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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옥녀의 치마자락을 붙잡고 - 옥녀봉 [507m]

벌써 칠월하고도 사일이나 지났습니다. 오늘은 문동계곡에서 1시에 약속을 해 놓았으니 일찌감치 심원사 앞을 가로질러 올라가서 북병산을 들렀다가 거제지맥을 통해 소동고개 명재쉼터, 문동폭포 경유하여 약속장소에 도착하려고 집을 나섰다습니다. 공교롭게도 삼거리 가는 시내버스가 지금 시간대에는 1대도 없습니다. 그럼 하는 수 없지. 장승포 가는 버스(8:50)에 올랐습니다. 계획을 수정하여 옥녀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옥녀봉을 올라보기 위해서입니다. 옥녀봉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모습이 옥녀가 다리를 쭉 뻗어 있는 형상과 흡사하여 쭈욱 타고 올라가 볼 심산입니다. 거제예술회관 앞(9:25)에서 내렸지만 산 들머리를 찾지 못해 찻길을 따라 마전동 방향으로 하염없이 걷습니다. 건너편 애광원으로 길이 있을 것 ..

[거제] 발길이 뜸한 거제산 - 선자산 [507m]

선자산에나 가 볼까보다. 무작정 보따리 짊어지고 시내버스 주차장을 향했습니다. 주차장 옆 사거리 양심적인 김밥집이 있습니다. 한 줄에 1,000원입니다. 주차장 의자에 그냥 퍼질러 앉아 기다려 봅니다. 8시 10분이 되어갈까 학동 가는 버스가 들어옵니다. 고현 시장통 앞을 돌아 장평 오거리 경유하고 거제, 동부를 지나고 동부저수지가 있는 거제문화 관관농원 앞을 지날 즈음 벨(8:55)을 눌렀습니다. 삐~~~~이. 달랑 나 혼자 내렸습니다. 반겨주는 이 없으니 그냥 혼자 농원 옆 등산로로 오릅니다. 풀잎에는 이슬이 약간 있어 바지가랭이와 신발을 적십니다. 거미들이 아침 식사를 위해 길목에 줄을 잘 쳐놓았는데 걸리라는 벌거지들 안 걸리고 내가 인정사정없이 치고 나가니 미안합니다. 얼굴에 거미줄은 자꾸 걸리고..

[백두대간 - 6] 대간병에 걸려 들다

◈ 언 제 : 2009. 6. 14 (당일) ◈ 어 디 를 : 백두대간 5구간(신풍령 ~ 덕산재) ◈ 누 가 : 삼성중공업 산악회원 43명+일반회원 20명과 고집통 ◈ 날 씨 : 흐림 ◈ 대간 산행시간 : 80시간 11분(5구간: 6시간 20분) 10일차 신풍령(7:55)→덕산재(14:15) 6시간 20분 ◈ 대간 산행거리 : 173.4 Km (5구간: 15.2Km) 10 일차: 15.2Km ◈ 총 산행 거리 : 신풍령→수정봉→삼봉산→소사고개→삼도봉→대덕산→덕산재(약 15.2Km) 몇 일전 모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운동중독의 심각성에 대해서 심도 있게 다루는걸 보았습니다. 술과 음식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운동중독이란 단어는 약간 생소 합니다. 무엇인가에 깊이 빠졌을 경..

[거제] 살짝 발 올려 본 거제남북지맥 - 국사봉 [464m]

오늘은 토요일에 현충일입니다. 나 같이 순진한 월급쟁이는 하루의 휴일을 도둑 맞았습니다. TV에는 현충일 기념식이 진행이 한창입니다. 내 생에 TV에서 그런 형식적인 기념식을 본 적이 없는데 희한하게 내가 지금 그걸 보고 있습니다. 게을음 부리다가 5월의 대간길에서 식겁먹고 바짝 긴장이 되어 짬나면 산에 가야지 하다가 오늘은 조금 장거리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옥포 소방서에서 국사봉으로 그리고 옥녀봉을 지나 대우병원 앞으로 하산하면 약 다섯시간 정도는 걸리겠지 어림짐작하며 오늘 다리 힘 한번 올리기로 했습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충무김밥은 전부 원조입니다. 고현버스터미널 근처에서 1인분 주문하니 주인 아지매 조금 적을 것이라며 살짝 유도합니다. 4,000원짜리 김밥이 혼자 먹는데 적다면 이건 순전이 밥 가지..

[백두대간 - 5] 고집통 식겁 먹다

◈ 언 제 : 2009. 5. 16 ~ 2009. 5. 17 (1박 2일) ◈ 어 디 를 : 백두대간 4구간 (육십령 ~ 신풍령) ◈ 누 가 : 삼성중공업 산악회원 41명과 고집통 ◈ 날 씨 : 5/16(흐린 후 맑음), 5/17(맑음) ◈ 대간 산행시간 : 73시간 51분(4구간: 17시간 21분) 8일차 육십령(07:37)→동엽령(19:03) 11시간 26분 9일차 동엽령(05:30)→신풍령(수령, 뼈재, 빼재) (11:25) 5시간 55분 ◈ 대간 산행거리 : 158.2Km (4구간: 32.5Km) 8일차: 18.9Km, 9일차: 13.6Km ◈ 총 산행거리 : 육십령→할미봉→서봉→월성재→삿갓재휴게소→무룡산→동엽령(1박)→송계사 삼거리→횡경재→지봉(못봉)→월음재→대봉→갈미봉→신풍령(약 32.5Km)..

