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한남정맥[완]

[한남정맥 – 4] 도심의 정맥길을 버리다

산안코 2015. 8. 16. 00:04

■ 언            제 :  2015. 8. 15 (당일)

■ 어    디     를 :  한남정맥 4구간 (양고개 ~ 이동고개) – 형제봉, 광교산, 백운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1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27시간 53분 (4구간 : 6시간 10분)

                          4일차 (양고개)→매봉초교 (5:35) → 이동고개 (11:45) 6시간 10분

■ 정맥 산행거리 :  84.0 Km (4구간 : 21.1 Km)

■ 총    산행거리 : (양고개)→매봉초교→버들치고개→형제봉→비로봉→광교산→백운산→지지대고개→이동고개 (약 21.1 Km)

 

경부고속도로 신갈분기점이 한남정맥상의 양고개입니다. 양고개에서 43번 국도 매봉초교 앞까지 약 6Km 거리인 도심 속 정맥길은 그냥 버리기로 했습니다. 정맥 이어가기의 의미를 부여하자면 도심의 도로도 이어감이 마땅하나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린 정맥길을 찾아 아파트단지와 도로 사이를 헤매고 다니는 것이 그다지 영양가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이른 새벽에 배낭 메고 스틱 잡고 도심을 걷고 있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지도 않습니다.

광복 70주년 기념으로 14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어 졸지에 3일 연휴가 되었고 가운데 날인 광복절에 한남정맥 네 번째 산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용인 수지의 매봉초교(5:35) 앞에 작은 정운이가 우리 일행들을 내려놓고 사라집니다. 산행들머리를 놓고 잠깐 고심하다 학교 좌측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가공산악회에서 오래간만에 새 손님 한 분을 섭외해 왔습니다.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 매봉초교 앞에서의 고집통 - 한남정맥 네 번째 산행 들머리

 

■ 매봉초교 좌측 편으로 산행 시작

 

■ 군부대 사격 중이라는 경고판

 

■ 군부대 옆 철조망

 

사격연습장이라는 경고판이 있는 군부대 철책을 따라 산을 오릅니다. 여름의 한가운데인 8월이니 아무리 새벽이라 해도 금새 몸이 후끈 달아오르고 땀은 비 오듯 쏟아 내립니다. 매봉샘(6:33)에서 물 한 모금 들이키고 바쁜 걸음을 놀려 버들치고개까지 순식간에 도착합니다.

6.25 참전용사의 유품과 유골이 발견된 지점이라며 작은 태극기가 꽂힌 묘비가 등로에 있습니다. 오늘은 70주년을 맞이하는 광복절입니다. 휴일이라 생각하고 무심코 정맥길을 나섰는데 애국해야 되겠습니다.
형제봉 오르는 길은 엄청난 개수의 나무계단입니다. 6색 수원둘레길이라는 팻말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곳이 수원이라는 이야긴데 용인시에서 출발하여 수원을 지나 의왕으로 가고 있는 중입니다. 형제봉(6:39)을 힘들게 올랐지만 안개로 인해 조망은 없습니다. 이곳에서 행동식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해결합니다. 종루봉(7:33)에는 팔각정이 있습니다.

   

■ 매봉샘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 감

 

■ 버들치고개의 산행 안내도

 

■ 막걸리 집 아직 개업 안 함

 

■ 6,25 당시 전사한 육군 유골이 발견된 지점

 

■ 형제봉 오르는 계단

 

■ 형제봉 정상의 고집통

 

■ 형제봉 정상에서의 일행들

 

■ 종루봉 정상의 팔각정 쉼터

 

토끼재(7:39)를 지나고 광교산 시루봉(8:03)에 도착합니다. 시루봉이 광교산인 줄 모르고 올랐었는데 자칫 잘못했다간 그냥 스치고 지나칠 뻔 했습니다. 광교산 정상석에 구멍이 뚫린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그 사이로 사진을 찍고 깔깔거리는 모습이 우리 일행들에게는 그런 작은 돌 구멍마저도 재미 거리가 됩니다. 웃을 일 많아 좋습니다.

