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 제 : 2015. 5. 16 (당일)
■ 어 디 를 : 한남정맥1구간 (칠장산3정맥분기점 ~ 두창리고개) – 칠장산, 구봉산
■ 누 가 : 가공산악회 11명과 산타나 그리고 고집통
■ 날 씨 : 맑음
■ 정맥 산행시간 : 7시간 20분 (1구간 : 7시간 20분), 접근시간 30분
1일차 칠장산 3정맥분기점 (8:30) → 두창리고개 (15:50) 7시간 20분
■ 정맥 산행거리 : 20.7 Km(1구간: 20.7 Km), 접근:칠장사→칠장산3정맥분기점 약1.2Km
■ 총 산행거리 : 칠장사→칠장산 3정맥분기점→칠장산→도덕산→38번국도→삼죽면 사무소→국사봉→가현치→달기봉→구봉산→두창리고개 (약 21.9 Km)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된 한남금북정맥이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서 금북을 내어주고 서북쪽으로 진행하여 김포 문수산에 이르는 산줄기의 옛 이름입니다. 한강 줄기의 남쪽에 있는 분수령이라 하여 한남정맥이라 부르며 경기도의 한강 본류와 남한강의 남쪽 유역의 분수령으로 해발 100m 미만의 낮은 등성이의 연결로써 서쪽에 위치한 인천, 시흥, 안산등의 산줄기를 만들다가 용인과 수원에 이르러 제법 큰 산세를 이루며 남쪽으로 오산과 평택, 천안등 아산만을 중심으로 한 해안평야와 경계를 만든 산줄기이기도 합니다. 한남정맥의 주요 산들은 칠장산, 구봉산, 보개산, 석성산, 광교산, 오봉산, 수리산, 소래산, 문수산등이 있습니다. 나 고집통은 이제 9정맥 중 6정맥을 졸업하고 한강을 가운데 두며 남북으로 달려가는 한남정맥과 한북정맥 그리고 고집통 홀로 절반을 진행한 낙남정맥만이 남아 있습니다.
애초 운영진에서 1박2일을 계획하여 한남정맥 첫 구간을 시작하려 하였으나 버스 사정과 비박지 섭외에 문제가 발생하여 당일치기로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나로써는 한남정맥 일정이 다소 늦춰지는 한이 있더라도 당일 산행이 마음 편하고 최근 복토한 논에 돌 골라내기 공사가 만수 같이 늘어져 있어 주말에 시간이 많이 필요한 실정이라 오히려 다행스럽게 생각됩니다.
경기도 안성 칠장사(8:10)를 세 번째 찾았습니다. 금북정맥 시작과 한남금북정맥 끝낼 때 그리고 오늘 한남정맥을 시작하러 또 왔기 때문입니다. 2년 전 9월, 금북정맥 시작할 때 자리를 지켰던 칠장사 주차정의 거대한 나무가 댕강 잘려나가고 없습니다. 늙고 나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이치인가 봅니다.
신축중인 사천왕문 옆을 지나 칠장사 경내를 통해 칠장산3정맥 분기점을 향해 가쁜 숨을 몰아 쉬며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데 송아지만한 백구 한 마리가 후다닥 내려옵니다. 아이구 깜짝이야....
칠장산3정맥 분기점(8:30)에서 한남정맥을 시작하는 단체기념 사진을 남기고 바로 위 칠장산 정상(8:40)에 올라 또 단체 사진을 남깁니다. 새 정맥을 시작한다 하니 너도 한 장, 나도 한 장, 단체로 또 한 장 두루두루 팍팍 찍어 댑니다. 칠장산 정상을 출발하여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칠장산 정상을 만납니다. 내 생각에는 높이는 일대 최고봉이지만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아 조강지처가 첩에게 안방을 내준 듯 합니다.