[통영] 나폴리보다 아름다운 통영 - 미륵산 [461m]

난 나폴리에 가 본적이 없습니다. 오늘 내가 본 그곳, 싱그럼이 있는 5월의 하늘과 파란 바다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그 곳은 틀림 없는 나폴리일 것입니다. 거제지맥 동서종주기가 자주 인터넷에 오릅니다. 거제대교에서 나도 시작해 보자. 아이고 안되겠습니다. 가시덩쿨이 길을 막았다는데, 그리고 뱀도 나올것이라는데. 충무김밥 사 가지고 미륵산에나 가야겠습니다. 보약물 가져가라 했는데 멸치 다시물을 잘못 담아가다 마눌님에게 찐빠 좀 먹고 용화사 주차장에 가보니 주차장이 만차입니다. 바로 밑에 내려가니 길바닥이 전부 무료 주차장입니다. 까딱 잘못했다가는 거금 나갈 뻔했습니다. 주차장(11:00)에서 미수동 띠밭등으로 오르기로 했습니다. 등산객은 지천에 깔렸는데 그 흔한 등산지도 하나 없습니다. 힘들여서 걸어 ..

[담양] 가을 달빛이 아름답다 - 추월산 [731m]

담양에 가면 떡갈비가 일품이랍니다. 그래서 우리 여섯 가족은 3대의 승용차에 나누어 타고 따뜻한 봄날 차 머리를 전라도 방향으로 향했습니다. 부지런히 달려 담양군 용면 월계리 담양호 옆 보리암 주차장에 멈추었습니다. 왜냐하면 추월산이 절경이라기에 먼저 등산을 하기로 했으니까요. 주차장 앞 소나무산장 주인 많이 바빠졌습니다. 파전을 부치랴, 메기탕을 끓이랴, 산채비빔밥 만들랴, 동동주 갖다 나르랴. 파전에 파가 없어 써비스 한판을 내놓아야 했습니다. 엄청 먹어 치웁니다. 남들이 보면 산에 올랐다 내려온 것으로 착각하겠습니다. 이렇게 배를 채워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추월산이 731m나 되는데 말입니다. 산장주인 2시간이면 올라갔다 내려올 수 있다기에 마음 푹 놓아버렸습니다. 밑에서 바라보는 추월산에..

[통영] 연화도는 공사 중 - 연화산 [215m]

88올림픽이 있었던 그 해 오늘. 우리회사에 경천동지 할 사건이 벌어진 적이 있어 오늘 회사가 하루 쉽니다. 민주화라는 이름하에 데모란것이 벌어졌고 그 날을 기린다며 회사 내에서는 별의별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노동자 천국이 되어버렸습니다. 에이구 통영 연화도 산행이나 가야겠습니다. 동료들 열두 명이 보따리를 챙겼습니다. 오전 9시 통영발 연화도 경유 욕지도로 가는 욕지호에 몸을 실었습니다. 연화마을(10:27) 오른쪽 어귀의 나무계단을 타고 곧바로 산으로 오급니다. 연화봉 정상(11:15)에는 엄청난 규모의 아미타대불이 동쪽하늘을 지키고있고 연화도 끝자락 용머리가 환상의 절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화봉 아래에 사명대사와 연화도인이 머물렀던 토굴이 있고 또 그 아래 보덕암이 있으며 해수관세음보살은 서쪽..

[백두대간 - 4] 사월은 잔인한 달 맞다

◈ 언 제 : 2009. 4. 11 (당일) ◈ 어 디 를 : 백두대간 6구간(덕산재~우두령) ◈ 누 가 : 삼성중공업 산악회원 42명과 고집통 ◈ 날 씨 : 4/11(맑음) ◈ 대간 산행시간 : 56시간 30분(6구간: 11시간 30분) 7일차 덕산재(7:00)→우두령(18:30) 11시간 30분 ◈ 대간 산행거리 : 125.67Km(6구간: 24.55Km) 7일차: 24.55Km ◈ 총 산행거리 : 덕산재→부항령→백수리산→삼도봉→삼미골재→밀목재→화주봉(석교산)→1,272 봉→우두령(질매재) (약 24.55Km)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정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그리고 주절주절~~~~~~~~~~~~~~』..

[거제] 봄 색깔은 분홍색 - 대금산 [437.5m]

오늘 본 봄 색깔은 틀림없이 분홍색이었습니다.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흰색 벚꽃만 보아왔기에 봄색이 흰색이란데 대해 한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작년 이목저수지 조금 지나 워낙 많은 차량으로 인해 길이 막혀있어 쫒기다시피 돌아왔기에 이번에는 애초에 대금산 뒤편으로 돌았습니다. 상포마을에서 시루봉으로 오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곳도 상황은 매 한가지입니다. 이번에는 산길이 막혀 발걸음 떼기가 이만저만 힘든게 아닙니다. 설상가상 먼지가 푹신푹신 날려 숨쉬기 조차 힘든데 지나가던 아저씨 쇳가루가 아니고 흙먼지라서 먹어도 된다고 힙니다. 저는 입 콱막고 가면서 말이지요. 봄은 언제 내 모르게 성큼다가와서 자리를 잡은 모양입니다. 땀이 비오듯 쏟아집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보는 거가대교 공사현장은 황사로 가물가물합..