작은 돌들로 만든 돌무덤 옆에 갈대밭 이정표가 있습니다만 갈대밭은 보질 못했습니다. 백운산은 한남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고 통신대가 산 능선 요지를 막아 섰지만 꼭 들러 보아야만 할 가치가 있는 산입니다. 희미하나마 백운산(8:32) 정상에서 아래로 의왕시가 조망됩니다. 562m 산꼭대기에서의 막걸리 한 사발이 3천원이면 썩 괜찮은 장사입니다.

  

■ 토끼재 전경

 

■ 광교산 가다 본 통신철탑

 

■ 광교산 정상에서의 일행들

 

■ 갈대밭 이정표 앞에서의 고집통

 

■ 백운산 가기 전 통신대

 

■ 백운산 정상에서의 고집통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등산로 계단을 시멘트화 해 놓았습니다. 아마도 게으른 공무원이 시멘트계단을 하면 영구적일 거라 생각했는지 몰라도 한마디로 흉물입니다. 언젠가는 걷어내고 친환경으로 바꾸어야 될 것입니다. 시멘트 내리막길과 아직 잠발란에 익숙하지 않은 발가락이 앞으로 쏠려 무지 아픕니다.
범봉(9:55)을 약간 지나 한 무리의 외발 자전거 동아리를 만납니다. 두발 자전거로 평지에서도 힘든 일인데 외발로 산을 오르다니 무슨 생각들이 있는 사람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카메라를 끄집어 내니 찍어 가시랍니다.

지난 차수 터키군 참전기념비에 이어 이번에는 지지대고개에서 프랑스군 참전기념비를 만납니다. 땅값 영향인지는 몰라도 터키군은 마성IC이고 프랑스군은 북수원IC 근처에 있습니다. 지지대고개(10:11)에서 1번 국도를 건너는 정맥길이 명확하지 않아 고속도로 진입로 도로를 따라 길 아닌 길을 걸어 갑니다.

  

■ 백운산 정상에서 본 의왕시 전경

 

■ 백운산에서 내려가는 시멘트 계단

 

■ 무슨 건물인지? 정문 앞 헬기장에서 아이스크림 먹음

 

■ 범봉 이정표

 

■ 외발 자전거 타는 동호회원

 

■ 지지대고개에 도착하기 전 굴다리

 

지지대고개는 정조대왕이 화산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할 때 능소가 보이는 데도 능까지 가는 시간이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어 "왜 이렇게 더딘가(遲遲)?"고 한탄을 하였으며 참배를 마치고 서울로 환궁을 할 때는 이 고개의 마루턱에 어가를 멈추어 서게 하고 뒤돌아 서서 오랫동안 부친의 묘역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정조대왕의 효가 얼마나 깊었는가를 가늠케 하는 지명입니다. 이를 기리기 위한 지지대비가 세워졌고 바로 아래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남녀노소 구분 없이 말에서 내려 예를 갖추라』는 하마비가 세워졌습니다.

  

■ 지지대고개 옆 쉼터

 

■ 프랑스군 참전 기념비

 

■ 지지대고개에서의 고집통

 

■ 지지대고개 도로 아래에서의 더위에 지친 일행들

 

■ 이동고개로 내려서는 일행들

 

■ 이동고개에서의 고집통 - 한남정맥 네 번째 산행 날머리

 

지지대고개에서 지지대비 계단을 타고 올라 바로 옆 정맥길로 들어섭니다. 최근 정맥님들의 발걸음이 뜸했었는지 가시넝쿨이 길을 가로막습니다. 도심 속 아스팔트 차도는 과감히 버릴 수 있지만 산 중의 험한 가시밭길은 우리 가는 길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의왕시의 이동고개(11:45)에 내려섬으로써 한남정맥 네 번째 산행을 무사히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