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18. 2. 25 일요일
■ 누 가 : 앙코 홀로
■ 어 디 : 일본 시코쿠 에이메현 사이조시 이시즈치산(石鎚山)
■ 날 씨 : 흐린 후 진눈깨비
■ 산 행 : 山麓下谷驛(ロープウェイ)→石鎚山の頂→成就社→山麓下谷驛(ロープウェイ)
■ 시 간 : 7시간 45분
산로쿠시모타니에끼(8:40)→이시즈치산(11:27)→조주사→모타니에끼(14:30)
1개월간의 한국 휴가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이마조의 8177호선에 승선하여 GAS TRIAL에 들어갔습니다. 조선소 근무 이래 가장 오랜 기간인 1개월 반을 해상시운전 호선에 승선하였고 더더구나 야간근무조에 편성되어 몸의 균형이 많이 깨져버렸습니다.
3월 1일이면 일본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귀국하기로 했으니 앞으로 내게 주어진 주말은 두개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만사 제쳐두고 이시즈치로 달려야겠습니다.
1년 전 이맘때 처음으로 이시즈치에 첫 발걸음하고 오늘이 11번째이면서 이시즈치와의 사요나라 발걸음이 되겠습니다.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이시즈치 로프웨이 입구로 향하는 세토우치 버스 안에는 앙코 홀로 덩그러니 앉아 있습니다.
로프웨이에는 이시즈치 스키장 손님들로 북적입니다만 산행을 위한 사람은 역시 나 혼자입니다. 아이젠과 스패츠로 무장하고 상쾌한 발걸음으로 성취사로 향합니다. 성취사부터는 적막강산입니다. 앞선 시간의 로프웨이에서 산님이 몇 명 있었는지 눈길에 발자국이 몇 개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 쿠사리가 있는 폐쇄된 산장 근처에서 두 분의 산님을 추월했습니다.
정상 근처 철 계단을 지날 때는 너무 많이 쌓인 눈으로 인해 벼랑 끝 미끄럼에 아슬아슬합니다. 까딱 잘못했다간 이시즈치와의 사요나라가 아닌 이 세상과의 사요나라를 하게 될 수도 있겠습니다.
이시즈치 정상에서 네 명의 산님을 만났습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내려올 때 한 사람을 합쳐 모두 일곱 명의 산님을 만났습니다. 이시즈치산과의 동급의 산인 지리산인 경우 아마도 수백 명을 스쳐 지났을 것인데 일본이란 곳은 한국과는 뭔가 달라도 다릅니다.
하산길은 오를 때보다 더 위험합니다. 체인젠은 이곳 이시즈치에서는 해당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익히 알면서도 일본 아이젠이 너무 비싸 구입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착용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엉덩방아 찢기가 예사였고 멈추지 않는 미끄럼질로 간신히 나무줄기를 잡고 멈추었을 때는 십년을 감수했습니다. 정말이지 하마터면 엄청난 일을 당할 뻔도 했습니다.
1년여 동안 내게 마음의 안식처를 제공하며 편안함을 주었던 이시즈치는 사요나라를 하러 간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나 앙코를 따뜻하게 맞이해 주었습니다.
오늘로써 앙코와 이시즈치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이시즈치.... 사요나라! 이시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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