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산악회 정기총회를 국사봉 등반 후 문동에서 한답니다. 총회시 수상자명에 내 이름도 올라 있다고 합니다.
통박을 굴렸습니다. 대단위 인원이 9시에 운동장을 출발하여 옥포에 도착하여 국사봉에 올랐다 문동까지 도달하려면 족히 서너시간은 걸릴것을 예상하여 올해 목표로했던 거제 명산 중 오르지 못한 두 곳 중 북병산을 올라 거제지맥을 타고 옥녀봉삼거리 통과하여 문동으로 내려가면 얼추 도착시간이 일치하겠지 생각하며 8시에 집을 나섰습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삼거마을로 가는 버스가 없습니다. 문동(8:35)에서 버스를 내려 도로를 따라 심원사 입구(9:05)까지 쌔가 빠지도록 걸었습니다.
집 나설때의 보슬비가 제법 빗줄기가 굵어져 우의를 걸쳤습니다. 북병산 정상(9:40)까지는 그래도 순탄하게 잘 올랐습니다. 정상 바로 밑 팔각정 쉼터에서 쉬고 있는데 대간하는 형님께서 친구 두분과 함께 계룡산에서 출발하였다며 올라 오십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일찍 서두르셨나 봅니다.
산악회 버스는 우천으로 인하여 국사봉 산행을 포기하고 문동이 아닌 다른곳에서 정기총회만 하고 간다고 전해 주십니다. 내 통박이 완전히 물알로 가버렸습니다. 그래도 계산한 코스는 밟아야겠습니다.
소동고개로 한참을 향해 가고 있는데 형님들이 스쳐지나갑니다. 아직 내가 젊은데 못따라 가서야 되겠는가? 열심이 따라 붙었습니다. 어느 한순간 그 형님들 시야에 사라졌습니다.
조금만 가면 소동고개이겠지. 맞겠지. 어~ 길이 없습니다. 희미한 길이 산짐승이 댜녔나? 가다보면 소동고개 나오겠지. 무덤이 나오고 드디어 길입니다. 그런데 차량이 다니는 도로가 아니고 임도입니다. 임도 따라 내려가면 소동고개 나오겠지. 딱 기가 차버렸습니다. 바로 앞에 지세포 마을이 보입니다. 뭣이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지세포 뒷편 바다가 보이는 서이말 방면으로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는 억수 같이 쏟아지고 신발 속은 질척질척한데 캄캄합니다. 그냥 지세포로 내려가서 버스타고 집에 가버릴까보다 생각도 했지만 그래도 걷는다는것이 너무 좋아 임도를 반대로 타고 올랐습니다.
죽으라 걸어가니 소동고개(12:15)가 나옵니다. 차량들이 쌩쌩 지나갑니다. 지금 손만들면 누군가가 나를 태워 고현까지 데려다 줄것같은데 또 마음이 나약해집니다.
북병산에서 1시간 반만 걸으면 될것을 2시간 40분만에 도착했습니다. 그래 가자 목표한데로. 옥녀봉 삼거리(13:00)로. 그리고 명재고개(13:40)를 지나고. 문동폭포(13:49)에 내려서니 두쌍의 연인들 겨울비 속에 다정이 손잡고 올라옵니다. 사랑은 정말 아름다운것입니다.
비가오지 않았더라면 문동(13:55)에서 산악회 정기총회를 하였을건데 오늘은 내가 운때가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상 받을 사람은 있는데 줄 사람들이 자리를 옮겨버렸으니. 총회를 위해 맛난 음식도 준비를 수월찮게 했다고 들었는데....
내 복의 한계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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