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금북정맥[완]

[금북정맥 – 1] 살기 좋은 땅 생거진천(生居鎭川)

산안코 2013. 9. 17. 23:04

 

■ 언          제 : 2013. 9. 09 (당일) 

■ 어   디    를 : 금북정맥 1구간 (칠장산 3정맥 분기점~ 배티재) - 칠장산, 칠현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1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7시간 10분 (1구간:7시간 10분), 접근 시간:40분 

                     1일차 칠장산 3정맥 분기점(8:45)→배티재(15:55) 7시간 10분 

■ 정맥 산행거리 : 19.3 Km (1구간:19.3 Km) 

                     접근거리 : 칠장사→칠장산→칠장산 3정맥 분기점 2.0 Km 

■ 총   산행거리 : 칠장사→칠장산→3정맥 분기점→칠현산→고라니봉→옥정재

                     →470.8봉→장고개→ 배티재 (21.3 Km) 

   

금북정맥은 남한 땅 9정맥중의 하나로써 그 길이는 약 240Km에 이릅니다. 백두대간의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된 한남금북정맥이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 능선에서 다시 한번 분기되어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갈라지고 금북정맥은 충청의 서남, 서북으로 뻗쳐 태안반도 안흥진에 이르러 산세를 마감합니다. 북서쪽으로 안성천과 삽교천을 아우르고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사면을 따라 금강이 흐르고 있으며 금북정맥이라는 이름은 금강의 북쪽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2개월 전 금남을 졸업하고 또 1개월 전 낙동마저 졸업하였고 현재 진행형은 겨우 낙남 첫 구간만을 완성해 놓은 상태입니다.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던 2013년의 무더위도 한풀 꺾인 좋은 계절 9월에 미니버스 대경이가 금북맨들을 태우고 새벽 빗속을 가르며 경기도 안성으로 달립니다. 초기 계획대로라면 1박2일의 여정으로 대형버스가 달리고 있어야 하나 150만원을 넘어서는 버스비가 부담스러워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당일치기의 미니버스로 계획을 수정했습니다. 

  

■ 경기도 안성의 칠장사 주차장과 일주문

 

■ 칠장사 입구의 칠장산 둘레길 지도

 

■ 어사 박문수길 - 칠장사 나한전에서 몽중등과시를 얻었다 함

 

■ 칠장산 칠장사 전경

 

 

거제를 출발할 때는 빗방울이 토닥토닥 떨어졌으나 경기도 안성 땅에는 파란하늘이 새내기 정맥꾼들을 반가이 맞이합니다. 17번 국도변 칠장사기사식당이 아침부터 문전성시를 이룹니다. 깔끔하게 차려진 뷔페음식의 맛과 질이 거제의 일류예식장 뷔페를 능가합니다. 칠장사 일주문이 있는 주차장에서 간단하게 스트래칭을 하고 칠장사 둘레길(어사박문수길, 8:05)로 발을 올립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칠장사 관내를 통했으면 쉽게 금북길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을 둘레길로 오르다 보니 칠장사 뒤편을 한 바퀴 삥 둘러간 것이 되었고 일행들의 선두는 칠장산 정상은 염두에 두지 않고 곧바로 금북길을 따라 칠현산으로 가고 있습니다. 금북정맥 종주를 시작하는데 그 시작점을 찍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기에 선두의 발길을 돌려세워 칠장산(8:40) 정상과 3정맥분기점(8:45)에서 단체 인증을 남겼습니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안성소재인 한남금북과 한남 그리고 금북이 갈라지는 3정맥분기점에서 금북정맥을 시작하여 머나먼 태안반도의 끝자락 안흥진에서 마무리하려 합니다. 또 새로운 길을 시작하면서 잘 하라고 내 자신에게 다짐을 주고 잘 하겠다고 약속도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고 떨려오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 칠장산 3정맥 분기점 - 금북정맥 첫 번째 산행 들머리에 선 고집통

