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24. 1. 27 토요일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1,915.4m)
■ 누 가 : DL 유부장, 덕규 형님과 안코
■ 날 씨 : 맑음
■ 산행여정 : 중산리탐방안내소→칼바위→망바위→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중산리탐방안내소
■ 산행시간 : 10시간 00분
중산리탐방안내소(7:15)→천왕봉(12:40)→장터목대피소(14:50)→중산리탐방안내소(17:15)
2024년 첫나들이도 지리산입니다. 새로운 인연을 한 분 모셨습니다.
세월에 무릎 꿇어 무기에서 단기계약으로 갈아탄 안코의 직장이 머지않아 새 주둔지로 이전 할 것입니다. 새로 건설되는 주둔지의 공사 마무리와 시설 인수인계를 위해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있는 DL건설 유관옥부장이십니다. 유부장은 안코와 동갑이며 거제에서의 일이 마무리되면 회사를 퇴직하고 수원의 가족에게 돌아간다며 그 전에 지리산 천왕봉에 한번 가보고 싶어 등산화와 스틱을 준비했다 합니다.
지난주 강우로 포기했던 지리산 산행을 마침 이번 주 토요일에 예정하였기에 함께하자 하니 흔쾌히 수락합니다. 처음으로 하는 겨울의 지리산 천왕봉 산행이니 기대가 되면서도 걱정이 많은지 산행 준비물과 산행코스 관련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배낭과 아이젠, 스패츠 등을 인터넷 구매하였다며 안코에게 사전 확인도 받습니다. 준비물은 잘 갖춰졌으니 문제는 체력인데 평소 골프를 즐긴다 하고 매일 넓은 주둔지를 열심으로 걷는 것으로 보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거제의 새벽 5시, 기온 -2도. 거제보건소에서 유부장과 고려3차에서 덕규 형님을 모셨습니다. 아침식사는 의례히 덕산 황태해장국이며 고맙게도 유부장이 결재합니다. 중산리 탐방안내소 앞 주차장 공사로 중산리 아래 도로변에 주차시키고 본격적으로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중산리 날씨는 -6도이며 파란 하늘은 너무 청명해서 하얀 모자를 쓴 천왕봉이 바로 눈앞에 서 있습니다. 새 인연과 함께 2024년 첫나들이 신행이니만큼 안전 산행(안산), 즐거운 산행(즐산), 행복한 산행(행산)을 다짐해 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부 1쌍과 총각 한 명이 가던 길을 되돌아 내려옵니다. 애석하게도 주차위치가 문제되어 차 빼라고 연락이 왔다는데 산행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그나마 큰 다행입니다.
칼바위 유래를 설명하고 칼바위 삼거리에서 잠깐 휴식할 때까지는 좋았는데 망바위로 가는 가파른 길에는 눈이 쌓여 있어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어느순간 유부장의 호흡이 가팔라지면서 걸음 걸이에 문제가 생기고 속도가 더뎌지더니 그 여파로 로타리대피소에 도착한 시간이 평소보다 1시간 가량 지체되고 말았습니다. 로타리에서 약간의 에너지를 보충하고는 발 빠른 덕규 형님은 먼저 올라가 천왕봉 근처에서 기다려 달라 부탁하고 유부장 컨디션에 맞추어 서너 발자국 가다 쉬고 또 서너 발자국 가다 쉬기를 여러 수십 차례 끝에 결국에는 유부장 생애 최초로 역사적인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섰습니다.
오늘은 어쩐 일인지 천왕봉에 산님이 많지 않아 천왕봉 정상 인증하는데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천왕봉에서 장터목 가는 지리산의 최고 아름다운 길이 날씨가 워낙 따뜻해 눈꽃이나 상고대가 없어 약간 아쉽지만 그런대로 겨울 산행의 맛은 있습니다. 장터목대피소 도착시간이 오후 2시가 다되어 가고 점심식사 시간이 너무 늦어 세월아 네월아 하고 있을 시간이 없어 약간 바쁜 걸음으로 재촉했습니다.
장터목대피소 점심메뉴는 떡국을 첨가한 황칠오리구이 그리고 신라면을 끓였으며 커피 한잔으로 입가심하고 서둘러 중산리로 하산합니다. 계획대비 시간이 너무 많이 지체되었기에 혹시나 산중에서 어둠을 맞이할 것을 염려하여 바쁜 걸음으로 하산을 시도했습니다. 꽁꽁 얼어 붙은 유암폭포 경치가 너무 좋아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약간 머물렀습니다. 뒤따라 내려오는 유부장이 새끼 발가락이 너무 아프다며 나중에 발톱이 빠질 것 같다 합니다. 언뜻 보기에 등산화가 약간 작아 보이는데 아이젠까지 착용했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고진감래라 했던가요? 보통 즐거움은 고통을 동반하는 법이지요.
돌아오는 길에 오늘 산행이 너무 좋았다며 저녁식사까지 책임져 준 유부장이 고맙습니다. 몇 일 후면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거제를 떠나게 되는 유부장과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짧은 인연이지만 2024년 첫 산행을 함께한 소중한 인연이 되었습니다.
언제 어디를 가시더라도 건강 잘 챙기시고 함께 했던 겨울 지리의 추억을 평생 간직하시고 생각하셔서 새로 펼쳐질 인생 2막에서 생활의 활력소가 되시길 안코는 무한 응원하겠습니다. 관옥씨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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