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한남정맥[완]

[한남정맥 – 5] 굴다리 찾아가기

산안코 2015. 9. 13. 10:11

■ 언            제 : 2015. 9. 12 (당일)

■ 어    디     를 : 한남정맥 5구간 (이동고개 ~ 방죽재) – 오봉산, 슬기봉, 수암봉

■ 누            가 : 가공산악회 8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35시간 41분 (5구간 : 7시간 44분)

                         5일차 이동고개(8:10)→방죽재 (15:54) 7시간 44분

■ 정맥 산행거리 : 101.6 Km (5구간 : 17.6 Km)

■ 총    산행거리 : 이동고개→오봉산→슬기봉→수암봉→목감사거리→운흥산→방죽재(약 17.6 Km)

                  

 

굴다리라 함은 고속도로나 자동차전용도로 아래를 통과하는 지하차도라 하면 되겠습니다. 한남정맥 다섯 번째 산행은 서울근교 위성도시 사이로 얼키설키 얽혀 있는 각종 도로들 가로지르는 구간이 많아 지나는 길목의 굴다리를 얼마나 빨리 찾아 내느냐가 오늘 산행의 난이를 좌우했습니다. 다섯 번째로 하는 한남정맥길은 경기도 의왕시를 시작으로 군포시, 안성시와 안양시 그리고 시흥시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게 되니 무려 5개의 도시를 스치는 기록도 남기게 됩니다.

링거주사를 맞아가며 설사란 놈과 전투를 하고 있지만 좀처럼 그 기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장거리 버스시간과 도심을 통과 해야 하는 산행구간으로 언제 어느 장소에서 닥쳐올 지 모르는 그 놈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부담스럽습니다. 일단 내 몸을 믿어보기로 합니다. 전국적으로 가을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부담을 약간 가중시킵니다.

의왕 컨테이너기지 인근에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먹습니다. 카드결재가 되지 않는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산행 대장님께서 적잖이 놀라지만 카드기계 사용할 수 있는 연세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이동고개를 출발하는 일행들 - 한남정맥 다섯 번째 산행 들머리

 

 

지난 차수 산행 종료지인 이동고개(고고리고개, 8:10)에서 한남정맥 다섯 번째 산행을 시작하여 곧바로 오봉산을 향합니다. 오봉산은 정맥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니기에 잠시 들러보기로 합니다. 오봉산(8:28) 정상에는 의왕 컨테이너기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전망 데크가 있습니다. 선답자들의 산행기에 많이 등장하는 고인돌과 쌈밥종가집(8:47)을 스쳐 지납니다.

큰말고개에서 정맥길을 옆으로 두고 갑자기 우틀합니다. 안양컨츄리클럽이 길을 막았기 때문에 부득이 우회길을 가야하고 여태까지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고 경험하지 못한 그런 정맥길을 이어가게 됩니다. 이당로라는 4차선 아래 굴다리를 지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푸르지오아파트 앞 도로를 따르다 당정역 1번 출입구로 진입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당정역(8:57)으로 올랐다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번 출입구로 빠져나가면서 전철철로를 건너게 됩니다. 오늘 새로운 형태의 정맥길 경험을 합니다.

  

■ 오봉산 정상에서의 고집통

 

■ 오봉산 정상에서 본 의왕시 컨테이너 기지

 

■ 한남정맥상의 고인돌

 

■ 안양컨츄리 GC로 인해 당정마을 푸르지오아파트 방향으로 한남정맥이 우회함

 

■ 이당로(양화기지삼거리↔경기외고사거리) 굴다리를 지남

 

■ 한남정맥의 호박꽃

 

■ 한남정맥의 맨드라미

 

■ 한남정맥의 봉숭아 꽃

 

■ 한남정맥의 도라지

 

■ 책의 도시 군포시로 들어가는 산타나

 

■ 당정역 1번출입구로 진입하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감

 

■ 서울1호선 전철 당정역을 벗어나고 있는 일행들

 

 

당정공원 앞을 지나고 나서는 신기천을 따라 이어지는 꽃 길을 걷습니다. 루드베키아, 채송화, 구절초.... 한참을 가을꽃 이야기에 빠져 들었습니다. 안양컨트리클럽(9:13) 정문 앞 신호등을 받아 47번 국도를 건넌 후 도심을 버리고 다시 정맥길에 진입하고 감투봉과 무성봉(10:09)을 지납니다. 오늘 지나는 정맥길 중 최고봉인 수리산(슬기봉) 정상의 거대한 통신탑과 붉은 건물들을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이제 등산객들도 한두 명씩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수리산(10:45) 정상의 붉은 건물들은 군부대 시설물로써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아쉽지만 정상을 우회하여 곧바로 수암봉으로 향해야만 했습니다.