 

■ 칠장산 정상의 고집통

 

   

금북길을 출발하여 잠시 후에 칠순비부부탑(9:05)이 나옵니다. 칠장산에 이어 칠순비를 지나고 칠현산(9:22)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지역에는 『칠(七)』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나 봅니다. 칠장산과 칠현산은 고려 초 혜소국사가 일곱 명의 도적을 교화시켜 현인으로 만들었다는 데서 유래되었다 하는데 칠순비부부탑에 대한 유래는 알 수가 없습니다. 공림 또한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금북길에 못생긴 자연석을 세워놓고 돌로 문질러서 공림(9:38) 정상이라 적어 놓았습니다. 

덕성산 갈림길(9:56)에 생거진천이라고 적힌 이정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제 경기도 안성과 충북진천의 도 경계지점에 들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궁금하면 못 참는 성미이기에 『생거진천 사거용인(生居鎭川 死居龍仁)』에 대해 조회를 해보니 전설이 세 가지나 있었으며 그 내용인즉슨 진천은 살기 좋은 고장이고 용인은 명당이 많다는 뜻으로 풀이가 됩니다. 당분간 진천 땅을 밟고 지나갈 것이니 얼마나 살기 좋은 고장인지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 부부 칠순비 옆을 지나는 일행들

 

■ 칠현산 정상의 고집통

 

■ 공림 정상 - 덕성산 갈림길

 

 

고개마루에 돌탑이 있는 무티고개(10:53), 사장골(11:05)정상, 또 돌탑이 있는 만디고개(11:24)를 지날 때는 평택 제천간 고속도로가 아래 있는지 자동차 달리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고라니봉(11:43)이라? 토끼봉, 노루봉, 여우봉등은 들어 보았어도 과연 고라니봉이라는 이름의 산봉우리가 있을까 의심했는데 지도상에 엄연히 표시되어 있습니다. 급 비탈길을 내려가다 임도를 만나고 점심식사 장소로 계획된 387번 지방도 옥정재(12:06)가 바로 이어 나옵니다. 옥정재는 경기 안성과 충북 진천을 연결하는 고개로써 충북의 캐릭터인 고드미와 아르미가 도로변에서 우릴 반겨줍니다.

  

■ 무티고개를 지나는 일행들

 

■ 만디고개의 돌탑들

 

■ 고라니봉 정상의 고집통

 

■ 옥정재에서 기다리는 빵차 - 대경이

 

■ 옥정재의 고드미와 바르미 앞에 선 고집통

 

 

에너지가 보충되니 발걸음이 많이 가볍습니다. 장고개 표지판(14:46)이 땅바닥에 내 동댕이쳐져 있습니다. 충분히 이해가 되는 것이 지도상의 장고개와 현 지점과는 너무 판이하게 다른 지점입니다. 에머슨GC(15:21)의 시멘트 길에 잠시 진입했다가 다시 정맥길에 올라탑니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그곳이 장고개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금북길을 가고 있노라니 바로 발 아래에서 골프장을 왔다갔다하는 자동차소리가 윙윙거립니다. 한참을 그렇게 도로와 나란히 걸어가다 로프가 있는 경사길이 나오면서 배티재(15:55)에 내려서게 되고 그렇게 하여 금북정맥 첫 구간을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금남과 낙동정맥 졸업에 이어 또 새로운 정맥길을 시작했으니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약 1년 6개월여 여정을 금북정맥 위에서 즐겨야겠습니다. 

  

■ 금북정맥의 꽃 1

 

■ 금북정맥의 꽃 2

 

■ 금북정맥에 셀카놀이 하는 고집통

 

■ 에머슨골프클럽을 통과하는 일행들

 

■ 배티재 내려가는 급 경사길

 

■ 배티재에 도착한 고집통

 

■ 배티재(이티재) - 금북정맥 첫 번째 산행 날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