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히말라야/히말라야

[안나푸르나 ②] 비스타리 점 - 푼힐, 타다파니, 시누와

산안코 2016. 12. 21. 08:13

□ 언         제: 2016. 12. 6 ~ 12. 18 (11박 12일)
□ 어   디   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ABC)
□ 누        가: 황사장님(두철), 이대장님(병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맑음
□ 산행  여정: 나야폴→티케둥가(1박)→반탄티→고라파니(2박)→푼힐(일출)→반탄티

        →타다파니(3박)→촘롱→시누와(4박)→도반→데우랄리(5박)→MBC→ABC(6박)

        →히말라야호텔→밤부(7박)→촘롱→지누단다(온천/8박)→킴체(택시)→나야폴
□ 산행  시간: 3/4일차 17시간 40분(9시간 50분/7시간 50분)
                   3일차:고라파니(5:00)→푼힐(6:00)→고라파니(9:00)→반탄티(12:00)

                           →타다파니(14:50)

                   4일차: 타다파니(8:00)→촘롱(12:10)→시누와(15:50)  

  

□ 안나푸르나 개념도 (3/4일차:고라파니-푼힐-고라파니-반탄티-타다파니-촘롱-시누와

      

비스타리 점 !  천천히 갑시다.
롯지 난로 굴뚝이 우리 방 근처로 지나는지 연기로 인해 목구멍이 따끔따끔합니다. 푼힐전망대에서의 히말라야 일출을 위해 새벽잠을 깼습니다. 푼힐은 푼족의 언덕이라는 뜻이며 롯지가 있는 고라파니보다 400m 정도 높은 곳에 위치하며 약 1시간을 올라가야 하고 히말라야의 일출을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며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이곳을 다녀간다 합니다. 뱀바에게 어제 저녁에 코피가 흘렀다 이야기하니 처음 고지대에 오르는 사람은 몸속에 퍼져있는 나쁜 피가 자연스럽게 코를 통해 배출되는 것이므로 아주 좋은 징조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합니다.  어젯밤 혼자 마음 졸였던 일이 기우였다니 천만다행입니다.
2016년 새해 첫날 지리산 천왕봉 일출을 보기 위해 헤드렌턴 불을 밝혔듯이 오늘은 히말라야 일출을 보기 위해 불을 켰습니다. 푼힐 전망대로 올라가는 길은 거의 80도 경사길 계단이기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힘겨운 걸음으로 치고 올라 약간의 평지에 도달하니 작은 움막집에서 이른 새벽 입장료를 받고 있습니다. 내가 머문 글라시아롯지에는 몇 사람이 없었는데 도대체 어느 롯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는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푼힐로 오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부터는 경사가 그다지 심하지 않아 고도가 높은 지대의 계단길이라도 조금 전보다는 걷기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푼힐전망대에는 3,210m라는 표지판이 입구에 있고 전망대 철구조물도 서있습니다. 히말라야를 좋아하는 글로벌의 사람들이 다 모였으니 푼힐에 국제 사람 시장이 열린 것 같습니다. 푼힐을 기준으로 6,000m급 이상인 하얀 준봉들이 좌로부터 다울라기리, 루크체, 닐기리 연봉, 릴리쵸피크, 안나푸르나 남봉, 희운출리의 실루엣이 병풍처럼 삥 둘러쳐져 있습니다. 히말라야의 동쪽 하늘에서 핏빛보다 더 검붉은 태양이 솟아오릅니다. 드디어 우리가 기다리던 히말라야의 변신 쇼가 시작됩니다. 희끄무레했던 실루엣들이 아침 햇살의 빛을 받아 빨간색으로 변하더니 히말라야 본연의 색깔인 새하얀 색으로 변신합니다. 너무나 웅장하고 화려한 그 모습에 반해버려 연신 파노라마로 카메라를 돌립니다.
푼힐에서 고라파니 롯지로 내려오는 길에서 송파 부자와 마포 홀로 분과 인사합니다. 지금 만난 세분과 어제 만났던 군산부부와 우리 일행은 앞서거니 뒤쳐지거니 하면서 트래킹이 끝날 때까지 거의 함께 했습니다. 고라파니 롯지로 되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푼힐의 반대쪽 방향으로 출발하면서 본격적인 안나푸르나 트래킹을 시작합니다.
데우랄리로 가는 길목의 언덕으로 올라갑니다. 언덕 이름은 알 수 없으나 뷰포인트로써 조망이 완전 끝내줍니다. 이곳에서는 다울라기리, 안나푸르나 남봉, 희운출리들뿐만 아니라 새벽에 올랐던 푼힐까지 포함된 멋진 경관이 펼쳐졌습니다. 그 경치가 너무 좋아 펄쩍펄쩍 뛰고 난리부르스를 칩니다. 네팔의 나무 랄리구라스가 온산을 뒤덮고 있습니다. 한국의 난리부르스와 네팔의 랄리구라스를 잘 매칭 시켜 네팔의 국화를 암기시킨 뱀바가 봄이 되면 네팔 전체가 랄리구라스 꽃들로 난리부르스라며 봄에 다시 한 번 오기를 권합니다.
데우랄리 롯지에서 레몬티로 목을 축이며 잠깐 휴식하고 반단티로 계곡 길을 타고 내려갑니다. 여기서부터는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습기로 돌계단길이 약간 미끄럽습니다. 손톱만한 워터플라워가 수줍은 듯 꽃을 피웠습니다. 어제 고라파니로 올라올 때 반탄티를 지났는데 오늘은 또 다른 반탄티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반탄티의 롯지와 롯지 사이를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하는 순들이(아가씨)가 있습니다. 네팔말로 아가씨는 순들이이고 아줌마는 가끼라고 합니다. 순들이가 하는 일이 뭐냐고 물어보니 롯지에서 판매하는 외국인들의 식대는 롯지 주인이 갖고 네팔사람인 가이드와 포터의 식대는 마을사람들이 모두 수거하여 이곳을 지나는 길들을 유지보수 하는데 그 경비로 사용한다 합니다. 이곳 사람들의 생활수준에 비해 길들이 아주 잘 정비되어 있다 생각했는데 그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내리막길 오르막길을 여러 번 오르내리게 되면서 비스타리 점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천천히 가자는 이야깁니다.
타다파니(2,630m)에 도착하여서는 안나푸르나 석양이 가장 잘 조망되는 롯지로 숙박 장소를 잡았습니다. 아직 해가 넘어가기 전이라 롯지 마당에 쏘맥으로 자리를 폈고 포터들은 우릴 위해 물소 고기구이를 해 왔습니다만 새까맣게 태워놓아 먹기를 포기했습니다. 아침에 푼힐에서 올랐던 해가 타다파니에서 넘어갑니다. 하루의 일과를 끝낸 태양이 서쪽하늘로 넘어가면서 마지막으로 멋진 쇼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안나푸르나 남봉과 1봉, 강가푸르나 그리고 마차푸츠레 정상에 쌓인 만년설의 하얀색 눈 색깔이 어떻게 저렇게 빨간색을 낼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사람이 뭔가를 보고 환장을 한다는 이야기가 이럴 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찰칵 찰칵 카메라의 셔터가 1초단위로 눌러집니다. 순식간에 수백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구도나 명암을 아무리 잘 잡은 사진이라 할지라도 눈으로 가슴으로 담는 감동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정말이지 히말라야의 석양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 나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었습니다. 오늘 하루 히말라야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아침저녁으로 즐겼습니다만 롯지에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이 명장면들을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보낼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히말라야는 요즘 시즌의 하늘이 가장 청명해 일출과 석양 감상하기에는 지금이 최적격이랍니다. 얼마 지나지 않으면 구름이 몰려오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게 되어 안나푸르나 트래킹은 비수기로 접어들고 각 지역의 롯지들도 하나씩 문을 닫으면서 한 곳씩만 영업을 한답니다. 우리가 트래킹 시점을 아주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롯지의 어린 종업원이 분주히 일하면서도 한국말을 배워보겠다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재미있습니다. 나중에 뭔가를 해내고 말 것 같은 그런 어린이입니다.

