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백두대간·정맥/낙남정맥[완]

[낙남정맥 – 졸업] 고운길에서 내려서다

산안코 2016. 5. 15. 21:40

□ 언            제 : 2013. 6. 2 ~ 2016. 5. 13 (2년 11개월)
□ 어    디     를 : 낙남정맥 (지리산 영신봉 ~ 김해 매리마을) – 동진

□ 누            가 : 고집통 홀로

□ 산행시간/거리 : 106시간 48분 / 240.2 Km

□ 총    산행거리 : 지리산 영신봉→삼신봉→천왕봉→무선산→대곡산→깃대봉→여항산→광려산→무학산→천주산→정병산→용지봉→황새봉→신어산→김해 매리마을

   

□ 낙남정맥 지도

 

□ 낙남정맥 구간표

 

 

오랜 세월을 낙남과 함께 했습니다. 거의 3년이란 세월입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홀로 가는 낙남정맥이기에 여유로운 길을 걷고 싶었습니다만 조만간 졸업하게 될 한북정맥과 졸업시점을 맞춰 1대간 9정맥 전체 졸업을 하려고 약간 서둘렀기 때문입니다.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영신봉을 출발하여 김해의 매리마을에서 끝맺음 하는 낙남정맥은 내게 많은 것을 주고 생각하게 한 길이었습니다. 장장 600리나 되는 낙남정맥을 엉겁결에 시작해 놓고 혼자서 이렇게 머나먼 길을 과연 해낼 수 있을지 나를 믿지 못해 의심하고 걱정하였으나 건강한 마음과 몸이 뒷받침이 되어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내가 내게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

낙남정맥을 완성하기까지는 매번 힘 들고 고통스러웠으나 낙남길 속에 머물 때면 언제나 행복 했었으며 일상의 스트레스와 아픔까지도 치유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어 생활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 주었습니다. 고독한 구름이 되어 시간이나 날씨와 상관없이 홀연히 낙남길을 걷고 싶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길은 고난과 고독의 연속이었습니다. 불청객 갑상선암의 갑작스런 방문으로 수개월 동안 낙남길을 쉬어야 하는 아픔이 있었고 그 사이 흐트러졌던 건강을 추슬러서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놓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유난히도 혹서와 우천이라는 악천후의 날씨가 많았으며 뭔가에 홀린 듯 바로 앞의 정맥길을 두고 엉뚱한 곳으로 발길을 돌려 한자리에서 뱅뱅 돌았던 경우도 많았습니다.

낙남정맥은 경남의 젖줄인 남강과 함께 동서로 길게 뻗쳐 있어 고집통이 사는 거제에서는 접근이 가장 용이하여 언제든지 갈 수 있고 마산, 창원, 김해로 이어지는 경남의 명산들과 두루 함께 할 수 있어 영양가 만점의 길이었습니다. 반면에 인간들의 그릇된 이해타산으로 인해 낙남의 맥을 자르고 가화천이라는 강줄기를 만들어 산자분수령의 당연한 진리를 무참히 깨뜨려버린 우매한 인간들이 많이 미웠습니다. 백두산을 출발한 민족의 정기가 백두대간을 통해 내려오다 이곳 가화천에서 싹둑 잘려버렸으니 향후로 경남 남부지방에 광영이 있어줄 지 의문입니다.

영신봉을 출발한 낙남길은 웅장하게 뻗친 지리산 남부능선을 따라 삼신봉에 이르게 되고 이후 외삼신봉 방향의 비 지정탐방구역으로 진입하여야 했고 묵계치와 고운동재를 지나 돌고지재까지 어마어마하게 넓게 펼쳐진 조리대 산죽밭을 지나게 됩니다. 하동과 사천을 지나 고성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낮은 산세가 주를 이루어 거의 과수원들로 개간되어 정맥길을 잃고 과수원 속을 헤매는 경우가 많았으며 한여름의 낙남길은 사람들의 왕래가 적었던 탓에 칡넝쿨과 가시넝쿨이 얽혀 팔다리가 생채기를 당하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통영지맥이 분기하는 낙남의 최남단 대곡산부터는 낙남의 빼어난 진산들이 본격적으로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함안의 여항산을 필두로 마산, 창원을 감싸고 도는 광려산과 무학산 그리고 천주산, 정병산에 이어 김해 용제봉까지는 그 산세의 편안함과 화려함에 빠져 발걸음 가벼우면서 신명 나게 걸었던 구간입니다.

낙남의 끝자락 김해 땅을 지날 때는 유난히도 많은 공원묘지와 골프장을 지나면서 쥔 자와 놓은 자의 인생사 이야기 앞에 고집통 인생에서도 뭔가를 고뇌하도록 하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2016년 5월의 금요일에 신어산과 동신어산을 끝으로 김해 매리마을로 내려서면서 고집통 홀로 시작하여 멀고 길었던 고운길 낙남정맥을 졸업하였습니다. 고운길 내내 행복했었습니다. 낙남정맥 안녕입니다.

이렇게 고집통 혼자서 조용하게 낙남정맥을 졸업하면서 7년 전 시작했던 1대간 9정맥이 2주 후에 졸업할 한북정맥 마지막 구간만이 남았습니다. 안전하게 잘 마무리하도록 해야겠습니다.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지? 내가 나를 괴롭히는 일 외 다른 것은 없을까 생각해봅니다. 숙제를 남겨놓고 다음주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백두대간 남진에 충실히 임하도록 해야겠습니다.

  

□ 낙남정맥 1구간 - 1

 

□ 낙남정맥 1구간 - 2

 

□ 낙남정맥 2구간 - 1

 

□ 낙남정맥 2구간 - 2

 

□ 낙남정맥 3구간 - 1

 

□ 낙남정맥 3구간 - 2

 

□ 낙남정맥 4구간 - 1

 

□ 낙남정맥 4구간 - 2

 

□ 낙남정맥 5구간 - 1

 

□ 낙남정맥 5구간 - 2

 

□ 낙남정맥 6구간 - 1

 

□ 낙남정맥 6구간 - 2

 

□ 낙남정맥 7구간 - 1

 

□ 낙남정맥 7구간 - 2

 

□ 낙남정맥 8구간 - 1

 

□ 낙남정맥 8구간 - 2

 

□ 낙남정맥 9구간 - 1

 

□ 낙남정맥 9구간 - 2

 

□ 낙남정맥 10구간 - 1

 

□ 낙남정맥 10구간 - 2

 

□ 낙남정맥 11구간 - 1

 

□ 낙남정맥 11구간 - 2

 

□ 낙남정맥 12구간 - 1

 

□ 낙남정맥 12구간 - 2

 

□ 낙남정맥 13구간 - 1

 

□ 낙남정맥 13구간 - 2

 

□ 낙남정맥 14구간 - 1

 

□ 낙남정맥 14구간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