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한남금북정맥[완]

[한남금북정맥 – 8] 9정맥 경기도로 넘어간다

산안코 2015. 4. 5. 10:55

□ 언            제 :  2015. 4. 04 (당일)

□ 어    디     를 :  한남금북정맥 8구간 (쌍봉초교~칠장산 3정맥분기점)–마이산, 칠장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0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은 후 흐림

□ 정맥 산행시간 :  63시간 10분 (8구간 : 7시간 00분), 접근시간: 30분

                          8일차 쌍봉초교 (8:15)→칠장산 3정맥분기점 (15:15) 7시간 00분

□ 정맥 산행거리 : 151.0 Km (8구간:21.3 Km)

                         접근: 칠장산 3정맥분기점→칠장사 약1.7Km

□ 총    산행거리 : 쌍봉초교→대야리도로→마이산→수레티고개→황색골산→도솔산→걸미고개→좌벼울고개→칠장산 3정맥분기점→칠장산→칠장사 (23.0 Km) 

 

새벽 3시. 한남금북정맥 졸업을 위해 거제를 출발하는 버스 속의 분위기는 다소 차분합니다. 낙동, 호남 그리고 금남, 금북에서 느꼈던 그런 들뜬 느낌은 아닙니다. 정맥의 길이가 짧아서이거나 정맥 종점이 바다나 강이 아닌 3정맥 분기점인 산줄기여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차수부터 45인승에서 35인승 버스 정운이로 갈아 탔습니다. 자리가 협소하여 갑갑한 면도 있지만 산행경비를 아끼는 차원에서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될 듯 합니다. 오늘은 항상 길잡이를 해 주셨던 60대 두 분 형님의 얼굴이 보이질 않습니다. 명규 형님은 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고 현배 형님은 최근 무릎에 탈이 생겨 병원을 드나든다는 이야기가 들립니다. 내가 아는 산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 최고의 건각이신데 빨리 완쾌하여 한남정맥을 시작 할 때에는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쌍봉초등학교 근처 515번 지방도 - 한남금북정맥 여덟 번째 산행들머리

 

 

쌍봉초등학교 후문 근처 515번 지방도(8:15)에서 한남금북정맥 졸업산행을 시작하기로 합니다. 지난 차수는 산행 반, 도로 반의 정맥길을 걸었다면 이번 산행은 도로 반, 산행 반의 정맥길을 걷게 됩니다. 시작은 어마하게 넓은 금왕읍 농공단지의 도로를 따르게 됩니다.

서낭당고개인 듯한 갈림길에서 우측의 작은 도로를 따릅니다. 고용노동부 전문건설 공제조합 건물 앞을 지납니다. 폐 인삼 재배지를 스치고 웰팜, 삼아씨에프 그리고 건원스프링이라는 공장 옆도 지납니다. 아무도 없는 주말에 공장을 지키고 있는 거위들이 사람이 반갑다며 꽥꽥거립니다.

날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폭풍을 동반한 비바람으로 기승을 부렸었는데 오늘은 내가 언제 그랬느냐며 훈훈한 봄바람을 보내 멀리 거제에서 온 산 객들의 몸과 마음을 살살 어루만져줍니다. 길거리에는 개나리가 있습니다. 목련과 산수유도 보입니다. 진달래와 벚꽃은 몽우리를 맺고 터뜨릴 때만 엿보고 있습니다. 두릅 또한 얼굴을 내밀고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거제도와는 1주일 이상의 시차를 보이지만 봄기운은 확실히 느낄 수가 있습니다.

  

□ 고용노동부 건설 공제조합 앞을 지남

 

□ 폐 인삼 밭을 통과함

 

□ 웰팜공장 진입로 앞도 지남

 

□ (주)삼아씨에프 공장 앞도 지남

 

□ 건원스프링 앞을 지나면서 한 컷 한 고집통

 

□ 공장 지키는 거위들

 

□ 금방 새로 세운 볼록거울 앞에서 장난치는 고집통

 

□ 두릅나무 싹이 트고

 

□ 아랫대실고개의 한남금북정맥 안내판 앞에서의 고집통

 

 

승순농장 간판이 있는 아랫대실고개(9:20)를 건너 마이산으로 향합니다. 전북 진안의 마이산은 말의 귀를 닮아 이름 지어졌지만 음성의 마이산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신라시대 때 고구려를 오랑캐로 여기고 이곳 마이산(望夷山, 10:29) 정상에 망이산성을 축조하여 봉수대를 세우고 오랑캐를 망 본다 하여 망이산이었는데 그것이 변해 마이산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산 정상 바로 아래 50m 지점에 시원한 물이 나오는 샘터가 있어 이곳을 찾는 산님들에는 꿀맛 같은 휴식처를 제공해 줍니다.

