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아름다운 거제산 81

[거제] 봄 색깔은 분홍색 - 대금산 [437.5m]

오늘 본 봄 색깔은 틀림없이 분홍색이었습니다.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흰색 벚꽃만 보아왔기에 봄색이 흰색이란데 대해 한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작년 이목저수지 조금 지나 워낙 많은 차량으로 인해 길이 막혀있어 쫒기다시피 돌아왔기에 이번에는 애초에 대금산 뒤편으로 돌았습니다. 상포마을에서 시루봉으로 오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도 상황은 매 한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산길이 막혀 발걸음 떼기가 이만저만 힘든게 아닙니다. 설상가상 먼지가 푹신푹신 날려 숨쉬기 조차 힘든데 지나가던 아저씨 쇳가루가 아니고 흙먼지라서 먹어도 된다고 힙니다. 저는 입 콱막고 가면서 말이지요. 봄은 언제 내 모르게 성큼다가와서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 공사현장은 황사로 가물가물합..

[거제] 거짓없는 천하일경 - 망산 [397m]

꽃피는 춘삼월 토요일 한때 사무실 야유회를 망산 등정에 이어 인근의 명사해수욕장 학교에서 체육활동을 한답니다. 9시 홍포마을에서 출발하여 망산 정상에 올랐다가 명사로 하산한다니 한시간을 일찍 출발하여 남부주유소에서 출발하면 해미장골에서 만나질 것이 예상됩니다. 배희주님이 동행하기로 하였는데 어떻게 소문을 들었는지 청산나그네 이석태님께서 합류할 것을 원합니다. 이른 아침 학동마을에서는 숭어축제 준비를 해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8시 05분 남부주유소를 출발하니 희주님 핵핵 숨이 넘어갈것 같아 무사히 따라 올지 걱정입니다. 여차등을 지날 즈음 거제유스호텔에서 1박하고 망산을 오른다는 또 다른 팀의 만수에게 전화하니 바로 뒤 각지미를 오르고 있답니다. 래봉산 전망대에 올라 멀리 해금강과 여차몽돌 해수..

[거제] 청마 유치환의 고향 - 산방산 [507.2m]

우리 마눌님 화가 머리 꼭지까지 올랐습니다. 앞 베란다 창틀의 쇠로 만든 화분 받침대를 박살 내 놓았습니다. 4층 이사들어 오며 뭔가가 떨어지면서 부순것인데 흔적없이 치워버리고는 딱 잡아 뗍니다. 심증은 100%이나 보지 않았으니 어쩌랴? 속만 탈 뿐이지요. 지금도 위에서는 베란다 샷시 뜯어 고친다고 잡자재가 앞 화단에 뚝뚝 떨어지고 있고 쿵쾅 쿵쾅 난리판입니다. 이이고 속 시끄럽습니다. 거제 복개천식당의 낙지볶음이 일미라니 점심밥이나 먹고 기분이나 돌리자고 집을 나섰습니다. 멀리 자꾸 멀리만 쫒다 오랫동안 찾지 못했던 산방산이나 가보아야지요. 이전에는 달랑 초갓집 하나 지어놓고 청마는 거제시의 유산이라고 통영시와 한바탕 붙고 있더니만 언제 그랬을까 둔덕의 시골 마을에 거대한 기념관을 지어놓고 영상관에는..

[거제] 아니오신듯 다녀가십시오 - 계룡산 [566m]

『아니오신듯 다녀가십시오』어떤 마트에서 상품 선전용으로 계룡산 등산로 길목에 설치해 놓은 플랜카드가 눈길을 끕니다. 백두대간의 그림자가 생각나 가슴이 덜컹 내려 앉습니다. 거제공고를 시작으로 널널 산행으로 팔각정 전망대를 지나 계룡산 정상, 그리고 통신탑을 넘어 거제 백병원으로 하산하니 약 세시간 남짓 걸립니다.삼성중공업이 조망되고 동서남북의 거제도 11대 명산 중 망산만 제외하고 전부 시야에 들어옵니다. 요즘 MTB가 유행인가 봅니다. 거제시청에서 자전거 타라고 멀쩡한 소나무를 약 1m 폭으로 모조리 잘라내고 길을 내놓았는데 자전거 지나간 흔적은 없습니다. 계룡산에서 나무 잘라내고 자전거 타자고 기안 한 시청직원 1계급 특진에 정부에서 추서하는 무궁훈장감입니다. 도대체 몇 Km의 길을 만들었는지 원 ?..

[거제] 이천구년 첫 나들이 - 앵산 [506.7m]

이천구년 첫 날! 게을음 피우다가 새해 일출을 놓쳤습니다. 한낮에 하늘을 보니 어제 올랐던 그 해와 똑같은 해가 중천에 올라 있습니다. 회사에서 무려 나흘간의 신정 휴가가 주어졌는데 이번에는 어데로 출타해볼까 고민끝에 이천구년 첫 산행지를 앵산으로 택했습니다. 참 잘한 짓입니다. 하늘이 새파랗다 못해 눈이 시립니다. 충무김밥 1인분 짊어지고 오비 다리 지나 바로 산등성으로 오릅니다. 등줄기 땀이 송알송알 맺히고 숨이 핵핵 차오릅니다. 아무래도 뱃속에 속살이 많이 붙었나봅니다. 약 10키로미터는 족히 될것 같은 길입니다. 딱 3시간 걸었습니다. 석포마을에 내려서니 시내버스가 눈 앞에 똑 떨어져 줍니다. 이래저래 기분이 좋은 날입니다.

