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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고매밭이 지천인 욕지도 - 욕지도 천황봉 [393.5m]

산안코 2009. 8. 31. 13:57

지난 4월의 연화도 섬산행에 재미 붙어 8월의 마지막 토요일을 기해 이번에는 욕지도 천황봉(393.5 m) 산행을 위해 삼덕항에서 욕지도로 가는 카페리에 몸을 올렸습니다. 욕지도는 왜 욕지돈가? 네이버가 말하기를『 노승(老僧)이 시자승(侍者僧)을 데리고 섬 동쪽을 마주보고 있는 연화도(蓮花島)의 상봉에 올라있었는데,「 스님, 어떠한 것이 도입니까? 」하고 묻는 시자승에게 「 慾知島 觀世尊島 」라 대답하며 욕지도를 가리키더라는 데서 유래됐다 』고 하는데 도대체 무슨소린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오늘 하루는 가두리 양식장에 걸터앉아 고등어 새끼, 메가리 새끼랑 실랭이를 벌이다가 쌩뚱맞게 죄 없는 뽈라구 새끼들만 작살났습니다. 고등어회도 맛있다는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욕지도에서 맛집이라고 소문난 짬뽕집 한양식당, 신화 돼지국밥집에도 가 보았습니다. 해물이 천지로 깔렸는데 욕지도에까지 들어가서 짬뽕에 돼지국밥이라니. 남들이 들어보면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겠습니다. 

  

 

포까지 승용차로 이동하여 일출봉(190m)으로 오르는 들머리를 잡습니다. 비록  높지않은 일출봉이지만 숨이 차기는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것과 별반 다른것이 없습니다.
매미새끼들 더럽게도 울어 재낍니다. 8년을 기댜려 세상 나왔는데 금방 가는 여름이 못내 아쉬운 모양입니다. 

일출봉에 올라 저 건너편의 천황봉을 올라야 한다는 내 말에 갑자기 내 꼬라지가 보기 싫어진다는 정대리님의 말씀. 어차피 저기 안갈거면 욕지도에 들어와야 할 이유가 없지. 

망대봉으로 가는길에 왼쪽으로 고개 돌리니 봄날 올랐던 연화도가 헤엄쳐 건널수 있는 지척의 거리에 앉아있습니다.  보기에 그렇지 내가 무슨 재주로 저만치 가겠습니까? 

사진으로 찍어 놓으니 멋있습니다. 꼬불 꼬불 망대봉에서 개미목을 내려가는 찻길이 너무 아름다운 길입니다. 쭈욱 가다가 바다로 풍덩 할 것만 같습니다. 길 양편으로 고구매 밭이 지천입니다. 부끄럽게도 어떤놈들이 고매 밭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나같이 산 간다고 하면서 슬쩍 한번 들어간 모양입니다. 

쫙 벌어진 바위가 있고 그 아래로 새파란 바다가 있고 섬도 보이고 저 멀리 숭어잡이 그물망도 보입니다.
여기 욕지도 오지 않았다면 이런 풍경을 어디서 볼까? 

곡마을을 지날즈음 일주도로에서는 시간당 2만원에 빌려준다는 사륜 오토바이가 쌩쌩 내달립니다. 게을은 사람들 즐기기엔 안성 맞춤식 교통수단입니다. 할매바위 근처에는 국산 바나나 어름이 엄청 열렸습니다. 만약 길이 좋았다면 그냥두지 않았을것입니다.
내마음대로 생각해서 대기봉에서 바라보는 일출봉, 연화도는 욕지도 제1입니다. 저렇게 멋있는 경치 구경 못했습니다. 

이유 없이 대기봉에서 바라보는 뒷모습은 욕지도 제2입니다. 순전히 내마음 대로 생각해서. 대기봉에서 보따리 싸는 순간 대구에서 오신 세분 어르신께서 소주 한잔을 권합니다. 나는 한번도 이런걸 마다 해본 적이 없습니다. 낼름 두잔 받아 마시고 깍듯이 감사의 인사를 하고 천황봉을 향해 발길을 오던길로 되돌렸습니다. 

여긴 해군이 또 한 행사를 합니다. 한가닥 한다는 산만 있으면 육군들이 만신창이를 만들어 놓았는데 섬에 들어오니 이제는 다른 군인입니다. 천황봉 꼭대기에 아주 건물이 들어섰습니다.

  

 

 

 

 

 

 

 

  

가고 싶지만 출입금지 등등 올라오면 큰일난다는 글자를 써 놓고 콱 막아 놓았습니다. 그럼 내려가지 뭐 별 도리 없습니다. 

태고암 이정표가 보였는데 갈길이 급한가 봅니다. 발걸음이 그냥 아래로 내리 꼽습니다. 약과봉 가는 길이 보이질 않습니다. 보였는데 일부러 안 본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빨리 욕지항으로 내려가고 싶었을겁니다. 3시간 반의 섬 산행이었습니다. 쭈쭈바 한개 입에 물고 해봉회 전문집으로 들어갔는데 싱싱한 자연산 쥐치로 끓였다는 매운탕인데 고기 살은 어떤놈이 다 발라먹고 삐따구 서너개 들어간것이 맛태가리 정말 없습니다.
거제도 촌놈들이라고 할매 속이려 든다. 욕지도 고구마가 맛있다길래 5Kg 에 2만원을 들였다. 조금 더 지나면 고구마 값이 많이 싸질거라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산이 있어 정말 좋은 욕지도인데 사람이 욕심이 너무 많아 잘못 욕지도를 이해할것 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