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아름다운 거제산

[거제] 봄 색깔은 분홍색 - 대금산 [437.5m]

산안코 2009. 4. 5. 01:42

오늘 본 봄 색깔은 틀림없이 분홍색이었습니다.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흰색 벚꽃만 보아왔기에 봄색이 흰색이란데 대해 한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작년 이목저수지 조금 지나 워낙 많은 차량으로 인해 길이 막혀있어 쫒기다시피 돌아왔기에 이번에는 애초에 대금산 뒤편으로 돌았습니다. 상포마을에서 시루봉으로 오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도 상황은 매 한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산길이 막혀 발걸음 떼기가 이만저만 힘든게 아닙니다. 설상가상 먼지가 푹신푹신 날려 숨쉬기 조차 힘든데 지나가던 아저씨 쇳가루가 아니고 흙먼지라서 먹어도 된다고 힙니다. 저는 입 콱막고 가면서 말이지요. 

봄은 언제 내 모르게 성큼다가와서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 공사현장은 황사로 가물가물합니다.
저만치 대금산 정상에는 분홍의 물결과 꼼지락 꼼지락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이 시야에 잡힙니다. 

대금산 정상까지는 무조건 한 줄로 서서 가야만 했습니다. 추월이라는 단어는 상상도 못합니다. 

아이스께끼 총각이 큰 소리로 외칩니다. 너도 나도 한 개씩 물고 왔다갔다 합니다. 지리산 천왕봉 정상석과 마찬가지로 대금산 정상석도 오늘 인기가 만점입니다. 서로 먼저 보듬겠다고 난리법석입니다.   

정상에서 내려보는 진달래 군락지는 일대 장관입니다. 온통 분홍색 카펫을 산능선에 쫙 깔아 놓았습니다. 진달래 꽃도 분홍색이고 이것을 즐기러 나온 아지매들의 옷들도 분홍색입니다. 계절 감각없는 나만 시커먼 옷을 입고 있습니다. 

장목부녀회 간판 달고 있는 행사장 먹거리소에서 진달래 동동주와 파전을 시켰습니다. 아무리 봐도 진달래 향기가 없어 『이것 장목 막걸리입니까?』 물어보니 외포 막걸리랍니다. 동동주 아닌 막걸리를 팻트병 한 개에 5천원 주고 마시고 나니 우째 찜찜합니다. 

임도를 타고 쭈욱 돌아서 정골재를 조금 지나니 샘터가 있고 도다리 쑥국이 있다는 외포항의 횟집 플랜카드가 걸려있습니다. 전화 걸어보고 찾아가니 이 횟집 북새통을 이룹니다. 혼자가서 기웃기웃 해도 쳐다보지도 않길래 옆집에나 가서 팔아주자고 갔더니만 써빙하는 할배 도다리가 없어 못판다고 합니다. 수족관 바닥에 달라 붙어있는 놈은 전부 광어란 말인가? 내 더럽어서 안먹고 말지. 쑥국에 개조개 넣어 먹어면 되지. 장목 공판장에가서 개조개 3만원어치 사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우리 마눌님 개조개 50마리 장만해가지고 냉장고에 집어 넣습니다. 개조개 쑥국은 언제 끓여 줄런지.... 

오늘 봄색깔이 흰색이 아니고 분홍색임을 확실히 확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