그릴라 롯지에서 본 일몰 2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이아목스 한 알을 먹었습니다. 별다른 증상은 없으나 약이 있는데 굳이 먹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MBC)를 거쳐 안나푸르나 트래킹 최종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까지 입니다. 기대되는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여성이 눈사태로 사고사를 당했다며 길옆에 추모하는 돌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마음이 애잔해집니다. 데우랄리에서 MBC롯지까지 그다지 멀지는 않습니다. MBC에서 조망되는 강가푸르나와 간다라와출리 그리고 마차푸차레를 보고 이대장은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합니다. 사진 찍는다고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여기저기 마구 쏘다니고 있습니다. 안나푸르나가 네팔에 있어 네팔 땅이지 나 고집통이 생각하기에는 완전 대한민국 땅이나 다름없습니다. 롯지 식당내부에는 온통 한국을 상징하는 것들로 아주 도배를 해놓았습니다. 스티커, 명함, 플랜카드가 사방에 걸렸고 어디에 사는 누구누구 다녀간다는 이런 글들이 천지로 널렸습니다. 나도 아주 작은 글자로 소심하게스리 거제 누구누구 이렇게 이름 몇 자를 써놓았습니다 .
롯지 앞마루에서 젊은 외국인 한명이 노란얼굴로 꽥꽥 토해내고 있습니다. 고산지대에 산소가 부족해서 오는 증상이라니 그걸 쳐다보는 나도 약간 긴장이 됩니다.
MBC에서 ABC 오르는 길은 거의 평지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조금 올라서서 뒤돌아보면 아주 급경사 길을 내가 올라와 있는 것으로 보아 이것도 고지대에서 오는 착시현상인것 같아 보입니다. 중국 광저우에서 왔다는 아주머니를 만나 서툰 중국말로 대화하며 일부러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 고지대란 것을 망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비스타리(천천히)점을 했어야 했는데 속도가 좀 빨랐었나 봅니다. 양쪽 팔이 찌릿찌릿하고 손가락 끝이 저려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휴식을 취해보지만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같이 가던 포터 리마가 걱정스럽게 양쪽팔을 잘 주물러줍니다. 짐 들어주지, 밥 챙겨주지, 거기에다 팔까지 주물러주는 포터가 내게는 참 고마운 존재입니다.
정면으로 바라보고 올라가고 있는 안나푸르나남봉 옆 언저리에 거대한 눈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1,000m 높이 정도를 거대한 눈뭉치들이 쓸고 내려오며 눈 폭풍을 날리고 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져 눈이 녹으면서 생기는 현상이고 이맘때면 이런 현상이 종종 발생한다고 합니다. 만약 저 속에 사람이 있었다면 도저히 살아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드디어 이번 트래킹의 최종 목적지인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4,130m)에 도착했습니다. ABC에는 서너채 가량의 롯지 건물이 있고 우리는 상츄아리롯지에 여정을 풀었습니다. ABC 샹츄아리를 가운데 두고 희운출리, 안나푸르나 남봉, 상구출리, 안나푸르나1봉, 텐트핑크, 간다르와출리, 마차푸차레와 같은 높은 봉우리들이 삥 둘러쳐져 있습니다.
여정을 풀어놓고 안나푸르나 앞 크레바스와 추모탑과 불교 의식의 헝겊 깃발들이 펄럭이는 곳으로 찾아 올라갔습니다. 안나푸르나를 찾아오는 많은 산님들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머나먼 이국땅까지 와서 유명을 달리하여 불의의 객이 되어버린 여러 영혼들을 위로해 드리기 위한 불교의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안나푸르나에 해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간다르와출리와 마차푸차레가 서서히 붉은색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완전히 꽉 차버린 보름달이 그 옆에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석양 때문에 타다파니에서는 혼이 들락날락거렸는데 이곳 ABC에서는 아주 정신 줄을 놓아버렸습니다. 정말 히말라야라는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황홀한 황금빛 색깔을 연출해 내고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로는 도저히 담을 수가 없어 머리로 가슴으로 마구마구 퍼 담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서 히말라야에 대한 새로운 희망과 목표를 갖도록 만들어 버렸습니다.
고집통이 태어나서 올라 본 땅 중에서 가장 높은 곳인 안나푸르나를 머릿속에 되뇌면서 꿈결로 들어갑니다.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 안나푸르나...

  

□ 샹그릴라 롯지를 출발하여 6일차 트래킹 시작

 

□ 눈사태로 사망한 한국인 여성을 위한 추모탑

 

□ 고지대에 자생하고 있는 생쥐

 

□ MBC로 향하는 가이드 뱀바

 

□ MBC와 강가푸르나를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ABC 표지판과 안나푸르나 남봉을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마차푸차레(3,700m) 롯지에 도착한 고집통

 

□ 고집통 셀카놀이

 

□ ABC 가는 길의 고집통

 

□ ABC 가는 길목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

 

□ 눈사태가 발생하고 있는 안나푸르나 남봉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표지판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표지판 앞에 선 고집통

 

□ ABC 상츄아리 롯지에 도착한 고집통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본 마차푸차레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 본 안나푸르나 남봉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한 고집통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설치된 깃발들과 고집통

 

□ 안나푸르나 남봉과 왼쪽 희운출리, 오른쪽 안나푸르나1봉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와 마차푸차레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의 고집통

 

□ 파노라마로 찍은 안나푸르나 남봉과 안나푸르나1봉

 

□ 강가푸르나와 마차푸차레

 

□ 강가푸르나와 마차푸차레를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안나푸르나 석양 1

 

□ 안나푸르나 석양 2

 

□ 안나푸르나 석양 3

 

□ 안나푸르나 석양 4

 

□ 안나푸르나 석양과 고집통 1

 

□ 안나푸르나 석양 5

 

□ 안나푸르나 석양 6

 

□ 안나푸르나 석양 7

 

□ 안나푸르나 석양 8

 

□ 안나푸르나 석양과 고집통 2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서의 고집통 - 4,130m

 

□ 안나푸르나 석양 9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상츄아리 롯지 내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