[거제] 아픈 전설만큼이나 아픈 산 - 옥녀봉 [554.7m]

- 옥녀봉 - 먼 옛날 하늘의 옥황상제 딸인 옥녀가 죄를 지어 인간으로 환생하여 세상에 내려왔습니다. 어느 날 현세의 아버지가 딸 옥녀에게 나쁜 마음을 품고 딸에게 달려들자 하늘에서 벼락이 떨어져 그 아버지는 죽고 옥녀는 하늘로 올라가 옥녀봉으로 이름 지어졌다는 아픈 전설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오늘 120명의 산악회원 속의 일원으로 파묻혀 옥녀봉을 올랐습니다. 버스가 무려 4대입니다. 장승포를 돌아 거제대학을 지나 동양주유소에서 하차하여 이진암으로 오릅니다. 요놈의 거제도 날씨라는게 가을인지 겨울인지 구분이 잘 안되지만 하늘은 더할나위 없이 청명합니다. 이진암 옆을 스칠 즈음 끝없는 우리 행렬이 계곡을 꽉 채웁니다. 오늘 옥녀봉이 몸살을 앓아 눕겠습니다. 오래전 할 일 그다지 많지 않았을 적에 이 길로 ..

[거제] 가을 마중 갔다 늦여름에 혼나다 - 망산 [397m]

추석이 이틀씩이나 지난 늦여름입니다. 하늘은 새파랗고 햇살은 따뜻합니다. 가을이 오고 있는지 궁금하여 마중 삼아 작은 보따리에 맥주 한 깡통, 충무김밥 1인분 짊어지고 가뿐하게 천하일경 거제 망산으로 출발합니다. 남부주유소 망산입구 (11:15)에서 산행을 시작해 봅니다. 바람 한점 없고 땡볕으로 숨이 깔딱 넘어갈것 같아 각지미까지 두 번씩이나 가던 발길 멈춰서서 가쁜 호흡을 가다듬었습니다. 각지미(11:45)에서 바라 본 다대마을 해안선이 그림입니다. 추석연휴를 망산에서 보내고자 일찌감치 집 나선 이웃집 아저씨들이 보입니다. 여차등(12:20)을 지나 시야가 확트인 래봉산에 오르니 등줄기 땀이 싸악 가십니다. 래봉산 정상(12:35)에서 바라 본 여차마을 해안선 또한 그림 이상입니다. 올망 졸말 섬들이..

[거제] 여름 끝자락 - 국사봉 [464m]

오늘 일요일. 장승포 거제예술회관에서 쭉쭉빵빵 슈퍼모델 선발대회가 있다고 아내랑 딸래미가 함께 구경 가자고 합니다. 오후 1시에 집을나서 회관까지 데려다주고 차 머리를 돌려 대우조선해양 서문 입구 광우 보람아파트 뒤에서 국사아재등 뒤를 타고 국사봉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시멘트길을 조금 오르다 보니 오른편에 좁은 산행로가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옹달샘이 나옵니다. 용소골 먼데기에는 잔디가 손질이 잘 되어져 있고 시민 휴식공간으로 체육시설도 있습니다. 부엉뒤가 뭔지는 모르지만 거기를 지나니 국사봉 올랐던 부부가 무표정하게 내려오고 제법 한참을 걸었을까 사거리길 쇠밭등입니다. 혹시 하산할 때 길 잘못들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눈 앞에서 무언가 쉬이익 지나갑니다. 새끼 손가락 굵기의 살모사가 발 앞을 가로질러..

[거제] 태풍 갈매기 오는 날 - 계룡산 [566m]

내가 사는 뒷산 계룡산이 이렇게 좋은지 모르고 허구헌날 무지개만 쫒다가 요즘 계룡산에 바짝 재미 붙였습니다. 어쩐지 배가 자꾸 불러오고 몸무게는 심상찮케 늘고 그래서 살살 움직여 주어야겠기에 짬만 나면 그곳을 오르다 보니 다리 힘은 바짝 올라 붙고 기분은 항상 상쾌합니다. 태풍 갈매기가 몰고 온 비가 조금전까지 후두둑 쏟아지다가 멈춥니다. 채비는 되었건만 비를 보고 나서자니 조금은 퀭깁니다. 그래도 비 좀 맞을 요령하고 나서 봐야겠습니다. 비가 와도 세끼 밥은 꼬빡 꼬빡 챙겨 먹는데 설마 뼛속에 빗물 들어 가겠나 싶습니다. 어제는 거제공고 앞에서 출발해 임도로 삥돌아 계룡사로 내려왔기에 계룡산 꼭대기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오늘은 정상석도 한번 보듬어 보고 휘이 둘러 일주를 해 봐야겠습니다. 거제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