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산행/천왕봉

[지리산 천왕봉] 2021 시작

산안코 2021. 1. 18. 14:44

■ 언       : 2021. 01. 17 (당일)

■ 어  디  를 : 지리산 천왕봉 (1,915.4m)

■ 누        : 덕규 형님과 앙코

■ 날       : 엄청 추웠으나 맑음

■ 산행 여정 : 중산리탐방안내소→순두류→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거림

■ 산행 시간 : 9시간 15

                   순두류(7:07)→천왕봉(10:35)→장터목대피소(11:10)→세석대피소(13:47)→거림(16:22)

 

■ 지리산 지도: 중산리탐방안내소-순두류-로타리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세석대피소-거림탐방안내소

 

손가락 뼈를 다친 지 3개월이 훌쩍 지났습니다. 해도 바뀌었으니 2021년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출근 하면서 물리치료를 받으면 좋으련만 코로나의 대 유행으로 일반병원에서 진료하면 부대에 들어 갈 수가 없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마냥 집에서 시간을 보낼 수가 없으니 손가락은 자연치유에 맡기기로 하고 출근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출근을 마음으로 굳히고 나니 앙코의 마음 안식처 지리산은 눈이 많이 내렸을 텐데 지금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졌습니다. 궁금하면 가봐야겠지요.

영하 4. 새벽 네 시의 자이온은 매서운 찬바람이 몰아칩니다. 날이 아무리 추워도 지리산은 가야 합니다.중산리 거북이산장식당에 불이 꺼져 있습니다. 지난번 걸음 때 주인장께서 주말에는 분명 아침 6시에 문을 연다고 해서 전화도 않고 한걸음에 달려 왔는데 캄캄절벽입니다. 큰일 났습니다. 쫄쫄 굶어가면서 산행하게 되었습니다. 날씨는 춥고 몸과 마음도 추운데 채우지 못한 배까지 허합니다. 체력이 염려되어 시간을 세이브하기 위해 순두류 가는 첫차를 탔습니다.

해가 오르는 새벽시간에 바람이 가장 세게 인다는 설이 있습니다. 날씨가 너무 추워 손발가락 끝이 아리아리하게 쓰려옵니다. 특히 아직 아물지 않은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이 더 시립니다. 산행 시작한지 30분경이 지나 아이젠을 착용했습니다. 순두류에서 출발한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로타리대피소에 도착됩니다.

덕규형님이 대피소 사무실에서 따끈따끈한 햇반 2개를 구입해 오고 나 앙코는 즉석에서 오뎅탕을 끓여 냈습니다. ~~ 꿀맛입니다. 차라리 중산리에서 식사를 않고 올라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는 등로에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습니다. 돌계단이 눈 속에 덮여 걷기가 한결 쉬워졌습니다. 개선문 지나서부터 겨울정취가 물씬 풍겨나는 그런 경치가 나옵니다. 이 모습이 보고 싶어 앙코가 겨울지리를 찾는 이유입니다. 덕규형님께서는 손가락이 시리다 발가락이 시리다 공지랑 공지랑 말씀이 많습니다만 오히려 손에는 손난로가 잡혀 있습니다. 앙코는 윗도리 내복을 입고 오는 등 단도리를 단디 했기에 견딜만합니다.

천왕봉 정상 칼바람에 뽈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사진을 찍는 둥 마는 둥 하고 후다닥 장터목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정상 바로 아래 내려서니 정상에서는 그토록 세차게 불던 바람이 바위언덕에 막혀 생각보다 따뜻합니다. 천왕봉에서 장터목대피소까지의 등로에서는 하얀 겨울 경치에 앙코가 정신을 못 차립니다. 손이 시린 줄도 모르고 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겨울 지리에 올라 보지 않은 사람은 도저히 누릴 수 없는 눈 호강입니다. 이래서 추위를 마다하고 지리를 찾는 것입니다.

장터목대피소 취사장에서는 늘 그래왔듯이 후문 쪽에 자리를 폈는데 위치 선택이 잘 못 되었습니다. 무슨 사람들이 그리도 많이 들락거리는지 문을 열 때마다 찬바람이 등줄기를 훑습니다. 로타리에서 아침식사를 한 관계로 장터목에서는 라면을 끓이지 않고 삼겹살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배를 든든히 채웠겠다 날씨도 포근해 졌으니 오늘은 중산리가 아닌 세석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오래간만에 하얀 눈 덮인 연하봉의 연하선경과 촛대봉을 구경하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며 한참 여유를 가졌습니다.

세석대피소 도달할 즈음 오후 2시가 막 지나갑니다. 이 시간 겨울이면 대피소 직원이 나와 더 이상 주능선 산행을 불허합니다. 우리야 거림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라 문제 없지만 내 생각에 겨울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산님들에게는 조금 빠른 시간에 퉁행을 제한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거림에서 세석을 오를 때는 이 등로가 그다지 멀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는데 오늘 하산해보니 생각보다 거리가 멉니다. 하산시간 또한 꽤 오래 걸립니다. 그래도 급경사가 아닌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다리는 편안합니다. 거림에서 그린포인트 적립하고 덕산택시 콜하여 중산리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렇게 하여 앙코는 2021년을 시작하였고. 지리산에 오를 때면 항상 즐겁습니다. 지리산에 눈 녹기 전에 조만간 다시 한번 천왕봉을 찾아야겠습니다.

 

■ 중산리 탐방안내소에서 수두류 가는 미니 버스 안에서

 

■ 순두류의 새벽 - 지리산 천왕봉 산행 들머리

 

■ 순두류에서 로타리대피소 가는 중간 지점에서의 앙코

 

■ 로타리대피소에서의 아침식사
■ 로타리대피소 전경

 

■ 법계사 위 전망대에서의 앙코

 

■ 개선문에서의 앙코

 

■ 천왕봉 정상에 날리는 눈 가루

 

■ 눈 덮힌 천왕샘

 

■ 천왕봉 오르는 길목의 설경

 

■ 천왕봉 오르면서 앙코

 

■ 지리산 설경 1

 

■ 지리산 설경 2

 

■ 지리산 설경 3

 

■ 지리산 설경 4

 

■ 지리산 천왕봉에서의 앙코

 

■ 지리산 천왕봉에서의 앙코와 덕규형님

 

■ 지리산 설경 5

 

■ 천왕봉에서 장터목 가다 사진 찍는 앙코

 

■ 지리산 설경 6

 

■ 지리산 설경 7

 

■ 지리산 설경 8

 

■ 지리산 설경과 앙코

 

■ 지리산 설경 9

 

■ 지리산 설경 10

 

■ 지리산 설경 11

 

■ 지리산 설경 12

 

■ 지리산 설경 13

 

■ 지리산 설경 14

 

■ 지리산 설경 15

 

■ 지리산에 쌓인 눈과 앙코

 

■ 지리산 설경 16

 

■ 지리산 설경 17
■ 장터목대피소 팔랑개비

 

■ 세석대피소로 출발하면서 바라 본 장터목대피소

 

■ 연하선경 속의 누워있는 고사목

 

■ 눈 덮힌 촛대봉

 

■ 촛대봉에서 천왕봉을 바라보는 앙코

 

■ 촛대봉에서 바라 본 천왕봉

 

■ 세석에서 거림으로 내려가는 도중 전망대에서 바라 본 남부능선

 

■ 북해도 전경

 

■ 거림탐방 안내소로의 하산 - 지리산 천왕봉 산행 날머리

 

■ 거림마을의 엄청난 바위 덩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