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4. 9. 13 (당일)
▩ 어 디 를 : 한남금북정맥 1구간 (속리산 천왕봉 ~ 말티재) – 속리산 천왕봉
▩ 누 가 : 가공산악회 13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6시간 40분 (1구간 : 6시간 40분), 접근 시간 : 1시간 25분
1일차 속리산 천왕봉 (8:40) → 말티재 (15:20) 6시간 40분
▩ 정맥 산행거리 : 13.4 Km (1구간 : 13.4 Km)
접근거리 : 도화리 → 속리산 천왕봉 2.7 Km
▩ 총 산행거리 : 도화리→속리산 천왕봉→687봉→638봉→붙목이→갈목재→말티재 (16.1 Km)
한남금북정맥은 총 158.1Km로써 백두대간의 속리산 천왕봉에서 분기하여 북으로 한강과 남으로는 금강의 분수계를 이루며 충청북도를 북서방향으로 연결하고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까지 백두대간에서 남한의 정 중앙을 잇는 큰 산줄기입니다.
금북정맥을 종료한 후 8월 혹서기를 피하고 2개월여 만에 새로운 정맥인 한남금북정맥을 시작합니다. 한남금북정맥에 이어 한남정맥까지 쭉 이어서 진행할 예정이니 아마도 내년 연말이 되어야 대미가 끝날 것 같습니다. 매번 정맥길 산행 후에는 기진맥진해서 녹초가 되어 돌아오지만 언제나 새로운 길을 걷는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기쁜 마음으로 정맥에 임해 왔었기에 한남금북정맥 역시도 그럴 생각입니다.
새벽3시 잠이 절대로 부족한 버스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비틀거리며 충청북도 보은 땅을 향해 달리고 있습니다. 평소 시간 잘 지키기로 일가견이 있는 산타나가 늦잠을 자버렸습니다. 알람 시간을 오전이 아닌 오후 1시로 잘못 입력한 것 같다 합니다. 일행들을 기다리게 한 그 댓가에는 맥주 1박스로 갈음합니다.
충북 보은 속리산면의 삼가저수지를 끼고 겨우 버스 한대 지날 수 있는 그런 좁은 길을 한참 동안 구비구비 돌아 도화리 천황사 앞에 버스는 멈추고 15명의 한남금북님들이 차에서 내려섭니다. 그곳에는 대갈 조자룡선생 추모비가 있습니다. 삼국지의 주역은 상산 조자룡으로 알고 있는데 아마도 그 조자룡선생은 아닐 것이리라 생각됩니다.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이 지나는 속리산 천왕봉이 그 시작점이기에 가장 가까이에서 용이하게 접근이 가능한 지점인 도화리(대목리)를 선택했습니다. 그렇다고 천왕봉 오르는 길이 아주 만만한 거리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천왕봉은 1,000m가 넘는 높이이고 약 2,7Km의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야만 도달할 수 있는 높은 산입니다.
간단하게 몸을 푼 후 천황사(7:14) 옆 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고 계곡을 끼고 가파른 길을 오르다 너덜지대를 만나 잠시 호흡을 가다듬어봅니다. 오래간만에 정맥길을 찾아나선 한남금북님들의 숨소리도 많이 거칠어집니다. 고집통 홀로 콩알만한 우박을 맞아가며 걸었던 백두대간 속리산구간 능선(8:22)에 올라서니 시원한 가을바람이 나를 맞이합니다. 별것 아닌 것이리라 생각하지만 백두대간 종주 이후로 백두대간 어느 곳이든 그 줄기에 올라서기만 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울렁증이 생겼습니다. 남으로는 피앗재, 형제봉을 지나 화령재로 가는 길이고 북으로는 천왕봉을 거쳐 신선대, 문장대로 가는 백두대간길입니다. 그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위산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신선대와 문장대의 멋진 경관을 기대했으나 운무에 갇혀 조망되지 않음에 약간은 아쉽지만 백두대간 남쪽 길의 형제봉과 구병산은 뚜렷이 보여 그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속리산 천왕봉(8:40)에서 한남금북정맥 출정식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한남금북정맥길을 향해 출발합니다. 조금 전 올라왔던 길을 약 5분 정도 되돌아 내려가니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설치한 출입통제 간판(8:54)이 있고 그 뒤로 정맥길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시작부터 비지정탐방코스를 지나게 되어 본의 아니게 또 불법을 저지르게 됩니다. 아침에 힘들게 올랐던 높이의 절반만큼을 하염없이 내려갑니다. 윗대목이재(9:30)를 지나고 아랫대목이재도 지났습니다. 오래간만의 정맥길이어서인지 발걸음들이 엄청 가볍습니다. 불목이재(11:39)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으나 무심이 스쳐 지나고 갈목재에 다 닿을 즈음에서야 점심밥상을 폈습니다. 이런 상태로 진행하다 보면 예상외로 산행이 일찍 종료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갈목재(13:17)에서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갑니다. 산 정상에는 지도에도 없는 서원봉이란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누군가가 마음대로 붙여놓은 이름이지만 언젠가는 서원봉(13:43)으로 되어 버릴 것 같습니다.
돌무덤이 있는 화엄이재(14:01)를 지납니다. 아마도 소나 말의 무덤으로 생각됩니다. 양다리 허벅지에 이상 징후가 보입니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다리 근육의 경련이 잦아지는 것으로 보아 갑상선 수술 이후로 어딘지 모르게 신체의 호르몬 공급 불균형이 생긴 것으로 사료됩니다. 체질개선으로 빨리 극복해야 될 것 같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니 쉽게 끝날 것으로 생각했던 산행이 지루해지고 몸이 고달파지기 시작합니다.
정맥길에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기에 언제나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걸었건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내 생각이 잘못이었습니다. 이번 산행도 아주 힘이 부칩니다. 허벅지 근육이 뭉쳐졌다 풀렸다를 반복하다 거의 마비 작전이 되어서야 말티재(15:20)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후유~ 정말 후유~ 입니다. 한시름 놓았습니다.
한남금북정맥 첫 구간을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새 정맥길에 발을 올려놓고 또 다음날을 기대해봅니다. 이번에도 주인 잘못 만난 발톱이 시큰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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