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4. 12. 06 (당일)
□ 어 디 를 : 한남금북정맥 4구간 (현암삼거리 ~ 분젓치) – 상당산, 구녀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2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33시간 27분 (4구간 : 6시간 25분)
4일차 현암삼거리 (9:10) → 분젓치 (15:35) 6시간 25분
□ 정맥 산행거리 : 74.9 Km (4구간 : 16.4 Km)
□ 총 산행거리 : 헌얌삼거리→수레너미재→상봉재→상당산→이티재→구녀산→분젓치(16.4 Km)
한남금북정맥에서 올 겨울 처음으로 눈을 밟았습니다.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예년에 비해 시베리아 한파가 빨리 내려와 연 3일째 호남과 충남의 서해안 일대에 폭설이 내리고 연일 최저온도를 갱신한다는 일기예보에 바짝 긴장을 합니다. 한남금북정맥 네 번째 구간인 청주일대의 기온이 영하6도까지 내려간다니 장롱 속 내의랑 패딩 점퍼를 끄집어 내고 눈 산행에 대비해 스패츠와 아이젠도 챙겼습니다. 겨울등산 장구를 챙기고 나니 배낭의 배가 많이 불러졌습니다.
오늘은 다른 차수에 비해 약간 짧은 정맥길 산행을 하고 조촐하게 연말 송년회를 갖고 1년 동안 고생한 정맥님들의 힘들고 즐거웠었던 산행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해 여유롭게 산행시작 시간도 늦췄습니다.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현암삼거리에는 약 10Cm 가량의 눈이 쌓여있고 바람도 매우 차갑습니다. 스패츠, 아이젠을 야무지게 착용하고 한남금북정맥 네 번째 산행을 시작합니다. 현암삼거리(9:10)에서 수레너미재(9:23)까지 정맥길을 따라야 하나 512번 지방도를 따르면 바로 지척이라 그냥 기분 좋게 도로를 따르기로 합니다. 가파르게 403봉을 넘고 토목골고개(9:55)를 지납니다.
거차대산을 음으로 읽어 것대산으로 변형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아마도 거대한 산이라고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 같습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것대산(10:10) 정상에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인 패러글라이더 활공장이 있고 청주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온 천지가 새하얗게 변한 청주시 전경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조화를 잘 이룹니다. 그 가운데 고집통이 서 있습니다. 겨울 산 너무 좋습니다. 것대산 봉수지에는 아담한 봉수 화로 5기가 있으며 화로 속에는 볼썽 사납게 쓰레기가 가득 들어있습니다. 화로도 문화재일 것 같은데 관리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상봉재를 지나 산성고개(10:35)에 도달하니 출렁다리가 걸려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출렁다리보다 동물 이동통로를 만들어줌이 옳을 것 같습니다. 상당산성 남암문으로 들어서니 많은 청주시민들이 눈 덮인 겨울 산성길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청주! 살기 좋은 곳입니다.
상당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의 토성이었으나 조선조 선조, 숙종시대에 걸쳐 대대적으로 증축 되었다 하고 성벽 위 둘레길이 4.2Km나 되고 한 바퀴 도는데 1시간 가량이 걸린다고 합니다. 한남금북정맥은 상당산성의 비밀문인 남암문(10:47)으로 들어가 서문인 미호문을 지나 동암문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상당산(11:19) 정상은 뭔가를 세울 양으로 매끈하게 바닥 정리가 되어 있습니다. 상당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동암문(11:22)을 통해 상당산성을 빠져 나갑니다. 지금부터 그다지 높낮이 없는 한남금북길을 빠른 속도로 달립니다. 날씨가 약간 따뜻해지니 등로의 눈들이 습기를 머금게 되면서 등산화 뒤꿈치에 눈이 달라 붙으면서 하이힐을 신고 걷는 것 같아 걸음걸이가 아주 불편해집니다. 인경산 갈림길(13:39)을 지납니다.
수령 1천 년은 족히 넘었을 만한 느티나무가 시티고개(13:53)를 지키고 있습니다. 앞에서 보아서는 멀쩡했으나 나무 뒤로 돌아가니 가운데가 텅텅 빈 채 껍질만 겨우 남아 수명이 오래가지 못할 것 같은데 청원군은 왜 방치해 놓았는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손쓰지 않으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예비군 참호가 있는 486봉을 넘고 곧게 잘 자란 편백나무 밭을 지나고 나니 이티재(14:30)에 내려서게 됩니다. 아홉 딸과 한 아들을 둔 홀머니 이야기가 있는 구녀산에 올라갑니다. 구녀산(15:06)에도 산성이 있고 정상에는 운동기구랑 정자 쉼터가 있으며 정상석 옆에는 돌무더기가 있습니다.
오늘의 목적지 분젓치(15:35)는 구녀산에서 머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분젓치의 좌구정 정자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증평읍의 남차리 경치가 좋아 한참을 내려다 보았습니다.
올 들어 처음으로 하얀 눈밭을 기분 좋게 걸었습니다. 산행 종료 후에는 2014년 한남금북정맥을 이번으로 마무리하고 2015년 1월에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는 송년행사를 가졌습니다. 고집통 개인적으로는 작년 겨울 큰 수술을 하고 체력회복 과정에서 금북과 한남금북을 하면서 너무 힘이 들어 몇 번이나 중도 포기를 할 뻔 했었는데 가공산악회 산행대장님 이하 좋은 사람들과 산타나의 격려에 힘입어 무사히 이곳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갖고 살겠습니다.
내년에 건강한 모습으로 한남금북정맥길에 다시 오겠습니다.
GOOD-BYE 2014! WELCOM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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