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3. 4. 16 (당일)
□ 어 디 를 : 가라산(585 m), 망산(397 m)
□ 누 가 : 고집통 홀로
□ 날 씨 : 흐림
□ 산 행 여 정 : 내촐→가라산→저구삼거리→여차등→내봉산→망산→명사
□ 산 행 시 간 : 5시간 48분
내촐(10:12)→가라산(11:43)→저구삼거리(13:05)→망산(15:16)→명사(16:00)
□ 산 행 거 리 : 약 13.2 Km
개그 콘서트에 『불편한 진실』이라는 코너가 내겐 자주 현실이 됩니다. 마눌님으로부터 일방적인 원 투 스트레이트를 맞고 그로기가 되기 일쑤지만 막상 나는 왜 그래야 되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이유를 물어보면 왜 그런지 모르는 것 그것이 이유랍니다. 허~~얼 입니다. 개그 소재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세대의 많은 남자들 이야기리라 믿고 싶습니다. 어쨌든 나는 자주 개그 속의 주인공이 되곤 합니다.
쌍팔년도 당시 회사를 상대하여 민주화를 부르짖었던 날이 있어 그 날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매년 이 날은 회사를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직장 생활하는 회사원들이야 남들 일할 때 하루 쉬는 일 만큼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즐건 마음으로 보따리 챙겨 들고 학동으로 출발해 봅니다.
학동마을 약간 지나 내촐에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날씨는 꼬리꼬리하고 바람이 제법 세차 게 불고 있습니다. 늦었지만 아침 식전이라 계곡에 숨어들어 라면을 끓였습니다. 참말로 맛난 라면 입니다. 진마이재를 지나 가라산정상에 올랐으나 옅은 안개비만 날 마중할 뿐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가라산 전망대에도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대마을로 갈라지는 학동고개에서 우틀하여 다대산성에 도착합니다. 산성에 올라 평소 다니던 왼쪽 길을 마다하고 오른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잠깐 한눈 파는 사이 산성 벗어나는 길을 지나쳐 산성을 한 바퀴 돌고 말았습니다. 다시 빽입니다.
저구삼거리에 내려서니 날씨가 살짝 개는 듯 하다가 각지미에 올라서니 또 안개 속에 갇혀 버립니다. 여차등 양심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보았습니다. 가라산 오르면서 라면 끓여 먹은 일이 살짝 양심에 걸리지만 착하게 사는 나로써야 그닥 찔리는 것은 없습니다.
맑은 날이면 대마도가 훤히 보이기도 하고 거제에서 가장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내봉산과 호변암 경치가 아쉽게도 오리무중 속입니다. 망산 정상에 도착할 즈음 오늘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인 산불 감시 아저씨가 내려옵니다. 안개 자욱하여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데 아저씨께서는 뭐 하러 올라오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 안개 속에 삼백 명이 넘는 산님들이 망산 정상을 다녀 갔다며 아저씨 또한 혀를 찹니다. 산꾼들은 산에 한번 꽂히면 밤낮 구분이 없으며 날씨에 연연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르시는 모양입니다.
명사 방향으로 약 10분 정도 내려가니 부산에서 온 총각 두 사람이 지금 자기들이 서 있는 그 자리 가 정상인지 물어옵니다. 그 자리에서 약 10분 정도 더 올라가야 하고 망산 정상에가도 안개로 인해 눈에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며 단지 정상석 하나 자리잡고 있으니 꼭 올라가서 손으로 터치한 후 내려오라고 친절하게 안내했습니다. 어차피 정상에는 눈에 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나를 만나지 않았었더라면 고생을 더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두 사람은 오늘 아주 불행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명사마을에 내려서자 마자 학동행 버스가 도착합니다. 너무 반가워 버스에 얼른 오르긴 했지만 지갑 속에 만 원짜리만 있을 뿐 잔돈이 없어 난감합니다. 학동 도착하면 잔돈으로 교환하여 차비를 결재 할 작정인데 저구마을에서 배낭을 짊어진 폼이 꼭 나 고집통을 닮은 사람 한 분이 버스에 오릅니다. 대간과 정맥을 같이하고 있는 홍만님이 망산 산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다 마침 나를 만나 차비를 결재해줍니다. 이런 곳에서 홍만님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니 어찌나 반갑고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홍만님 또한 나를 만나 학동에서 버스를 갈아타는 수고를 들고 집에까지 편안하게 갈수 있었으니 상호간에 작은 횡재를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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