중부고속도로가 시원스럽게 관통하는 수레티고개의 화봉육교(11:05)를 건넙니다. 금남정맥과 금북정맥 그리고 한남금북정맥을 합쳐 2년여 동안 충청남북도의 산줄기를 무던히도 열심히 걸었습니다. 이젠 충청도와 작별을 고하고 젖과 꿀이 흐르는 대한민국의 가나안 땅 경기도로 접어듭니다.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인 서울과 경기도에 살고 있으니 그렇게 이야기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 고집통의 그림자

 

□ 시골 농가 옆을 지남

 

□ 나무 허리에 매달아 등산길 표지판

 

□ 마이산 정상 바로 아래 마우정 전경

 

□ 마이산 정상에서의 고집통

 

□ 마이산 정상에서 휴식중인 정맥님들

 

□ 한남금북정맥의 진달래와 생강나무 꽃

 

□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수레티고개 - 경기도로 들어감

 

 

황색골산(11:23), 당목고개, 삼박골산(11:47)을 넘어 아직 개통전인 죽산-두교리 간 4차선 도로(12:51) 중앙분리대를 넘습니다. 근처에 육교나 굴다리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나중 이 도로가 개통하고 나면 우리 같은 정맥님들이 애로를 많이 겪을 것 같습니다. 걸미고개(13:52)에서 안성컨트리클럽까지의 정맥길은 산능선을 타야 하지만 나 고집통은 아름드리 벚나무 가로수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합니다. 이거나 저거나 도진 개진입니다.

안성 CC 주차장(13:59) 앞에 도착하니 관리인이 기다렸다는 듯 나타나서는 본래 등산로는 필드에 포함되어 위험하니 주차장 한 켠에 우회 등산로가 있으니 돌아가주십사 정중하게 부탁해옵니다. 주차장엔 비엠더블유, 벤츠등 온통 외제차로만 쫙 깔렸습니다. 얼마 전 거제도 람보르기니 사건이 퍼뜩 떠오릅니다.

이제 칠장산이 머지 않았습니다. 좌로 칠장사 계곡이 보이고 우로는 넓은 안성CC 필드가 있습니다. 골프란 운동이 그렇습니다. 몇 천 평이 넘는 공간에서 네댓 명이 골프를 치는 것과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네댓 명이 고스톱 치는 사람들을 비교해보면 후자가 훨씬 생산적이라 생각됩니다. 화투를 치나 골프를 치나 치고 즐기는 행위는 똑 같다 생각됩니다. 그러고 보니 화투나 골프도 도진 개진입니다.

  

□ 화봉육교위에서 본 중부고속도로

 

□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수레티고개

 

□ 황색골산 정상에 오른 고집통

 

□ 당목고개에서의 병수 대장님과 만수르

 

□ 삼박골산 정상에 오른 고집통

 

□ 진달래꽃길이 된 한남금북정맥
□ 진달래와 생강나무 꽃 길의 한남금북정맥

 

□ 사랑의 나무라?

 

□ 돼지사육장 - 구린내 지독함

 

□ 죽산-두교리간 4차선 도로

 

□ 버들강아지 모습

 

□ 도솔산 비로봉에서의 고집통

 

□ 걸미고개의 안성커트리클럽 정문으로 들어가는 일행들

 

□ 안성컨트클럽으로 들어가는 벚꽃 길

 

□ 안성컨트리클럽의 주차장 전경

 

□ 안성컨트리클럽 필드 모습

 

□ 한남금북정맥 길목의 산불감시초소

 

 

칠장사 둘레길 안내판이 나옵니다. 칠장산 3정맥 분기점까지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지만 한남금북정맥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비탈길도 그다지 힘들지 않습니다. 역시 사람이 하는 일에는 목표란 것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칠장산 3정맥분기점(15:15)은 지금 끝내고 있는 한남금북정맥의 종착지이면서 10개월 전 끝낸 금북정맥과 다음달에 시작할 한남정맥의 시발점이기도 합니다. 분기점에는 50대 후반의 중년 남녀들이 막걸리 판을 펼친 것으로 보아 분명 초등학교 동창 모임인데 칠장산 등산을 왔나 봅니다. 정맥에 관심 있으신 한 분께서 커피 캔 하나를 선뜻 내어줍니다. 나 고집통은 정맥하면서 아직까지 한번도 먹거리를 거절해 본적은 없습니다.

  

□ 한남금북정맥 비사리 열두 고개 표지판

 

 

칠장 산 정상이 오늘 피날레를 장식하는 장소로 정했는지 일행들은 곧장 3정맥 분기점을 스쳐 정상으로 향합니다. 아무래도 나 고집통도 뒤따라야 할 것 같습니다.

  

□ 칠장산 정상에 오른 고집통

 

□ 칠장산 정상에 도착해 한남금북정맥 졸업을 축하하는 일행들

 

□ 3정맥 분기점에 되돌아 온 고집통

 

□ 3정맥 분기점에 다시 모인 일행들 - 한남금북정맥 졸업

 

□ 칠장사의 거북바위

 

□ 칠장사 대웅전과 3층석탑 전경

 

□ 칠장사 앞에서의 고집통

 

 

아~~!! 기분 좋습니다. 사방으로 확 트인 경기 안성 벌판이 그렇고 한남금북정맥 산줄기를 고생하며 바쁘게 달려왔던 그 시간들이 내겐 너무 소중했기에 그런가 봅니다. 이로써 한남금북정맥 종주는 끝이 났습니다.
신록의 계절 5월이 되면 1박2일 일정으로 3정맥분기점인 칠장산을 출발하여 한강 이남에 자리한 한남정맥을 따라 줄곧 북서진하여 김포 문수산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으로 새로운 산줄기를 걷게 됩니다. 비록 왕복 이동시간 8시간의 부담을 안지만 여태껏 한번도 찾아 보지 않았던 경기도의 산인만큼 많이 기다려집니다. 등산화 밑창이 마르고 닳도록 열심히 달려볼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