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한남금북정맥[완]

[한남금북정맥 – 3] 한남금북에 첫얼음 얼다

산안코 2014. 11. 16. 11:00

□ 언            제 :  2014. 11. 15 (당일)

□ 어    디     를 :  한남금북정맥 3구간 (대안리고개 ~ 현암삼거리) – 선두산, 선도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1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27시간 02분 (3구간 : 9시간 47분)

                          3일차 대안리고개(7:13)→현암삼거리(17:00) 9시간 47분

□ 정맥 산행거리 :  58.5 Km(3구간:23.4 Km)

□ 총    산행거리 :  대안리고개→쌍암재→국사봉→추정재→선두산→선도산→현암삼거리(23.4 Km)                    

 

이른 새벽 손님을 받은 보은 내북면 소재지 동산식당 주인 할머니 홀로 많이 분주하십니다. 밥과 반찬이 모자랄까 봐 종종걸음으로 오며가며 반찬그릇 채우시기 바쁩니다. 역시 충청도 인심은 어디든 넉넉하십니다. 어쩌면 오늘 하룻동안 받아야 할 손님을 이 새벽에 다 받아 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옆집 이발관의 삼색등이 꼭두새벽부터 빙빙 돌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골의 새벽은 도시의 그것보다 훨씬 일찍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한남금북정맥 세 번째 길은 가공산악회 회원 9명과 두 분 사모님 그리고 산타나와 나 고집통 이렇게 하여 13명이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고집통 오늘만은 산행에 약간 안심이 됩니다.

대안리고개(7:13)에는 강아지 세 마리가 우리 일행들이 도착하자 반갑다고 난립니다. 쌀쌀한 초겨울 아침 비록 강아지일지라도 살아 움직이는 것들이 꼬리치며 반가이 맞이해주니 기분이 좋습니다. 하는 짓이 산타나(만수)처럼 예뻐 만수 동생 만식이라고 그렇게 불렀습니다.

  

□ 대안리고개에서의 산타나(만수)와 꼭 닮은 동생 만식이

 

 

오늘도 언제나처럼 산행 초입은 빡 세게 시작됩니다. 꿀밤나무 낙엽이 등로를 덮어 엄청 미끄럽습니다. 490봉(7:41)에 올라서니 깔끔하게 잘 만들어진 예비군 참호가 있습니다. 금적지맥(8:13) 분기점을 지나고 쌍암재(8:24) 내려서기 전 인삼 밭에는 하얀 서리가 뒤덮였고 작은 웅덩이에는 얼음까지 얼어 있어 2014년 겨울이 우리 가까이 성큼 왔음을 알려줍니다. 팔봉지맥(9:04) 분기점에 누군가 백두대간 단군지맥 비석을 세웠는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살티재(10:28)를 지나고 국사봉 앞 헬기장에서 점심식사를 합니다. 국사봉(12:17)을 출발하고부터는 일행들의 선두권에 고집통이 서 있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오늘은 몸 컨디션이 썩 괜찮습니다. 하지만 약간 걱정이 되는 것은 초반의 내 페이스를 오버하다 막판에 크게 지쳐버릴까 입니다.

 

□ 대안리고개에서의 고집통 - 한남금북정맥 세 번째 산행 들머리

 

□ 한남금북정맥의 일출

 

□ 2014년도 가을은 지나고 겨울이 왔음

 

□ 예비군 참호

 

□ 한남금북정맥상의 금적지맥 분기점

 

□ 한남금북정맥 선답자님들의 시그널들

 

□ 한남금북정맥에 내린 서리

 

□ 한남금북정맥에 언 첫 얼음

 

□ 쌍암재의 일행들

 

□ 포크레인으로 묘목을...

 

□ 새터고개로 추정됨

 

□ 단군지맥? 표지석과 고집통

 

□ 팔봉지맥 분기점

 

□ 나무 속 깊숙이 파고든 철사

 

□ 산속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백석

 

32번 4차로 국도가 지나는 추정재(13:00)에서는 랑성오리집식당 옆을 지나 SK 주유소 쪽으로 건너갑니다. 이쯤에서 대명씨가 다리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한남금북정맥 전속 주치의이신 한의원이 대명씨와 함께 오늘 산행이 끝날 때까지 책임을 졌습니다.  

