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아름다운 거제산

[거제] 막내 옥녀는 저녁 무렵에 - 가조도 옥녀봉 [331.9m]

산안코 2009. 9. 27. 16:47

6월인가 그때 바람이 엄청불어 한내공단에 600톤 골리앗 크레인이 자빠지던날 성포에서 도선을 타고 가조도로 건넜었습니다. 계도 앞 해상콘도에서 하룻밤을 지새며 낚시를 하기위해....
이후 가조도 연륙교가 완공되어 이제는 자동차로 들어갈수 있습니다. 오후 5시가 지나 옥녀봉에서 해넘이를 보기위해 나섰습니다. 사등면 가조출장소에 자동차를 주차시키고 바로 옥녀의 허리(17:30)에 매달립니다.
옥녀봉들은 한결같이 가슴 아픈 사연들을 한개씩은 다 품고 있습니다. 가조도 옥녀봉에는 이런 아픔이 있습니다.
『 아주 오래 전 옛날에 하늘의 옥황상제의 딸인 옥녀가 상제의 노여움을 사서 인간 세상에 내려와 벌을 받고 있었습니다.  천년 동안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말고 순결하게 지내야 하늘로 올라갈 수있다는 상제의 명을 받았던 것입니다. 기약했던 천 년의 날짜를 얼마 남겨 놓지 않고 하늘로 올라가기 위해 마지막 근신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옥황상제가 옥녀를 시험하기 위해 하늘나라에서 제일 잘난 남자 선군을 내려보내 옥녀를 유혹케 했던 것입니다.
옥녀는 이같은 사실을 모르고 눈앞에 나타난 선군에게 매혹되어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하늘나라에서 내려온 선군도 옥녀의 아름다운 얼굴에 정신을 잃어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 세월가는 줄도 모르고 지내고 있었습니다. 옥녀와 선군이 상제의 명을 어기고 사랑에 빠져 있는 것을 내려다 본 옥황상제가 대노하여 옥녀와 선군을 섬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합니다. 』옥황상제님도 너무하시지 뭘 그리 크게 잘못했다고 어찌 천년씩이나 벌을 주신단 말입니까? 

막 옥녀봉 들머리에 들어설 즈음 한쌍의 중년 부부가 내려옵니다. 옥녀봉 1.2Km 표지목과 나무 계단을 지나고 잘 정돈된 완만한 산길을 따라 2기의 무덤을 스쳐지나고 나니 임도(17:50)가 나타납니다. 멀리 삼성중공업, 앵산, 거제대교등이 조망됩니다. 

계룡산, 성포마을, 산방산, 가조도 연륙교도 희미하게 조망됩니다. 서쪽하늘에는 서서히 해넘이가 시작됩니다. 정상에서 봐야 되는데 마음이 바빠집니다. 

그다지 높지않은 옥녀봉 정상(331.9m)이지만 임도에서부터는 아주 심한 까꼬막입니다. 땀이 비오듯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반갑게도 옥녀봉 정상 팔각정(18:00)이 눈앞에 나타나고 봉수대가 있고 잘생긴 정상석이 보입니다. 

가조도 옥녀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붉게 물들어 환상인 해넘이가 통영 벽방산 너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참을 넋을 놓고 감상해 봅니다. 

어둑어둑한 산길을 홀로 하산하는데 우~웅 우~웅 우는 스산한 새소리, 숲속에서는 염소 우는 소리,  급기야는 바로 발아래에서 후다닥 동물이 놀라 달아나는 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옵니다. 가조도 출장소로 하산(18:40)을 완료하고 돌아오는 길에 가조도 연륙교의 아름다운 불빛을 한참동안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지척거리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있었습니다. 자주 들러보아야 겠습니다. 거제 막내옥녀는 늦은 밤에 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