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1. 12. 11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1,915.4m)
□ 누 가 : 대성, 성인, 정희와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산행 시간 : 중산리(8:00)→천왕봉(12:40)→중산리(18:00) 10시간 00분
□ 산행 거리 : 중산리→로타리→천왕봉→장터목→중산리 (12.4Km)
올 겨울 첫 눈 산행을 지리산으로 잡았습니다. 강원도 폭설이라는 일기예보를 접하고 천왕봉의 멋진 눈꽃산행을 꿈 꿨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무실의 현사장, 최사장, 또 다른 최사장이 동행하게 되었으니 궁합이 전혀 어울리지 않은 조합입니다. 초보 산꾼 두 분을 모셨기에 천왕봉의 가장 무난한 코스인 중산리 길을 택했지만 그래도 겨울산행이라 긴장은 됩니다.
개인적으론 2011년 들어 열 번째 지리산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애초 열한 번을 계획하였으나 예기치 못한 호남정맥 등장으로 한번은 내년으로 미루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리에 한번 적게 갔다고 내 생에 큰일 나는가 아니니까요.
할매 손맛은 늘 그대로인데 내 입맛이 변덕을 일으킨 건가요. 오늘따라 용궁식당 씨래기국이 맛이 있습니다. 하늘은 맑고 기온은 높아 법계사 오르기까지는 봄날입니다. 약간의 잔설이 등로에 있지만 살짝살짝 즐겨가며 올라갑니다.
로타리산장에서는 공단직원과 떡 한 접시에 커피 네 잔을 바꾸었습니다. 지난 봄날 칠선계곡산행 계획 빵구로 인해 희한한 인연을 텃기 때문입니다. 법계사 적멸보궁에서는 스님의 염불소리에 맞추어 소박한 염원을 담은 삼배를 정성껏 올렸습니다.
개선문 근처에는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는 도저히 오를 수가 없습니다. 멀리 연하봉은 구름과 함께 기막힌 조화를 만들어가며 여러 가지 그림을 그려냅니다.
지리산에 처음 오르는 두 분은 처음이라고 생각 들지 않도록 상상외로 잘도 오릅니다. 천왕봉에 올라서고 우린 숨이 멎을 뻔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 꿈에도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이 발아래 펼쳐져 있습니다. 칠선계곡과 백무동이 있는 함양 땅은 포슬포슬 솜이불을 뒤집어 쓴 채 잠들어 있습니다. 출장길 비행기에서 내려 보면 살짝 뛰어내리고 싶어지는 하얗디하얀 그런 구름이 온 세상을 뒤덮고 있습니다. 환상입니다.
천왕봉에 올랐으니 당연 정상석 보듬고 사진 찍어야지요. 날씨가 아무리 따뜻하다 해도 천왕봉 정상은 그래도 찬바람이 붑니다. 곧바로 장터목으로 향합니다.
햇살 받은 눈빛은 눈이 부셔 그냥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얼른 선글라스를 끄집어내었습니다. 매 년 겨울의 지리산을 보며 정말 아름답다는 것을 실감하듯이 오늘도 같은 느낌입니다. 내가 게을러 집을 나서기가 어렵지 마음먹고 지리산을 오르면 이렇게 좋은 세상에서 보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장터목산장에서는 때가 약간 늦은 점심식사를 합니다. 소불고기와 라면 그리고 각종 음료입니다.
중산리계곡이 눈으로 얼어붙어 아이젠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유암폭포는 아직 물이 흐르고 있어 지난 1월의 아름다웠던 모습은 아직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여름 폭우로 인해 등로길이 많이 훼손되어 약간 위험하기도 합니다. 칼바위삼거리에 도착하니 날이 어둑어둑해졌습니다.
중산리에 도착했을 때는 완전히 어두워져 플래시가 필요했습니다. 오늘 또 새로이 지혜에 두 사람이 빠졌습니다. 앞으로 동무가 불어날 것 같습니다. 축하해야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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