  

■ 당정공원의 인공폭포

 

■ 신기천변의 꽃 길

 

■ 안양컨츄리 클럽 정문 앞으로 나옴

 

■ 감투봉정상에 오른 고집통

           

■ 무성봉정상 모습

 

■ 슬기봉가는 길목 임도오거리에서의 고집통

 

■ 슬기봉 오르면서 본 통신 탑

 

■ 슬기봉정상에서 본 통신 탑

 

수암봉 가는 길목에 반갑게도 방앗간(11:09)이 있습니다. 참새가 그냥 지나칠 리가 없습니다. 고추장 찍은 마른 멸치에 오봉산막걸리 한 잔 정말 맛있습니다. 최근 마셔본 막걸리 맛 중 오봉산막걸리가 최고였습니다.
수암봉(11:36)정상에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가 피었습니다. 안산시민들 감각 있습니다. 언제 시계를 넘었는지는 몰라도 군포시에서 안산시로 넘어와 있습니다. 수암봉정상에서 바라보는 쭉 뻗은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시원스럽습니다. 소나무쉼터(12:17)를 지나고부터는 나지막한 산 능선을 따라 막아놓은 군 철책 옆으로 한참을 이어가다 다시 도심 속으로 내려섭니다.

  

■ 수리산과 수암봉 사이 네거리 쉼터 전경 - 오봉산막걸리 맛있음

 

■ 수암봉정상에서의 고집통

 

■ 수암봉정상 전망대에 핀 코스모스

 

■ 수암봉정상에서 본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멀리 서해바다

 

■ 수암봉의 소나무 쉼터 전경

 

■ 군부대 철책을 쭉 따라감

 

■ 서해안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함

 

■ 굴다리 지나 볼록거울 앞에서의 고집통

 

 

이젠 시흥시에 들어선 것 같습니다. 우왕좌왕 끝에 어렵사리 서해안고속도로 아래를 지나는 굴다리를 찾아 지나고 수원인천간 산업도로 교각 밑도 지납니다. 목감사거리(13:53)에서는 지하도를 지나야 했습니다. 정맥길 산행을 이런 식으로 하게 될 줄은 꿈에서도 생각지 않던 그런 행로입니다. 목감초등학교 옆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은 잘 지나갔으나 다시 만난 서울외곽순환도로를 지나야 하는 굴다리를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매고 다녀야 했습니다. 작은 안테나가 있는 산꼭대기에 올라 『여기가 운흥산정상이다. 아니다. 저기가 운흥산정상이다』 일행들의 주장이 마구 엇갈립니다. 때마침 동네 사모님 한 분이 지나기에 물어보니 여기도 저기도 아니랍니다. 운흥산(15:02)정상에는 운흥정이라는 팔각정이 있었으며 바로 앞에는 물왕저수지와 멀리로는 시화호가 조망됩니다. 한남정맥 참말로 멀리 올라 와 있습니다.

운흥산을 출발하여 도리재(15:18)에 내려서서는 제3경인고속화도로 굴다리를 지납니다. 그런데 GPS상 목적지는 뚜렷한데 정맥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에는 도로 옆 2m 깊이의 배수로에 내려서서 약 20m 거리를 지나갑니다. 오늘 가지가지를 합니다. 방죽재가 멀지 않았기에 정맥길 찾기를 포기하고 또 다시 만난 서울외곽순환도로 아래를 지나서 그냥 도로를 따라 유료낚시터가 있는 칠리저수지(15:46) 옆으로 해서 방죽재까지 가기로 합니다.

방죽재(15:54)에는 알뜰주유 할인마트 셀프주유소가 있었습니다.

  

■ 목감사거리 전경

 

■ 목감사거리 지하도를 지나감

 

■ 목감초등학교 옆을 지나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남

 

■ 운흥산 정상에서 본 물왕저수지

 

■ 도리재로 내려선 후 다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지남

 

■ 길 없음 표시판을 무시한 대가로 배수로를 지남

 

■ 배수로를 지나고 있는 산타나

 

■ 칠리저수지 유료낚시터

 

■ 방죽재에서의 고집통 - 한남정맥 다섯 번째 산행날머리

 

 

오늘 경기도의 5개 시를 넘나들었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굴다리와 교각 아래를 지났습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 전철역도 넘었습니다. 지하도를 내려갔다 올라오기도 하고 배수로도 통과했습니다. 신기천을 따라 펼쳐진 꽃 길도 걸었습니다. 인간들의 레저산업과 문명사회에 찢기고 할퀴어 만신창이가 된 정맥길을 찾아 요리조리 정맥길 아닌 길을 왼 종일 찾아 헤매고 다녔습니다. 흙 길 보다 시멘트 길을 더 많이 밟은 하루이기에 발목이 꽤 아프지만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가는 우리 국토를 생각하니 마음이 더 많이 아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