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만에 거제11대 명산입니다. 이번에는 거제지맥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노자산입니다. 혜양사주차장에 삼철이를 주차시켜보니 혜양사 앞 나무밑에는 온통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혜양사 스님들 정신 통일시키는데 어려움이 많겠습니다.
그냥 노자산 계곡(11:30)으로 향하는데 귀가 차 버릴 정도의 멋있는 새 건물이 길을 가로막습니다. 바닥이 대리석으로 쫘~악 깔린 아직은 미완의 건물인 촉성각과 무엇각, 무엇 등등의 현판이 붙어있습니다.
길 바닥에 무언가가 꿈틀거립니다. 지렁이인줄 알았는데 머리가 아주 새까만 실오라기 같은 뱀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내일, 모레면 겨울인데 아직까지 저렇게 작은 뱀이 있을까 의심스럽습니다. 아니면 우리나라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성사(成巳)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어느 세월에 다 자라 추운겨울을 날지 걱정입니다.
한참을 오르다보면 임도가 나오고 임도에서 다시 산속으로 들어가는 지역의 표지가 참 희안합니다. 거제시에서 산에 돈을 그렇게 많이 쳐바르는데 아직도 저런 이정표가 남아 있다니... 저건 이정표도 아녀.....
숨을 할딱이며 첫번째 헬기장에 도착(12:15)합니다. 가을의 전령사 억새가 보기 좋게 폈습니다. 그렇지만 단풍은 아직 멀었습니다.
헬기장 억새 몇 장 건지고 나니 카메라가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 밧데리가 다 되었나 봅니다. 휴대폰으로 바로위 사각정을 찍어 봅니다. 나중에 보니 그져 그런데로 쓸만해 같이 올려봅니다.
작년에 노자산 정상석의 옆구리에 상처를 입고 작대기를 짚고 서 있드니만 시멘트를 쳐발라 깔끔하게 치료가 되어있습니다.
충무김밥 1인분만 해도 배가 차 오릅니다. 그런대로 경치도 날씨도 괜찮은데 혼자이고 카메라까지 먹통이니 바로 하산입니다..
제법 짜시락 짜시락 등산객이 올라옵니다. 하산길에 여섯팀의 일행들을 스쳐지나고 혜양사에 거의 도착할 무렵 산으로 올라 오던 청춘남녀 내게 물어옵니다. 『 학동 휴양림 주차장을 갈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 휴양림에서 노자산 정상에 올랐다가 하산길을 잘못 택해 혜양사까지 내려 왔다고 합니다. 다시 정상에 올랐다 휴양림으로 간다면 아마도 거기 남자친구 작살 나겠습니다.
데려 줄테니 다시 혜양사로 가자니 엄청 고마워합니다. 혜양사 법당에 들러 삼배하고 나오니 주지스님 무엇이 그리도 급하냐고 차 한잔 마시고 가라십니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두 젊은이가 있어 그냥 고맙다는 인사(14:00)만 남기고 삼철이랑 학동휴양림까지 들렀다가 돌아 왔습니다. 학동휴양림까지 두 남녀 한마디도 없다가 차에서 내리자 마자 서로 손잡고 사라집니다. 엄청 긴장하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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