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8. 1. 01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1,915.4m)
□ 누 가 : 덕규형님과 앙코
□ 날 씨 : 맑고 흐린 후 맑음
□ 산행 여정 : 중산리 주차장→중산리탐방안내소(버스)→경남 자연학습원→로타리대피소
→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탐방안내소→중산리 주차장
□ 산행시간 : 10시간 30분
중산리 주차장(3:30)→천왕봉(7:30)→장터목대피소(8:30)→중산리 주차장(14:00)
2018년이 열리고 있습니다. 어차피 과거가 되어버리는 평범한 날로 변하겠지만 그 1월 1일을 그냥 역사 속으로 보내기에는 뭔가 아쉽습니다. 그래서 지리산으로 발걸음 하기로 했습니다.
재작년 정월 초하루에도 지리산 천왕봉을 찾은적이 있습니다. 황홀했던 천왕봉 일출이 아직까지 뇌리에 남아 있어 그때를 생각하면 항상 가슴이 콩닥콩닥 거립니다.
이번에는 덕규형님과 단 둘만의 산행입니다. 중산리 주차장에서부터 중산리 탐방안내소까지는 바쁜 걸음으로 걷고 경남학습원까지는 미니버스(2천원)에 올랐습니다. 로타리대피소까지 한달음에 치고 올라가 봅니다. 올 겨울은 생각보다 눈이 적게 내려 길바닥이 얼지 않아 아이젠을 하지 않고도 산행하는데 별무리가 따르지 않습니다.
법계사부터 고행길이 시작되었습니다. 힘이 들어서 고행이 아니고 정월초하루 천왕봉 일출을 맞이할려는 무수한 인파로 인해 도저히 올라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천왕봉을 향해 올라는 갑니다. 가끔 뒤돌아 보면 동쪽하늘에 피어 있는 붉은 여명이 오늘의 멋진 일출을 예감하게 만듭니다.
개선문 근처에 올랐을 즈음 한바탕 안개 구름이 주위를 훑고 지나갑니다. 이것으로써 천왕봉에서의 맑은 하늘은 끝이었습니다. 한번쯤은 하늘이 열려 주기를 바라며 천왕봉정상까지 올라가니 일출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이 없습니다. 정상석 근처에는 아예 접근조차 해보지도 못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칠선계곡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으로 뽈때기가 떨어져 나가는것 같습니다.
일출이고 뭐고 생각할것 없이 장터목 방향으로 이동해 바위 밑에서 칼바람을 피하고 있으니 한참후에 덕규형님도 내려옵니다. 가끔 안개 속에서 황금빛 하늘을 연출해 가며 살짝 살짝 얼굴을 내미는 태양을 조우하면서 일출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며 장터목대피소로 향했습니다.
천왕봉과 제석봉 사이의 고사목에 달린 눈꽃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파란 하늘 바탕에 하얀 눈은 정말 조화롭기 그지 없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또한 엄청난 인파로 취사실 내부에는 도저히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추위를 무릅쓰고 발전실 앞 마당에 자리를 깔았고 준비해간 음식으로 지리산에서의 가장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산 하던 도중 뒤돌아보는 천왕봉의 하늘은 안개구름이 언제 있었냐는듯 새파랗게 변해 있기에 아쉬워 다시 되돌아 올라 가고픈 심정이었습니다.
그린포인트 적립을 위해 탐방안내소에 들렀다 마음씨 좋은 안내소 직원으로 부터 커피 한잔을 대접 받았습니다. 중산리에 올때마다 포인트 적립하고 안면을 익혀두어 요즘은 제법 많이 친숙해 졌으며 그분 처럼 나이를 먹어가고 싶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2018년(무술년)이 시작되는 정월 초하루에 앙코는 지리산을 찾았고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2018년의 날들이 내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 날들을 내가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괴로울수도, 행복해 질수도 있습니다.
무술년 한해를 앙코는 빛나면서 현명한 황금개와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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