관해봉(8:58)과 도덕산(9:30)을 지나 녹배고개(9:48)에서 잠시 휴식을 합니다. 앞서 간 일행들은 38번 국도(10:06)에서 죽산 만남의 광장까지 내려갔다 오는 새 후미에 속한 우리는 좌측 편 동물이동통로 위를 지나 편안하게 선두가 되었습니다. 만남의 광장까지 내려갔다 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도로 절개지의 직각사다리를 오르면서 식겁을 했다 하니 우린 아주 현명한 판단을 했었던 것입니다.
이어지는 한남정맥길은 삼죽면 사무소(10:25) 뒤 언덕으로 진입하여 마당을 지나 도로에 내려서게 되고 한참 동안 차도를 따라가다 다시 산 속으로 들어갑니다. 전국의 국사봉은 몇 개나 될까요? 여기 또 국사봉이 있습니다. 다른 국사봉과는 달리 뾰쪽하지 않고 아주 완만한 산세를 가졌지만 정상에 올라서기까지의 과정은 여느 국사봉(11:35)과 별반 차이가 없이 힘듭니다. 여기쯤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좀 쉬었으면 좋으련만 선두권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현치(12:12)를 지나 천주교 공원묘원 주위를 삥 둘러가는 길은 가시넝쿨과 잡목들이 발목을 잡고 그늘이 없어 뜨거운 땡볕으로 인해 땀방울은 비 오듯 쏟아집니다. 옛날 호남정맥 시절이 떠오릅니다.
한남정맥은 안성시를 벗어나 용인시(13:35)로 접어듭니다. 전망 좋은 구봉산(14:40)에 오릅니다. 등로 옆에는 산너울 3길이라는 앙증맞은 간판이 중간중간 매달려 있습니다. 산 아래 용인 MBC 드라미아 드라마 세트장이 조망됩니다. 언젠가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이쯤에서 일행들의 알바가 시작됩니다. 가정 선두 조와 후미 조는 목적지인 두창리고개(15:50)로 순탄한 산행을 하여 한남정맥1구간을 무사히 마쳤건만 중간을 따라가던 일행 중 세 명이 석술암산 방향으로 빠져 내려갔으며 또 다른 한 명은 전혀 엉뚱하게도 죽능리로 하산해 버렸습니다. 요즘이야 시대가 좋아 스마트폰으로 위치 추적을 하여 금방 연락이 닿아 픽업이 가능했지만 예전 같았으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깔끔하진 않지만 우여곡절을 약간 남기며 한남정맥 1구간 산행을 무사히 끝냈습니다.
산행 시작 전에 버스 기사님께 시원한 맥주 1박스를 부탁했었는데 아이스 박스와 얼음을 구할 수 없었노라며 돈을 돌려 줍니다. 고생한 정맥님들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차가운 맥주가 목구멍을 통과하도록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융통성 없는 기사님으로 인해 이번에도 입맛만 다셨습니다. 나 고집통이 여태까지 함께 해 준 정맥님들을 위해 맥주 1박스를 사겠노라고 공언한지 벌써 3개월이 지나가는데 또 불발했습니다. 고집통은 맥주 한 번 사기가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습니다. 다음 두 번째 구간에서 다시 시도해야겠습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으니 한남정맥도 이미 손바닥에 올랐습니다. 어쩌면 연말쯤에 한남정맥도 졸업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올해는 무리하지 않고 사부작 사부작 경기도 땅을 헤집고 다녀 볼 요량입니다.
'백두산·백두대간·정맥 > 한남정맥[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남정맥 – 6] 부대로 시작하여 부대로 끝내다 (0) | 2015.10.04 |
---|---|
[한남정맥 – 5] 굴다리 찾아가기 (0) | 2015.09.13 |
[한남정맥 – 4] 도심의 정맥길을 버리다 (0) | 2015.08.16 |
[한남정맥 – 3] 골목길 정맥길을 가다 (0) | 2015.07.05 |
[한남정맥 – 2] 그래도 한남정맥에 간다 (0) | 2015.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