  

□ 고라파니에서 푼힐 가는 길 표시 - 푼힐전망대로 일출을 위해 출발

 

□ 푼힐전망대 입장권 티켓팅 하는 곳에서 고집통과 황사장

 

□ 푼힐전망대 정상에서의 고집통 - 3,210m

 

□ 푼힐에서 일출을 기다리는 고집통

 

□ 푼힐에서 본 히말라야 - 다울라기리 (8,172m)

 

□ 푼힐에서 본 히말라야 - 안나푸르나 (8,078m)

 

□ 푼힐전망대 전경

 

□ 푼힐전망대와 고집통
□ 푼힐에서 본 일출

 

□ 푼힐에서 파노라마로 찍은 히말라야

 

□ 푼힐에서의 고집통

 

□ 고라파니에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3일차 출발하기 전의 고집통

 

□ 고라파니 롯지에서 출발하기 전 고집통과 황사장 그리고 이대장

 

□ 말들의 우정

 

□ 리마, 고집통 그리고 텐지(8,000m 전문 포터)

 

□ 데우랄리 가는 언덕에서 파나로마로 찍은 히말라야 1

 

□ 데우랄리 가는 언덕에서 본 희운출리와 안나푸르나 남봉

 

□ 데우랄리 가는 언덕에서 파나로마로 찍은 히말라야 2

 

□ 데우랄리 가는 언덕에서 파나로마로 찍은 히말라야 3

 

□ 데우랄리 가는 언덕에서 놀고 있는 고집통

 

□ 데우랄리 롯지 전경

 

□ 데우랄리 롯지의 나무 기브스를 한 염소

 

□ 반탄티 롯지에서 3일차 점심식사

 

□ 타다파니로 올라가는 일행들

 

□ 타다파니 롯지에 도착

 

□ 타다파니 롯지에서 안나푸르나를 뒤로 하고 선 고집통

 

□ 타다파니 롯지 원주민의 물소 해체 모습

 

□ 고집통의 망중한

 

