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6. 10. 09 (당일)
▣ 어 디 를 : 설악산 공룡능선
▣ 누 가 : 초록빛깔산악회원과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산행 여정 : 설악동→비선대→금강굴→마등령→공룡능선→무너미고개→양폭산장
→비선대→설악동 소공원
▣ 산행 시간 : 9시간 46분
설악동 소공원(4:10)→마등령(7:10)→무너미고개(10:25)→설악동 소공원(13:56)
▣ 산행 거리 : 약 19.9 Km
지리는 「조강지처」요, 설악은 「첩」이라고 뭇 사람들이 그렇게 말합디다. 아기자기하면서 화려한 몸매에 날카롭고 섬세한 성격을 두루 갖춘 설악이기에 한 번 정 주고나면 그 자태를 못잊어 그리움으로 쉬 헤어나지 못하고 몸살을 앓도록 하니까 그렇게 말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초록빛깔산악회 일일회원으로 산행을 신청하니 공룡능선 산행이 힘든데 산 좀 타보았느냐고 내게 묻습니다. 대한민국의 왠만한 산들은 다 올라보았노라 말했습니다. 토요일 저녁 8시에 거제를 출발한 리무진 버스는 새벽4시가 되어서야 설악동 소공원에 도착합니다. 소공원에서 천불동계곡을 따라 비선대까지는 편안한 걸음이었는데 비선대에서부터는 거친 호흡을 내뿜으며 가파른 계단을 걸어 금강굴에 올라섭니다. 동 터기 전 캄캄한 어둠 속 산행이라 앞사람의 불빛만 쫓아 가다 보니 생각지도 않았던 금강굴에도 올라가 보게 됩니다.
마등령 1Km를 남겨놓고 설악산 일출을 맞이합니다. 백두대간 시절 마등령 일출에 매료되어 잊지 못하고 있었는데 오늘 또 그 감동을 먹습니다. 설악이 화려한 변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2016년의 단풍 잔치를 벌여놓았습니다. 막걸리 한 잔이면 아침 요기거리가 됩니다. 설악의 백미인 공룡능선을 넘습니다. 지난 해 여름 아들래미랑 단 둘이서 즐거이 넘었던 그 공룡능선입니다. 그 시절 나 혼자만 즐거웠었는지 그 산행 이후로 아들래미는 산 이야기는 절대로 하지 않아 살짝 미안했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아지매, 아재들 정말 무섭습니다. 공룡능선이 사람들로 인해 비좁습니다.
동해 바다와 속초, 울산바위가 조망되고 용아장성, 대청봉 그리고 서북능선 등 설악의 전부를 속속들이 보여줍니다.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설악의 모든 것을 설악이 아낌없이 내어줍니다. 설악으로부터 먼길 마다않고 밤새 달려온 보상을 톡톡히 받습니다.
양폭대피소에서 느긋하게 식사시간을 갖습니다. 정오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산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천불동 계곡의 기온은 쌀쌀해져 옵니다. 대한민국 3대 계곡 중 하나인 천불동계곡 정말 아름답습니다. 아직 완연한 가을에 들어서지는 않았지만 시원한 폭포수며 약간 덜 익은 단풍들, 이것이면 나 고집통은 대만족입니다.
비선대를 경유하여 소공원에 도착하니 버스가 멀리“C”주차장에 있답니다. 버스주차장 안내원들이 순환버스에 짐짝 밀어 넣듯이 사람을 밀어 넣는 혼란으로 깜빡하고 스틱을 두고 버스에 오르는 불상사가 발생하여 소공원까지 택시로 되돌아갔다 옵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후미는 무려 3시간씩이나 지나서 버스에 합류하게되고 거제에 도착하니 새벽 2시가 되었습니다. 도합 22시간 만에 설악산 공룡능선 산행을 끝냈습니다. 좋아하는「첩」을 만나서인지 전혀 힘이 들거나 피로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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