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산에나 가 볼까보다. 무작정 보따리 짊어지고 시내버스 주차장을 향했습니다. 주차장 옆 사거리 양심적인 김밥집이 있습니다. 한 줄에 1,000원입니다.
주차장 의자에 그냥 퍼질러 앉아 기다려 봅니다. 8시 10분이 되어갈까 학동 가는 버스가 들어옵니다.
고현 시장통 앞을 돌아 장평 오거리 경유하고 거제, 동부를 지나고 동부저수지가 있는 거제문화 관관농원 앞을 지날 즈음 벨(8:55)을 눌렀습니다. 삐~~~~이. 달랑 나 혼자 내렸습니다.
반겨주는 이 없으니 그냥 혼자 농원 옆 등산로로 오릅니다. 풀잎에는 이슬이 약간 있어 바지가랭이와 신발을 적십니다.
거미들이 아침 식사를 위해 길목에 줄을 잘 쳐놓았는데 걸리라는 벌거지들 안 걸리고 내가 인정사정없이 치고 나가니 미안합니다. 얼굴에 거미줄은 자꾸 걸리고 언제 땀 냄새를 맡았는지 날파리 비슷한 놈들이 끊임없이 얼굴 주위를 왱왱 맴돕니다.
뒤돌아 본 동부 저수지에 물이 제법 차 있습니다. 올 여름 오리보트 장사 좀 되겠습니다. 그 너머 노자산에는 구름이 얼굴을 가려버려 조망이 전혀 없습니다.
최근 길을 다듬었는지 폭 1미터는 족히 될 정도의 넓이로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습니다. 옛날 우리 나무하러 산에 가서 가꾸리로 갈비 싹싹 긁어내듯이 깔끔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없던 팔각정(9:35)을 군데 군데 만들어 놓았습니다.
동부에서 출발한 임도가 있는 그 곳까지(9:55). 임도에서 선자산 정상까지는 제법 힘이 부칩니다. 선자산 정상(10:13)에 올라도 구름으로 인해 조망이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땅바닥에 놓고 셀카도 해 봅니다.
보이는게 없으니 그냥 출발이고 조금 가니 또 다른 팔각정(10:40)입니다. 김밥이랑 맥주를 비웠습니다.
바로 앞에 삼거리입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아마도 바로 밑에 있는 아파트에서 올라오는 길인 모양입니다. 그리고 지난번 거꾸로 치고 올라오다 포기한 거제 동서지맥 선자산에서 배합재로 연결되는 그 길로 연결될 것 같습니다.
직진으로 출발입니다. 고현시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찌부덩한 하늘이 언제 그랬냐고 햇볕이 강렬합니다.
고자산치(11:18)에는 짚차 한 대 굉음을 내고 달립니다. 고자산으로 오르던 중 백두대간을 몇 구간 남겨두지 않은 옥봉님이 맞은편에서 반갑게 인사합니다. 자기도 진작 알았으면 나처럼 이렇게 코스를 정했을 텐데 왜 그 생각을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옛날 6.25 시절 미군 통신대(11:50)의 잔 건물이 있는 곳까지의 길에는 제법 몇 명의 산님들을 만나고 페러글라이딩 3마리가 구름 속을 왔다 갔다 합니다. 저러다 다칠라 걱정됩니다.
계룡산 통신탑(12:00)입니다. 그리고 절터(12:10)에는 어느 유치원에서 왔는지 꼬마 애들이 즐비합니다.
계룡산 정상(12:23)석을 사진기에 담아봅니다.
선자산 정상(10:13)에 그렇게 많이도 찍었던 삼성중공업 사진도 또 찍어봅니다.
계룡산 팔각정(12:37)에는 전라도 사투리가 난무하는 중년의 아저씨, 아줌마가 시끌 벅적합니다.
고현공고(13:05)에서 충혼탑(13:10)으로, 충혼탑에는 청춘남녀 둘이서 뭘 하고 있는지 세인의 눈을 피해있습니다.
롯데인밴스 옆 14번국도(13:20)로 내려서니 제법 먼 길을 오늘도 걸었고 올 초 앵산을 시작으로 거제 11대 명산 일곱 번째를 밟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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