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6. 8. 29 (당일)
▣ 어 디 를 : 설악산 토왕성폭포 전망대
▣ 누 가 : 인현과 고집통
▣ 날 씨 : 비
▣ 산행 여정 : 설악동소공원→육담폭포→비룡폭포→토왕성폭포 전망대→설악동소공원
▣ 산행 시간 : 2시간 00분
설악동 소공원(11:00)→ 토왕성폭포 전망대(12:00)→ 설악동 소공원(13:00)
▣ 산행 거리 : 약 5.4 Km
백 만원 수입이 있는 사람만이 백수가 될 수 있다는데 아름다운 대한민국 정부에서 주는 실업 급여가 백 만원입니다. 『백수(白手)가 과로사(過勞死)한다』. 백수가 바빠 죽는다는 옛말이 거짓이 아님을 나 고집통이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불볕더위로 연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2016년의 무시무시한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설악산 언저리를 세 번씩이나 다녀왔지만 결정적으로 대청봉을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며 인현 친구로부터 대청봉과 공룡능선을 넘는 산행을 제안해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지난봄 화대종주에서 이미 발을 맞추어 본 경험이 있어 무난한 산행이 예상되는데 인현 친구의 입에서는 저질체력에 대한 엄살 섞인 걱정이 하염없이 토해져 나옵니다.
오색약수터를 출발하여 중청대피소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공룡능선을 즐기며 설악동으로 하산하는 비교적 편안한 여정으로 코스를 정해 놓고 거제를 출발하니 우리의 설악산 산행을 축복이라도 해주듯 하늘에서는 보슬비를 뿌려줍니다. 동해안을 타고 이동하는 길에 빗줄기가 약간 굵어지긴 하나 명일 있을 산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닙니다.
속초에 도착하여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구입해 놓고 저녁식사를 하는데 문자 한 통이 들어옵니다. 설악산 고지대의 폭우로 명일 입산과 대피소 사용이 불가하며 기상특보가 해제되어도 탐방로 점검이 완료된 후에 입산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설악산 탐방안내소 안내였습니다. 일정을 연기하기 위해 PC방을 찾아 새롭게 대피소 예약을 시도 했으나 하루 전 예약은 불가했고 직접 설악산 탐방안내소를 찾아도 가보았지만 대청봉 오를 수 있는 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권금성 케이블카 관광과 최근 개방한 토왕성폭포 전망대 탐방에 이어 울산바위를 오르는 여행으로 시간을 보내다가 혹시라도 고지대 탐방길이 열리면 당일치기 대청봉을 오를 수 있도록 설악산 근처에서 하루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권금성에 올라서 가지 못한 공룡능선을 먼발치에서나마 바라보며 약간이라도 아쉬움을 달래고 토왕성폭포 전망대를 향했습니다. 육담폭포, 비룡폭포를 지나고 지난 연말 45년 만에 개방한 토왕성폭포 전망대까지 일사천리로 오릅니다. 어제 내린 폭우에 힘입어 풍부한 수량으로 토왕골의 폭포들이 엄청난 위용을 보여 감탄에 감탄을 연발합니다. 비록 하늘이 길을 내어주지 않아 대청봉을 오를 수는 없었지만 방편으로 선택한 토왕성폭포 전망대에 오르는 일은 정말 잘한 일이었습니다.
소공원에 내려오니 빗줄기가 너무 강해 울산바위 오르기를 포기하고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우리나라 최북단 고성의 통일전망대를 둘러보고 애국심도 키웠습니다. 화진포 해수욕장에는 태풍 라이온룩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있습니다. 혹시나 했던 내일의 설악산 대청봉 산행도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 옳을 듯 합니다. 인현친구의 설악산 복은 여기까지인 것 같습니다. 근속휴가를 사용하면서까지 대청봉산행에 도전하였는데 하늘이 말리는데야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지리산에 이어 설악산까지 비를 몰고 온 본인 탓으로 돌리면 마음이 편할 듯 합니다. 인현친구의 아쉬움을 약간이라도 달래주기 위하여 내일은 선자령으로 안내할까 합니다.
'기타지역 > 강원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초]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있었다 – 설악산 공룡능선 (0) | 2016.10.10 |
---|---|
[강릉] 초원에서 춤추다 – 선자령 [1,157 m] (0) | 2016.09.01 |
[태백] 천상화원(天上花園) – 태백 함백산 [1,573 m] (0) | 2015.08.30 |
[태백] 눈꽃열차를 타다 – 태백산 장군봉 [1,567 m] (0) | 2015.02.01 |
[속초] 아부지와 아들 공룡등을 타다 – 설악산 [1,708 m] (0) | 2014.08.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