 

□ 한남금북정맥님들에게 힘을 돋구어 주는 문구

 

□ 살티재의 돌무더기

 

□ 국사봉 앞 헬기장에서의 고집통

 

□ 국사봉 헬기장에 모인 한남금북정맥님들

 

□ 국사봉 정상에 선 고집통

 

□ 국사봉 정상 표지판

 

 

나 고집통은 아침부터 계속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아주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한마디로 신이 났습니다. 스님 한 분이 맞은편에서 오면서 매일같이 이 길을 걸었어도 사람을 만나기는 오늘이 처음이라 하십니다. 물론 나도 오늘 산행에서 사람 만나기는 처음입니다. 오른쪽 멀리에는 골프장이 있고 골프장 인근 산은 나무라는 나무는 모두 벌목하여 민둥산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멀고 긴 485봉(13:52)에 올라 잠시 땀을 씻어내고 외길을 따라 길 바닥만 보면서 부지런이 가고 있는데 뒤에서 운식형이 자꾸 부릅니다. 분명 길 우측에 시그널이 있는데 왜 직진으로 가고 있느냐 합니다. 백족산 삼거리였으며 하마터면 고집통 홀로 대형 알바를 할뻔했는데 천운이 날 구했습니다. 오늘 산행이 좀 되긴 될 모양입니다.

    

□ 추정재의 식당가 장승

 

□ 추정재 장승과 고집통

 

□ 추정재 석물장의 사자 석상

 

□ 한남금북정맥 길거리의 은행잎들

 

□ 무슨? 골프장

 

□ 복분자 줄기

 

□ 부엉이방구

 

□ 산정말고개

 

□ 한남금북정맥의 쭉쭉 뻗은 낙엽송

 

□ 고집통 셀카

 

□ 선두산 오르기 전 임도

  

 

언젠가 티브이에서 본 소나무 부엉이방구가 보입니다. 산 다니며 부엉이방구가 보이면 가져다 달라는 해향의 부탁도 있고 해서 욕심은 동하지만 나뭇가지를 자를 수가 없어 그냥 지나칩니다. 송곳처럼 쭈뼛한 선두산(15:18)은 사람의 진을 완전 빼놓습니다. 낙엽, 낙엽이 엄청납니다.

선도산 삼거리(16:04)에서 산님 몇 분을 만납니다. 정맥길을 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정맥님들이 아니고 선도산을 찾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후미 일행들이 이 지점을 통과할 때면 어두워질 것 같아 헤드랜턴 세 개를 삼거리 이정목에 얌전히 걸어놓고 출발합니다. 선도산(16:22)에는 송신탑이 있으며 작고 아담한 정상석도 심어 놓았습니다. 내일 모레면 겨울인데 어쩌려고 목련이 꽃망울을 만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걸 터트리면 안 되는데 걱정입니다. 배추밭에는 김장배추들이 알을 꽉 차게 밴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남금북정맥 세 번째 산행 종착지인 현암삼거리(17:00)에 도착하니 기분 좋게 다섯 손가락 안에 고집통이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나도 모르겠습니다.

  

□ 선두산 정상의 고집통

 

□ 스틱 끝에 꽂힌 낙엽들

 

□ 선도산 갈림길 이정목 - 후미 일행들을 위해 헤드랜턴을 걸어둠

 

□ 선도산 정상에서의 고집통

 

□ 계절에 맞지 않게 꽃 봉우리를 만들어버린 목련꽃

 

□ 목련꽃 봉우리들

 

□ 현암삼거리의 알 밴 김장배추들

 

□ 현암삼거리에서의 고집통 - 한남금북정맥 세 번째 산행 날머리

 

 

현암삼거리의 현암묵집 맛있습니다. 충청의 음식도 우리 거제에 비하면 정말 맛납니다. 30여분이 지나서야 후미가 묵 집에 도착합니다. 책임감 강한 대장님은 그보다 더 뒤쳐진 일행들을 챙기시느라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깔린 후 한참을 지나서야 도착합니다.

아하~. 이제 원인을 알았습니다. 일행들 중 다리에 이상이 생긴 사람들과 오늘 처음 오신 사모님을 모시고 오느라 늦어졌으니 그래서 고집통이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겁니다. 2014년 겨울이 성큼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