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4. 5. 24 ~ 5. 25 (1박 2일)
▩ 어 디 를 :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 누 가 : 기성, 일수, 재너머 형님과 고집통
▩ 날 씨 : 1일차 맑음, 2일차 흐림
▩ 산행 여정 :
1일차: 배내고개→능동산→천황산→재약산→죽전마을(버스)→배내고개
2일차: 배내고개→배내봉→간월산→간월재→신불산→신불재→영축산→죽전마을
▩ 산행 시간 : 15시간 50분
1일차: 배내고개(9:33)→천황산(12:49)→재약산(15:17)→죽전마을(17:33) 8시간
2일차: 배내고개(4:08)→간월산(6:40)→영축산(9:18)→죽전마을(11:58) 7시간 50분
▩ 산행 거리 : 약 29.7 Km
단풍사색길, 사자평억새길: 13.8Km, 달오름길, 억새바람길, 단조성터길: 15.9Km
영남알프스에 하늘억새길이 열렸습니다. 단풍사색길, 사자억새길, 달오름길, 억새바람길, 단조성터길 이렇게 다섯 구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영남알프스 태극종주구간에서 운문산과 가지산이 빠진 약 30Km 거리로써 만만찮게 보면 아니 됩니다.
재너머 형님께서 1박2일 하늘억새길 비박산행을 계획했습니다. 나야 아주 좋지요. 비박산행을 언제쯤 해 봤는지 기억이 없어 침낭에 좀 슬지 않았나 걱정입니다. 6월 금북정맥도 비박이 예정되어 있으니 미리 먼지를 털어내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배내고개에서 출발하여 배내고개로 돌아와 비박하니 무거운 짐을 지지 않아 아주 좋습니다.
부서 내 기성, 일수, 재너머 형님 그리고 고집통 이렇게 네 명이 발과 마음을 맞추기로 했고 재너머 형님이 기획하고 기성이 완벽한 준비를 하기로 했습니다. 워낙 전문가들이라 산행 시작과 마무리가 깔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5월의 땡볕 아래 시작되는 배내고개에서 능동산 올라가는 계단 길은 기성과 재너머 형님에게는 약간 빡셔 보입니다. 초장부터 땀을 비오 듯 쏟아내는 두 분이 안쓰럽습니다. 그렇다고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1,000m에서 약간 빠지는 능동산은 사람들이 그다지 찾지 않는 모양입니다. 등로에 거미줄이 아직까지 걸려 있습니다. 쇄점골 약수터는 정말 오래간만에 들렀습니다. 샘물상회로 통하는 임도를 버리고 등로를 따라가다 보니 능동2봉도 나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얼음골 케이블카가 움직이고는 있으나 그다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행락객들의 무분별한 자연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등산로로 통하는 문을 잠가 놓았으나 잠그나마나 형식적입니다. 전망대쪽으로 그냥 훌쩍 뛰어넘어 가 봅니다. 얼음골 계곡과 건너 운문산, 백운산, 가지산이 조망됩니다.
능동산에서 시작하여 천황산, 제약산까지 산상에 넓은 대평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수 년 전 고집통 홀로 만의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때 하룻밤을 묵었던 샘물상회가 나옵니다. 찾은 시기가 맞지 않아 억새를 보지 못함에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천황산의 철쭉이 반겨주니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천황재 데크에 자리를 깔고 먹는 점심식사는 환상입니다. 재너머 형님이 준비한 비장의 특제 소스가 뼈 없는 닭 발 속에 첨가 시키니 아무도 모방할 수 없는 맛을 냅니다.
재약산 정상에 올랐다가 수남삼거리 휴게소에 들러 약간의 입가심을 하고 사자평을 지나 배내골 죽전마을로 하산길을 잡았습니다. 배내골 계곡물에 뛰어 들었으나 워낙 날씨가 더웠던 관계로 계곡물이 미지근합니다. 시내버스를 기다려 배내고개로 돌아가니 바람세기가 아주 강합니다. 배내고개로 가면서 봐 두었던 샘터가 있는 팔각정으로 이동하여 텐트를 쳤습니다. 12mm 두께의 삼겹살이 너무 맛났고 침낭 속 잠도 꿀맛이었습니다.
아침일출을 맞으러 일찌감치 배내고개를 출발합니다. 배내봉 오르는 길의 계단은 지리산 삼도봉의 계단을 훨씬 능가합니다. 아무래도 간월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해님이 오를 것 같아 일출 전망이 좋은 전망바위를 골라 발걸음을 멈추고 아침식사를 위해 라면을 끓였습니다. 일출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면 맛나지 않는 음식이 있겠습니까 만은 그 라면 맛 한번 기똥차게 맛있습니다.
목포에서 낙동정맥 온 목포산꾼들께서 이른 아침 간월산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꼭 1년 전 나 고집통도 배내고개를 출발하여 낙동정맥길을 걸었습니다. 목포산꾼들께서는 지경고개까지가 오늘의 목적지라니까 그다지 바쁜 걸음은 아닙니다. 부디 안전산행, 즐거운 산행 하시길 바랍니다.
간월산 정상을 넘고 간월재에 도달하니 간월재 나무데크는 예상했듯이 이곳은 비박꾼의 천국입니다. 세찬바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해가 중천에 올랐는데도 산님들은 한밤중입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신불산 정상은 안개 구름 속에 갇혀 있습니다. 영남알프스의 종결판 신불평원을 시원스럽게 조망하지 못함에 약간의 아쉬움이 있습니다. 재너머 형님께서 통도사를 품은 영축산 산길은 느림의 미학을 생각하며 여유로움을 갖고 천천히 걸어보라 하십니다. 그다지 바쁜 일도 없는데 유유자적 그래야겠습니다. 신불평원에 지천으로 널린 예쁜 꽃들의 이름을 몰라 진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병 꽃이랍니다.
하늘 억새길의 마지막 구간인 단조성터길은 지겨운 하산길입니다. 하산길은 파래소폭포로 가는 길과 합류가 되며 신불자연휴양림을 통과하고 피곤한 콘크리트 길을 따라가다 청수골을 지나 산행 종착지인 배내골의 죽전마을에 도착하게 됩니다. 1박2일 산행이 끝났습니다.
배내고개에 둔 차량까지 가야 하나 버스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감히 내 얼굴에 히치에 도전해봅니다. 마음같이 쉽게 되지는 않아도 운 좋게 마음씨 좋은 젊은 연인들의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습니다. 고집통 아직 살아 있습니다. 언양 『기와집』은 오늘도 30분을 기다리라 합니다. 입맛에 딱 맞았는지 일행들이 그 맛에 감탄합니다. 당연히 30분을 기다렸는데 맛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래간만에 집을 나와 하룻밤을 새는 비박산행이라 가슴 설렌 만큼 1박2일이 너무너무 즐거웠습니다. 더구나 새로 이동한 사무실 동료인 재너머 형님과 기성, 일수와 함께여서 더 좋았습니다. 기회는 또 오리라 생각합니다.
'경상남도·부산·울산 > 부산·울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 정상엔 아직 겨울 - 가지산[1,241m] 상운산[1,117m] (0) | 2020.04.28 |
---|---|
[부산] 갈맷길을 가다 – 가덕도 연대봉 [459 m] (0) | 2015.04.19 |
[부산] 상조 행사 – 금정산 고당봉 [801.5m] (0) | 2013.10.28 |
[울산] 영남알프스 공룡등 올라타기 – 신불산 [1,209m], 간월산 [1,069m] (0) | 2013.03.10 |
[울산] 봄날이었습니다 - 문수산 [559m] (0) | 2011.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