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6. 7. 03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영신봉
■ 누 가 : 고집통 홀로
■ 날 씨 : 흐린 후 장맛비
■ 산행 여정 : 청학동탐방안내소→삼신봉→내삼신봉→상불재→불일폭포→쌍계사
■ 산행 시간 : 6시간 00분
청학동탐방안내소(6:05)→삼신봉(7:11)→쌍계사(12:05)
■ 산행 거리 : 약 12.5 Km
지리산 남부능선 의신으로의 하산에 이어 쌍계사로 하산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도 낙남정맥 고운동재를 출발하는 가공산악회에 동승했습니다.
감사는 나 고집통이 해야 되는데 청학동까지 태워준 버스 기사님의 민망할 정도로 깍듯한 감사 인사가 사람을 당황케 합니다. 감사하는 마음 배워야겠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장마철 폭우로 지리산 출입이 통제되었다 했는데 오늘 청학동은 약간의 안개만 있을 뿐 아침공기가 아주 상쾌합니다. 콸콸 흘러내리는 청학동계곡 물소리는 발걸음 박자와도 잘 어우러져 경쾌합니다.
외삼신봉 갈림길까지 산행에는 별문제 없으나 삼신봉정상까지는 나뭇잎이 빗물을 머금고 있어 바짓가랑이를 흠뻑 적십니다. 삼신봉 정상에 올라서니 지리산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 있습니다. 대성골 계곡의 운무가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카톡질 하고 놀았습니다. 내삼신봉 정상에 오르면서는 땀과 빗방울로 윗도리까지 홀라당 적십니다.
천국을 오르는 쇠통바위가 있습니다. 쇳대를 집에 두고 와 쇠통을 열지 못해 천국으로 갈 수 없다 하니 마눌님께서는 새벽에 집 나설 때 마음 속에 담아갔다 합니다. 한참을 멍 때려봅니다. 고집통이 살아 온 날과 앞으로 살아 갈 날들을 생각해 봅니다. 자존심에 금 가지 않으려고 대책 없이 던져버린 36년의 지난 세월이 너무 아쉽습니다. 하동독바위를 찾아 갔습니다. 수 만년을 덩그러니 홀로 앉아 하동 땅을 내려보는 독바위와 나란히 앉았습니다. 고집통도 세상에 덩그러니 나앉은 독바위가 되었습니다. 또 멍을 때려보지만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상불재에서 쌍계사로 향합니다.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굵어지기 시작하다가 급기야는 소나기로 변했습니다. 쏟아 내리는 불일폭포 물줄기가 너무 웅장해 장엄하기까지 합니다. 불일암에 들러 소나기를 잠시 피해보지만 쉬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오래간만에 비옷 없이 직접 비다운 비를 온몸으로 맞으며 등산화 속에 빗물 한번 채우기로 합니다. 동동주가 생각을 멈춰주길 바랬으나 거제로 돌아오는 버스를 세 번씩이나 갈아탔지만 내내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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