□ 안나푸르나를 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일행들

 

□ 강가푸르나와 마차푸차레

 

□ 안나푸르나 남봉과 안나푸르나1봉

 

□ 안나푸르나 석양 1

 

□ 안나푸르나 석양 2

 

□ 안나푸르나 석양 3

 

□ 안나푸르나 석양 4

 

□ 안나푸르나 석양 5

 

□ 안나푸르나 석양 6

 

□ 안나푸르나 석양 7

 

□ 타다파니에서의 저녁식사 - 고지대라 김 봉다리가 빵빵해짐

     

트래킹 4일차의 하늘도 아주 깨끗합니다. 무엇이든 자꾸 접하고 익숙해지면 사람이 무덤덤해지는 법입니다. 오늘의 일출도 어제 마냥 웅장하고 멋있기는 매일반이지만 이제는 감동이 줄어들었습니다. 황사장님께서 가져오신 마늘장아찌와 누룽지로 아침 요기를 하고 타다파니를 떠납니다. 급경사 길을 한참 내려가니 마당이 아주 넓고 편편한 출레의 디스커버리 롯지에 도착합니다. 햇살마저 따뜻해 한참을 노닥거리며 쉬다가 또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물소고기를 손질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제저녁 롯지에서 우리 식사를 도와주던 어린이 한명도 만납니다. 킴롱계곡 다리를 건너고 굴정 힐탑롯지에서 맥주한잔으로 더위를 식혀봅니다. 한 가지 미스터리 한 것은 나 고집통은 꼭 그늘을 찾아 쉬어야하는데 이대장과 뱀바 그리고 포터들은 꼭 땡볕에 나가서 쉬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미스터리는 이 사람들은 패딩을 입었다하면 아무리 더워도 절대로 벗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누단다와 갈라지는 삼거리의 촘롱에 도착합니다. 오리지널 촘롱은 조금 더 올라가야 하지만 촘롱의 첫 번째 롯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점심식사 메뉴는 뱀바표 김치볶음밥입니다.

촘롱에서부터는 또 다시 마차푸차레가 보이기 시작하고 ABC까지 올랐다 다시 이곳으로 내려올 때까지 줄곧 마차푸차레와 함께 합니다. 촘롱마을은 제법 큰 부락을 형성하고 있으며 중요한 마을 행사가 있는지 50여명의 주민들이 마을회관에 운집하였고 저명인사 한분의 연설이 끝나니 박수갈채가 쏟아집니다. 촘롱마을의 내려가는 계단은 3천개가 넘는다고 합니다. 지금 내가 내려가고 있지만 이틀 후에는 다시 이곳을 올라와야 합니다. 촘롱계곡의 출렁다리를 건넌 후 시누와로 오르는 길에서는 슬슬 고도가 올라가는지 다리의 힘이 풀리면서 사람이 무기력해집니다. 시누와에 거의 다 왔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약간 힘들어질 뻔 했습니다. 안나푸르나에서는 우짜든둥 비스타리 (천천히)가 최고입니다.
꽃이 아름다운 시누와(2,340m)의 롯지에서 트래킹 이후 처음으로 샤워를 합니다. 그리고 와이파이를 연결하여 이틀 만에 한국으로 안나푸르나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라면 안주에 소주 한잔 합니다. 뱀바가 오늘 저녁 이후로 ABC 들렀다 내려올 때까지 고산병이 올지 모르니 절대로 술을 마시면 안 된다 합니다. 마포부자도 오늘은 같은 롯지에서 숙박합니다. 칠순 아버지를 모시고 온 아들이 대단하다하니 아버지께서는 함께 갈수 있도록 해준 며느리가 더 고맙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생각할 때는 아들과 며느리 둘 다 고마운 일이고 그 연세에 안나푸르나를 찾아오실 수 있는 아버지가 더 고마운 일입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고도를 올려야하니 사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니까 일찌감치 따뜻한 침낭 속으로 쏙 들어갔습니다.

  

□ 안나푸르나 일출

 

□ 타다파니 롯지 출발하기 전의 일행들

 

□ 출레로 가는 길

 

□ 출레에서 나무 조각하는 주민

 

□ 출레의 꽃이 만발한 민가 모습

 

□ 계곡을 건너는 다리 - 톱날을 둘러 멘 주민

 

□ 리마도치와 강아지

 

□ 촘롱 도착 전 나무에 오른 고집통 - 뒤쪽으로 마차푸차레 보임

 

□ 안나푸르나의 다랭이 논

 

□ 촘롱 롯지에서의 고집통 - 4일차 점심식사

 

□ 촘롱의 한국어 식당 안내판

 

□ 촘롱에서 본 희운출리, 안나푸르나 남봉 그리고 마차푸차레

 

□ 촘롱에서 시누와 방향으로 선 고집통

 

□ 촘롱 마을주민 행사 중

 

□ 시누와 롯지에 도착 - 4일차 트래킹 종료 (샤워, 와이파이, 배터리 충전함)

 

□ 시누와 롯지에서 침낭 속으로 쏙 들어간 고집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