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3. 3. 31 (당일)
▩ 어 디 를 : 사천 와룡산 새섬봉, 민재봉
▩ 누 가 : 강, 유홍, 찬선, 현파 그리고 나(고집통)
▩ 날 씨 : 맑음
▩ 산행 여정 : 남양동사무소→갑룡사→도암재→새섬봉→민재봉→백천재→백천사
▩ 산행 시간 : 5시간 45분
남양동사무소(8:45)→새섬봉(11:10)→민재봉(11:47)→백천사(14:00)
▩ 산행 거리 : 약 8.0 Km
사천(삼천포)시 와룡산 봉우리가 형과 동생의 운명이 바뀌었습니다. 민재봉이 제일봉이라는 것을 천하가 다 알고 있었으나 최근 재 측정 결과에 의해 세섬봉이 맏형으로 등극하면서 와룡산은 799봉에서 801봉으로 격상되었다 합니다. 뭘 잘 먹였는지 모르지만 산이 콩나물 자라듯이 키가 쑥쑥 자라 버렸으니 축하할 일은 맞지만 사천시에서 여태까지 그렇게 생각이 없었는지 모르겠습니다.
3월 31일로 날짜를 정한 사람과 와룡산으로 장소를 추천한 사람은 이번 산행에서 쏘~옥 빠져나가고 새로운 희망자가 동참했습니다. 나야 뭐 어떤 날이면 어떠하고 누가 함께한들 무슨 문제가 있겠습니까만 승용차 정원만 채워주면 그냥 대만족입니다.
와룡산이라면 한두 번 가보는 곳이 아닌데 남양동사무소 근처 주차장에서 갑룡사앞 등산로 초입까지 시멘트길이 그렇게 먼 거리였는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걸어가는 우리 곁을 스치는 승용차를 보고 일행들 표정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습니다. 시작부터 힘들어 보여 상사바위 올라갔다 도암재로 내려오는 길은 포기하고 도암재로 곧바로 직진하여 새섬봉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종전에는 새섬바위 로 통했고 정상석도 없었으나 와룡산 제일봉으로 등극하면서 새섬봉이라는 이름도 얻고 멋진 정상석 도 올렸습니다. 아주 먼 옛날 큰물이 들었을 때 와룡산이 잠겨 새 한 마리 앉을 만한 자리만 남았다 하여 새섬바위라 했답니다. 그렇다면 예전부터 와룡산 제일봉이 자명한데 그기까지 생각을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춘삼월 봄바람이 차갑게 느껴지고 정상부근에는 아직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뜨리지 않아 약간 아쉬움이 남습니다. 희뿌연 연무로 인해 조망이 썩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삼천포 시가지와 삼천포 화력발전소가 눈 앞에 조망되고 기차바위가 있다는 건너편 능선도 잘 보입니다. 새섬봉은 웅장한 바위산이고 민재봉은 완전히 부드러운 육산이기에 와룡산은 두 얼굴을 가졌다 할 수 있겠습니다. 불과 몇 년 전에 새섬봉에게 형 자리를 내어준 민재봉은 포근한 느낌입니다. 새섬봉의 찬 바람에는 산님들이 몸을 웅크리며 그냥 스쳐 지나지만 민재봉에서는 따사로운 햇살을 받은 산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봄날 한때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런 것만 보아도 키가 작다고 형을 형이라 아니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경사도가 아주 완만한 하산길이 시작됩니다. 백천재를 지나고 너덜바위지대도 지납니다. 백천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사찰입니다. 관광버스가 끊임없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세계최대의 목조 약사 와불이 있으며 목탁소리 내는 소들이 있고 소원을 저울질해 주는 할매바위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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